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글루는 모바일상에서 동작하는 인터렉티브 전자책(이하 앱북)을 누구나 쉽게 컴퓨터에서 만들 수 있는 모글루 빌더와 모글루 뷰어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다른 국내 회사들과는 달리 모글루는, 모글루 빌더를 사용하는 창작자의 85% 이상이 해외이고, 국내보다도 해외에서 더 많은 관심과 소개를 받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렇다 보니, 어떻게 해외에서 마케팅을 진행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번 기회에 모글루가 어떻게 해외 마케팅을 진행했는지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단, 저희도 아직 해외 마케팅을 진행중에 있고, 아래 내용은 해외 마케팅에 대한 정답이라기보다는 단지 저희가 해외 마케팅을 해오면서 느낀점들 공유해드리는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누구를 위한 제품인가?
투자자를 만나건, 고객을 만나건, 업계 사람을 만나건 창업가들은 1분 안에 빠르게 자신의 제품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때 꼭 들어가는 내용이 ‘누구를 위한 제품인가” 하는 내용입니다. 사업 소개를 많이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시장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에 우리가 “이 해결책”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한다는 내용이 항상 들어가게 됩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제품을 구매할 고객이 누군지도 모른다면 마케팅을 시작할 수 없겠죠.
모글루의 경우, 초기 창업 당시에는 출판사들이 저희의 고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출판사들의 경우 앱북을 만들 수 있는 판권이 없거나, 솔루션을 도입해도 실제로 솔루션을 통해서 앱북을 만들 인력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큰 출판사들의 경우 하나의 솔루션을 도입하기 까지 내부 의사결정이 너무 오래걸리고 많은 레퍼런스를 요구했습니다. (이사실을 깨닫기 까지 반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런 사실들에 대해 좌절할 무렵, 개인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소형 출판사, 학교 선생님들이 의외로 저희 툴을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 분들의 경우 앱북을 만들고는 싶지만 자금이 없어서 고민이 많은 분들이었는데, 모글루빌더와 같은 솔루션을 발견하시고 나니 열심히 배워서 사용하실 정도로 열정이 넘쳤습니다. 이런 현상을 발견한 후 저희는 우리의 고객이 규모가 있는 출판사라기 보다는 소형 회사 및 개인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들에게 제품을 알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고객에 대해 이해하라.
고객이 누군지 알았다면, 고객들이 어디에 있으며, 어떤 커뮤니티에 속해 있고, 어떤 뉴스매체를 보는지 알아야합니다. 저희는 비교적 쉽게 타겟고객들이 명확하다보니 속해있는 커뮤니티(SCBWI 라는 동화관계자 모임 하나에만 2만명이 넘는 업계 관계자들이 소속되어있습니다.), 컨퍼런스, 미디어를 알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위의 채널들을 통한 마케팅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래에서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멀티미디어 자료를 많이 활용하라.
그런데, 막상 고객에 대해 이해하고 보니, 어떻게 우리 제품에 대해 소개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고, 멀티미디어 자료들이 매우 효과적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품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지루하게 글로 되어있는 설명보다는 깔끔한 이미지, 혹은 제품 소개 영상을 훨씬 더 선호합니다. 저희의 경우에는 초기 데모가 있기 전에, 컨셉을 설명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앱 영상을 출시해서 10,000명 정도가 이 비디오를 시청했고, 이를 통해서 모글루가 좀더 알려 졌습니다. 그 이후에는, 베타가 나온 이후에, 베타테스터들한테 어떻게 베타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영상, 제품에 대한 소개 영상 등이 각각 10,000명, 20,000명 정도가 영상을 보아서 많은 유저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컨퍼런스를 활용하라
제품도 있고, 영상도 있는데, 해외 네트워크가 전혀 없다면? 아무리 온라인이 발달한 시대라지만, 해외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의 제품과 컨퍼런스에 참여하길 권해드립니다. 저희 회사를 예로 들면 , IT관련 스타트업 경진대회들(경진대회들 예시는 제가 예전에 작성한 이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과 출판 관련 컨퍼런스들이 있는데, 물론 항공료, 숙박료, 컨퍼런스 참가비 등 많은 비용이 들지만, 해외에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에 상당히 좋은 기회입니다. 여러번의 컨퍼런스 참가를 통해 얻게된 팁들을 몇 가지 드리면
- 행사에서 발표나 부스를 하실 수 있는게 좋습니다. 그냥 단순히 참가자로만 참석하게 되면, 아무래도 회사에 대해서 소개하기도 어렵고, 그러다 보면 네트워킹도 하기가 어렵습니다.
