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배고픔을 이기게 만드는 식품 프랜차이즈

사용자 삽입 이미지
from Wikipedia.org
“식품 프랜차이즈” 하면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다. 왠지 동네상권 다 죽이는 것 같기도 하고, 재벌가 빵집들 생각도 나고 … 글로벌 기업도 맥도날드나 코카콜라처럼 거대한 기업들이 있으니 서민들의 일자리와 나눌 수 있는 어떤 것들을 빼앗기는 느낌이 들어 전반적으로 그다지 좋은 이미지는 아닌 듯 싶다. 그런데, 이런 규모있는 글로벌 식품 프랜차이즈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대량으로 생산하면서 질관리를 할 수 있고, 다양한 연구활동과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배급할 수 있는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막강한 힘이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고, 일자리를 빼앗고, 노동착취를 하는 등의 빈익빈 부익부를 가속화시키는데 쓰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막강한 프랜차이즈의 힘을 좋은 의도로 활용한다면 어떨까? 지역에서 해결할 수 없고, 규모가 있어야 하며, 전국적/세계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꾸준한 R&D가 필요한 좋은 식품을 배급하는 것에 핵심가치를 두는 기업이 있다면 앞서 말한 모든 장점은 되려 장점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 있다. 현재 전 세계 5세 이하의 어린아이들 중에서 급성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들이 매년 2천 만명에 이른다. 전쟁이나 가뭄, 홍수 등의 자연재해 등으로 일시적인 기아상태에 빠지는 것이 그 이유인데, 당장 북한에도 이런 상황에 빠진 아이들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에게 상시적으로 따뜻한 밥이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는 식품이 플럼피넛(Plumpy’nut)이다. 플럼피넛은 실제 구호단체에서 영양실조에 빠진 아이들이 입원했을 때 바로 치료용으로도 처방할 수 있는데, 피넛버터바에 영양소를 첨가한 형태의 음식이다. 2년 이상 장기간 보관을 하는데에도 물이나 냉장고 등이 필요없고, 영양소의 손실도 없기 때문에 기적의 식품으로 불리기도 한다. 프랑스의 Nutriset 이라는 회사는 플럼피넛을 대량으로 생산한다. 대규모 제조공정을 이용하기 때문에 원가를 대폭 낮출 수가 있어서, 두달치 먹을 수 있는 양이 60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Nutriset은 프랑스의 공장에서 생산을 해서 전 세계로 배송했는데, 병원에 치료용으로 보급하는 것은 문제가 없었지만 일반인들에게 보급하기에는 배송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나이지리아 등의 현지에 공장을 지을 계획을 처음에는 세웠다고 한다. 그런데, 현지 공장을 짓기에는 필요로 하는 양이 적어서 포기를 하고, 프랜차이즈에 눈을 돌려서 플럼피넛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이전하기로 하였다. 그 결과 2005~2010년에는 이렇게 지역의 프랜차이즈에서 생산한 양이 5년 합쳐서110만 톤 정도였는데, 2011년에는 90만 톤까지 늘어났다. 이들이 프랜차이즈에게 요구하는 조건은 매출의 1%를 이와 같은 치료용 건강식품을 개발하는 프랑스 연구소(FIRD, French Institute of Research for Development)에 기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연구소에서 개발된 새로운 기술들은 로컬 프랜차이즈 기업들에게 다시 전수된다. 이렇게 플럼피넛을 프랜차이즈로 한 공장은 전 세계 11곳으로 늘어났는데, 부르키나 파소, 도미니카공화국, 이디오피아, 아이티,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수단, 탄자니아, 우간다 등 대부분 영양실조가 문제가 되는 빈국들이지만, 땅콩이 잘자라는 환경이라 저렴하게 자국의 아이들에게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곳들이다.

우간다에 기반을 둔 Living Goods는 색다른 전략을 펼친다. 우간다에서 5세 이하 사망원인의 60%가 영양실조일 정도로 영양불균형이 심각하다. 보통 한 종류의 곡물만 먹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이 다양한 영양소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Living Goods는 소규모의 자영업 여성들을 프랜차이즈로 매우 저렴하면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식품 등을 보부상처럼 방문판매하는 사업을 한다. 우간다의 가정들은 대부분 하루 수입이 1~2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일 약간의 곡물과 식용유, 그리고 영양소가 첨가된 설탕 등에만 돈을 쓸 수 있는데 이를 지역의 개인들이 프랜차이즈를 받아서 적절하게 공급하도록 하는 것이 Living Goods가 하는 일이다.

Nutriset과 Living Goods는 다루는 상품이 매우 다르고, 규모도 다르지만 지역의 기업가정신을 이용하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제품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비즈니스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를 활용한 제조와 유통모델은 사회적으로 커다란 강점이 있는 비즈니스이다. 다만 이런 강력한 힘을 어떻게 쓰느냐가 다를 뿐이다. 앞으로 이와 같이 좋은 기업들이 많이 나와서 못사는 지역의 산업도 일으키고, 빈곤의 나락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도 구하는 사례가 늘었으면 좋겠다.

연관글:
2011/06/20 – 전통적 유통체계를 극복하는 지역사회/소셜 유통
2012/11/02 – 소셜과 과자의 만남, 소셜 스낵
2012/11/10 – 새로운 지역사회기반 공유농업이 미래다

참고자료:
Nutriset 홈페이지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592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