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아임IN, 포스퀘어와 무엇이 다른가??

파란이 요즘 아이폰 응용 프로그램 제작에 재미 들렸나 봅니다. 중요한 것은 그냥 포털 서비스의 의무감으로 만든 게 아니라 재미도 곁들였다는 점인데요. 또한 파란의 모바일 응용 프로그램들이 단순한 앱이 아니라 파란의 서비스와 연계된 것인데, 아임IN도 그 중 하나 입니다.

예전에는 내가 있었던 흔적을 남기는 게 아니라 지우는 시대였습니다. 철저하게 개인 정보로서 분류했던 탓이지요. 하지만 스마트폰이 한창 보급되고 있는 지금은 내가 다녀온 곳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즐기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음식점, 놀이공원, 잘 알려진 장소, 각종 상품 매장, 지하철 역, 늘 걷던 길까지 모든 곳이 기록되고 이를 공유하면서 즐기게 된 것이지요. 이것 역시 다른 이용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기 때문인데, 이미 포스퀘어 같은 외국 서비스로가 이러한 이용자의 심리를 꿰뚫어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아임IN도 자기가 있는 장소를 기록으로 남기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앱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명동역에 있다면 아임IN을 실행한 뒤 발도장 찍기를 누르고 확인을 누르면 지금 자신이 명동역에 다녀갔음을 기록해 둡니다. 이 기록은 이용자가 들고 있는 아이폰에서 볼 수도 있고, http://www.im-in.com 이라는 웹사이트에 차곡차곡 기록되기도 합니다.

또한 남들이 먼저 발도장을 찍지 않은 곳에서 이용자가 처음으로 발도장을 찍으면 그 장소의 콜럼버스로 인정됩니다. 남들이 찾지 않은 신세계를 찾았던 과거 콜럼버스처럼 남들이 발도장을 찍지 않은 그 장소를 먼저 찾아냈다고 인정해 주는 것이지요. 콜럼버스가 된다고 좋아지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남들보다 먼저 그 장소를 차지한 듯한 기분을 만끽 할 뿐이죠.

게임적인 요소보다 소통을 중시하다

사실 아임IN은 콜럼버스가 되는 것에 의미를 두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콜럼버스가 되어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성취감을 주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재미를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아임IN 이전에 유행했던 포스퀘어가 콜럼버스와 비슷한 개념의 메이어(Mayer)를 놓고 이용자들끼리 이를 빼앗는 식으로 경쟁을 유도하거나 진행 성취도에 따라 수많은 배지를 부여하는 방식을 쓴 것과 달리 아임IN은 절대 이러한 경쟁을 유도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게임적인 요소보다 위치 정보의 공유와 대화의 개념을 더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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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퀘어가 메이어를 빼앗고 뱃지를 얻는 게임적 요소가 강한 한편으로 대화가 없고 그 곳에 대한 좀더 정확한 정보를 전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특정 장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거나 특정 장소를 공유하는 사람끼리 대화가 없는 문제점이 있었죠. 포스퀘어를 하는 이들은 대체로 묵묵히 그 장소를 체크인하는 게 고작입니다.

때문에 아임IN은 정보 공유와 대화를 좀더 중시합니다. 너무 경쟁에 몰입하기보다 특정 장소와 관련된 이들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든 것이지요. 포스퀘어를 했던 이들은 경쟁이 없다는 점에서 다소 흥미가 떨어진다고 하겠지만, 이러한 류의 서비스를 처음 즐기는 이들에게는 이것이 오히려 흥미를 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발도장을 찍는 것이나 체크인을 하는 것이나 그 행위 자체는 다르지 않지만, 그 목적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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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중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그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꼭 그 장소를 가지 않아도 그 장소에서 만난 것처럼 이야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어떻게 발도장을 남기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냥 발도장만 남기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요. 발도장을 남길 때 자기 감정, 느낌, 정보 등 여러 이야기를 전할 수 있고, 여기에 이야기를 덧붙일 수 있는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사진을 찍어서 공유하는 기능도 더했고 굳이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기와 이웃을 맺은 지인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장치까지 둔 것이죠. 이런 점들이 아임IN을 포스퀘어와 다른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콜럼버스보다 차라리 21세기 김정호는 어땠을까??

포스퀘어와 다른 개념을 반영한 점은 마음에 드는데,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포스퀘어와 너무 차별화하다보니 게임적 옵션을 너무 배제한 게 아닌가 싶더군요. 과도한 경쟁은 서비스를 해칠 지도 모르지만, 약간의 경쟁 또는 게임적 요소를 도입하는 것으로 활력을 심어줄 필요가 있을 것 같더군요. 솔직히 이야기만 나누는 것은 좀 심심하더군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성취감을 주는 요소가 강했던 포스퀘어의 장점을 일부는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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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아무도 발도장을 찍지 않은 곳에서 맨 먼저 발도장을 찍으면 어김없이 콜럼버스라는 칭호가 붙습니다. 어쩌면 콜럼버스가 어감도 좋고, 많은 이들이 부담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는데요. 다만 이 칭호가 조금 아쉬운 면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전국 방방곡곡 발품을 팔아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는 그 칭호로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말이죠. 열심히 발품을 팔며 발도장을 찍는 이들 가운데 높은 레벨을 얻은 이들에게 ‘김정호의 후학’이라는 칭호 같은 것을 주는 것도 나쁘진 않아 보이는데 말이죠. ^^

아무튼 좋은 서비스지만, 조금 더 재미를 추구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의 것을 빼앗지 않는 방식 자체는 마음에 들지만, 그래도 누군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서비스가 더 오래갈 테니까요.

너무 잘 만들었지만 왠지 아쉬움도 짙은 앱, 아임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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