- 참가자 명단이 미리 공개되어 있다면, 행사 참가 전부터, 참가자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미팅을 잡으시는게 좋습니다. 컨퍼런스에가서 얼굴도 기억 못하는 100명을 만나고 오는 것 보다 10명의 친한 사람을 만들어 오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물론 해외의 경우 그냥 밥먹다가 옆자리에 앉아서 편하게 얘기하는 것이 자연스럽긴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분들은 이런 네트워킹이 부담스러우실 수 있으므로, 미리 사전에 참가자들한테 본인 소개와 함께 미팅을 하고 싶은 이유를 써서 메일을 보내면, 의외로 쉽게 미팅들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 해외 컨퍼런스의 경우에 참가비가 국내와 달리 몇 백만원이 드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보통 대부분의 컨퍼런스가 스타트업 경진대회가 있고, 선발되면 무료로 컨퍼런스에 입장하실 수 있으니, 최대한 많은 경진대회에 지원하시길 추천드립니다.
- 만약에 스타트업 경진대회도 없고 지원도 없는데 꼭 참석하고 싶은 행사가 있다면, 콘텐츠진흥원과 같은 정부기관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참석하거나, 국내에 있는 언론사 한 곳과 제휴를 해서 기사를 하나 써주는 댓가로, Press Pass를 받도록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특정 행사들은 Press Pass 받는 절차가 까다로워서, 사전에 기고한 글들이 없으면 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어떤 행사들은 절차가 별로 까다롭지 않아서 의외로 쉽게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사소한 팁들이지만 막상 컨퍼런스에 참석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실들이라 꽤 도움이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PR을 잘하는 방법
우선, 해외 PR에 관련해서는 타파스미디아의 김창원 대표님이 쓰신 글을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저희 회사가 국내 회사중에 Techcrunch에 가장 여러번 소개된 회사 중 하나일 텐데요, (저희 회사 단독 기사만 11년 10월, 12년 5월, 12년 10월 총 3번 나갔습니다.) 국내 업체로써 해외 언론에 소개되는 것은 어렵긴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PR관련해서도 몇가지 팁을 드리면
- 미디어에서 주최하는 행사 혹은 모임에 참여해서 Alumni(동창생)가 되면 상대적으로 쉽게 기사를 낼 수 있습니다. 저희는 Techcrunch, e27, G-startup, startupweekend, startupdigest, plug and play 등(국내는 매일경제, 벤처스퀘어, 비석세스, 플래텀, KT 아키텍트 등에 속해있습니다)에서 주최하는 벤처 경진대회 혹은 스타트업 모임에 참여해 Alumni 자격을 획득한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본인들이 주최한 행사나 모임에 소속되었던 회사이다보니 이들도 우리의 소식을 홍보하는데 훨씬 더 호의적이고, 기사를 낼 명분도 확실해 집니다.
- 결국 기사도 사람이 쓰는 것이기 때문에, PR은 기자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합니다. 기자들도 본인과 친분이 있고 좀 더 잘 아는 회사에 대해서 쓰고 싶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기자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 놓으면 좋은데, 이와 관련된 팁들은 아래 영향력 있는 사람과 친해지기 파트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기자들에게 회사의 진행상황을 평소에 꾸준히 업데이트 하시면 좋습니다. 아무래도 1년 동안 전혀 연락 안하던 친구에게 연락하면 어색하고, 근황도 전혀 모르는 것 처럼 기자들도 갑자기 1년만에 연락을 받으면 당황스럽고, 회사의 근황을 자세히 모르니 기사를 쓰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최소한 3~6개월 단위로 간단히 회사의 중요 소식들을 기자분들에게 업데이트 해주면 기자분들이 보시고, 기사로 나갈 만한 내용이 있으면 추가적으로 질문을 해오실 것입니다.
- 정말 꼭 내고 싶은 기사가 특정 기간에 나가야한다면, 미리미리 연락하시는게 좋습니다. 기사가 나가는 프로세스는 보통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회사에서 기자분한테 내고 싶은 소식에 대한 소개 자료를 보내면, 기자분이 소개 자료를 보고, 기사를 낼만한 소식인지 판단 후에, 그럴 소식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기사로 내는게 힘들 것이라고 말해 줄 것이고, 기사로 낼만한 기사라면 이메일 혹은 스카이프를 통해서 추가 질문을 해올 것입니다. 이런 프로세스를 거치다보니, 내고 싶은 시기 1주일 전쯤에 급하게 연락을 하면, 보통 원하시는 시간에 기사를 낼 수 없으니 최소한 한달 전쯤엔 연락을 하시는게 좋습니다.
