좋은 서비스를 만든다는건 정말 힘들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수십가지 또는 수백가지 선택의 옵션을 가지고 있는 고객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만드는건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어렵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들은 경험으로 이런 현실과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 변덕스러운 고객의 취향에 맞는 서비스는 어떻게 개발할까? 정답은 디자인 -> 개발 -> 테스팅 -> 디자인 -> 개발 -> 테스팅의 반복이다. 영어로 여러가지 표현이 있겠지만 ‘product iteration’이 가장 적합한 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시장은 너무나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어차피 우리가 고객의 취향을 100%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완벽하게 준비해서 출시하는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서비스를 launch하는 과정 중에도 시장은 계속 바뀌고, 새로운 경쟁사가 출현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머리에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빨리 디자인하고 개발해서 MVP (Minimum Viable Product)를 출시하는게 중요하다. 진정한 제품개발은 바로 이 MVP를 출시 한 후에 시작된다 (그런데 내가 아는 많은 회사들은 제품을 일단 출시하면 모든게 끝났다고 생각한다).
출시 후에 고객의 반응을 잘 살펴봐라. 그리고 지속적으로 테스팅을 해봐라. 가령, ‘구매’ 버튼을 화면의 우측 상단에 놓을지(A), 좌측 하단에 놓을지(B) 또는 화면 정중앙에 놓을지(C) 너무 고민하지 말아라. 랜덤으로 A, B, C 테스팅을 한 후에 가장 클릭과 구매률이 높은 위치를 선택해서 구현하면 된다. 버튼의 색은? 이 또한 테스팅을 통해서 유저들이 가장 많이 클릭하는 색깔을 선택하면 된다. 중요한건 24시간 x 7일 계속 이런 테스팅을 통해서 시장에서 가장 잘 먹힐만한 제품으로 우리의 서비스와 기능들을 최적화하는 작업이다. 이게 서비스의 성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이런 빠른 테스팅을 – 내가 아는 몇몇 스타트업들은 하루에 이런 테스트를 5번 이상 한다 – 제대로 하려면 반드시 회사 내부에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단시간내에 지속적인 product iteration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좋은 UI/UX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Pinterest의 grid design에 우린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별거 아닌거 같지만 핀터레스트 공동창업자 Evan Sharp는 이 최적화된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 무려 50가지 버전의 그리드 디자인을 만들어서 실험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끈임없는 테스팅을 통해서 사용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리드 열의 너비, 색감, 사진을 나열하는 방법 등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버전은 192 픽셀의 고정 너비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높이의 그리드형 UI이다.
디자인이랑 개발을 외주하면 과연 이런 빠른 product iteration이 가능할까? 돈 받은 만큼만 일하는 외주업체가 이런거 신경이나 쓸까? 절대로 불가능하다. 특히 외국에 있는 외주업체라면 위에서 말한 A,B,C 테스팅 한 사이클 돌리는데 일주일이 넘게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과 개발을 외주로 처리하는 스타트업에서 시장을 장악하는 서비스를 만드는게 힘들다는 것이다.
제품 개발을 외주로 처리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고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글 : 배기홍
출처 : http://www.baenefit.com/2012/11/blog-post_2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