- 기자분들에게 소개자료를 보낼 때 영상과, 이미지를 함께 보내주시는게 좋습니다. 특히, 영상의 경우에는 구독자들이 영상만 보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기사의 많은 비중을 차지함으로, 내고 싶은 기사가 있을 때 관련 영상을 미리 준비하시면 소개되기가 훨씬 더 수월합니다.
- 만약 단독으로 소개될 정도의 기사거리가 안된다면, 관련된 회사들과 함께 기사를 내는것도 방법입니다. 커플들을 위한 비트윈, 솔로들을 위한 이음, 결혼준비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메리메리가 함께 소개된 이 기사가 가장 좋은 사례일텐데요, 이처럼 관련있는 회사와 함께 기사를 내면, 기자분 입장에서도 한 회사에 치중한홍보성 글이 아니라 산업을 소개하는 글을 쓸 수 있으므로, 더 손쉽게 기사를 쓰실 수 있습니다.
사실 저보다 PR을 잘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제가 해외 PR하는 방법에 대해서 공유해드리는게 부끄럽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라는 마음에 공유합니다.
영향력 있는 사람과 친해지기
기본적으로 유명인들과 네트워킹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케이큐브의 임지훈 대표님, 스탠포드의 백산님, 구글의 김현유님 글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예상하시겠지만,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연락을 해오기 때문에 친해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과 친해지기 위한 팁을 드리면
- 무조건, 최소한 한번은 오프라인에서 만남을 가지시길 권해드립니다. 아무리 소셜미디어가 발전했지만, 한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과 친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해외컨퍼런스, 국내에 들어오는 해외 연사들 등과 최대한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안면을 트시길 권해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컨퍼런스에 가면 발표가 끝난 연사들한테 무작정 가서 인사하고 명함을 교환합니다.
-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아셔야 합니다. 우선, 나를 어떻게 짧고 강하게 임팩트 있게 소개할지 생각하셔야합니다. 예를들어 공통으로 아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를 언급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공통으로 아는 친구가 없다면, 상대방에 대해서 미리 사전 조사를 한 후에, 그 사람과 겹치는 관심사가 있는지 확인 후, 있다면 그 관심사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게 좋습니다. 데이트 하는것과 비슷하게, 자신 얘기만 막 하면 상대방은 관심이 없을 것이므로, 상대방이 관심이 있을만한 주제를 미리 조사해서 얘기하시는게 좋습니다.
- 사소한 것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게 있다면 도움을 주시면 좋습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사람이 빚을 지면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소한 것이라도 도움을 한번 주면 훨씬 더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사람이니까 아무래도 한국의 회사들을 소개해주거나, 관련 산업 정보를 제공해 주는게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 무겁게 가끔 연락하기 보다는 가볍게 꾸준히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연락하시는걸 추천해드립니다. 물론 매일매일 연락하면 귀찮겠지만, 트위터,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을 통해서 가볍게 댓글을 단다던가, 맨션을 보내는 행위 등은 상대방이 부담스럽지도 않고, 여러분을 기억하기도 용이한 행동들을 통해서, 가볍게 꾸준히 연락하시면, 친분을 유지하기 편합니다.
이 과정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진행하시면 언젠가 업계에서 영향력있는 사람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고, 이 사람들이 여러분의 회사를 컨퍼런스 혹은 지인들에게 말해준다면, 큰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저희도 실제로 출판업계에서 유명한 분이 미국의 대형 컨퍼런스에서 저희회사를 언급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소셜 미디어 및 기타 마케팅
이 부분은 솔직히 아직 저희 회사가 잘 못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제가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영문으로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 하시는 것과 안하시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현재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만 운영하고 있는데 여력이 있으시다면, 블로그 또한 운영하길 추천드리립니다. 소셜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측정을 통해서 계속 발전시켜나가시는 것입니다. 또한, 아직도 검색을 통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도 꽤 있으므로 SEO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직 저희도 소셜 마케팅이나 SEO부분은 잘 못하고 있어서, 영문이긴 하지만 많은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Kissmetrics를 추천해드립니다.
결론: 가장 중요한건 제품과 고객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모두 제품이 특정 고객군한테 정말 뛰어난 제품이라는 가정하에 유의미한 것들입니다. 마케팅의 가장 첫번째 활동은 타겟 고객들의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또한, 그 훌륭한 제품을 통해서 고객들이 감동을 받고 입소문을 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입니다. 저희도 아직 해외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초보 스타트업이지만, 제 글이 해외마케팅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글 : 김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