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혁신은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바로 오늘 생겨났다면 어떤 모습일까?”
를 늘 고민하는 것에서 나온다. – Nick Law(R/GA Global Chief Creative Officer)
안녕하세요? 채카피입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인사 드리네요. 여러 가지로 드릴 말씀이 산적해 있지만, 과감히 생략하고! 바로 실로 오래간만에 ‘오늘의 크리에이티브’를 시작하겠습니다.
소셜 미디어는 도청장치다?
미국 기업의 70%가 입사 지원자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소셜 평판을 적극 참고한다고 합니다. 저 역시 어떤 사람이 궁금할 때 자연스럽게 구글링을 통해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을 검색해 좌르륵 살펴보곤 합니다. 링크드인 프로필 페이지도 참고하기도 합니다. 아~! 안심하세요. 해외 광고 관련 아티클에 등장하는 광고인들을 검색하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검색하면 여간 해선 모두 찾을 수 있습니다. 무섭죠;;ㅎㅎ
그래서 저는 소셜 미디어를 “내가 알고 있는 도청장치”라고 종종 말하곤 합니다. 아무리 익명성과 지인관계에서의 편안함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어떤 생각이나 정보를 소셜 미디어에 올린 순간, 그 내용은 데이터 센터에 저장이 되고 또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기 마련입니다.
애셜론 같은 음모가 등장할 것도 없이 그저 구글링으로 까딱 검색하면 되는 일이죠. 그래서 소셜 미디어에 글이나 사진을 올릴 때에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도청장치처럼 누군가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생각을 늘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거 참 더럽고 치사하고 짜증나죠? 무섭기도 하구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소셜미디어란 게 그런 것인걸요.)
그런데 이 도청장치라는 것의 속성을 생각하면 참 재미있습니다. 만약 도청장치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면 큰 위협입니다. 하지만 그 존재를 알고 있다면? 네, 역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죠. 내 정보 중 알리고 싶은 것만 골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첩보영화나 드라마에서 종종 보셨을겝니다.
그래서 저는 이 바닥에 진입하려는 친구들에게 소셜 미디어를 적절하게(의도적으로) 활용하라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링크드인에 영문으로 프로필과 커리어를 올렸더니 영어 잘하는 줄 알고 외국계 회사에서 연락왔어요~’란 얘기를 들었을 정도입니다. 공중에 노출된 소셜 미디어에 자신이 지망하는 분야에 대하 깊이 있는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점수를 딸 수 있을 것입니다.
키스를 글로 배웠습니다?
라는 하이킥의 에피소드처럼 어떤 구조인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나 글로는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직접 경험을 해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소셜 미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Case 영상을 보고선 아~ 이런 식으로 바이럴을 유도했구나~ 그래 이러 저렇게 소셜화를 해야지~~ 라고 단순하게 생각한 후 실행해 옮긴다면 건 크나큰 착각이고 또 큰 실패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소셜을 경험해 보고선 그 경험을 토대로 프로젝트나 캠페인에 적용을 해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올린 글이나 사진에 ‘좋아요’가 쌓이고 알튀가 이뤄지는 경험. 브랜드가 진행하는 페이스북 프로모션에 참여하면서 알게 되는 불편함 같은 것 말이죠.
다른 사람들(특히 목표 소비자)은 다들 알고 있는 소셜 미디어의 시스템인데, 혼자만 모른다면 참 답답한 노릇 아닐까요? 이를 테면 이런 질문을 하면서 말이죠. “카카오톡에 왜 플러스 친구가 있는건데?” <- 실제로 모 광고주가 던진 질문이랩니다. –;
또 이런 말도 있습니다.
“지식 기반의 작은 회사에서 상사가 직원에게 지식을 기대서는 끝장이다.”
상사와 직원뿐만 아니라 광고주와 광고대행사의 관계로도 적용할 수 있는 말입니다. 캠페인의 효과 비용의 누수라는 측면을 생각해 보면은요. 그리고 무엇보다 무식한 질문 받아 무시당하면 쪽팔리잖아요!
W+K의 소셜 탤런트를 측정하는 방법!
자~ Wieden+Kennedy의 채용미션을 소개해드리기 위한 사설이었습니다. W+K는 올드 스파이스를 담당할 Social strategist를 채용하기 위해 10가지의 미션을 내걸었습니다. 그들이 내린 미션을 살펴봄으로써 현재 미국 광고대행사들이 생각하는 소셜 탤런트의 수준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입니다.
W+K가 일반적인 광고대행사의 기준은 아닙니다만, 디지털라이징에 한발 늦어 나이키라는 클라이언트에게 한동안 물량을 빼앗긴 경험이 있는 곳이니만큼, 이 부분에 대한 반성(?)도 확실하게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참고:http://goo.gl/XXdFz)
또, 현재 미국에서는 어떤 소셜 미디어가 뜨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는지 파악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미션에 언급된 소셜 미디어들은 익숙한 곳도 있고 또 미국 내에서만 인기를 얻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누군가 그랬죠? 싸이월드가 그랬던 것처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도 지나가는 유행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서비스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산업혁명 때처럼 새로운 도로와 엔진이 생겨난 것이라고. 사람들이 이미 즐거움을 느끼고 그 힘을 누리기 시작한 소셜 미디어는 계속해서 그 흐름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것을요. 철도회사가 바뀌어도 철도는 유지되는 법이니까요.
자, 그럼 W+K가 원하는 Social strategist의
역량은 무엇인지 살펴보시죠. 각각의 미션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해설을 달아보았습니다.
*Challenge 1 – Create the best original Pinterest board dedicated to the sport of inline speed skating (NOT roller-hockey).
첫번째로 꼽은 것은 핀터레스트네요. 성장세는 다른 기사 등을 통해 들으셨을 겁니다. 인라인 스케이트에 관한 보드를 만들어 핀을 하라는 미션입니다. 핀잇!한 이미지의 양과 퀄리티가 중요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리핀 등의 리액션을 보여주면 더욱 높은 평가를 받겠죠?
*Challenge 2 – Create and post an original piece of content to Reddit that then receives the most upvotes in a single week.
두번째는 Reddit입니다. 레딧은 social news 사이트로 우리로 치면 디시인사이드, 일본으로 치면 2ch이라고나 할까요? 미국 네티즌들이 넘치는 잉여력을 폭발시키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잉여로움이 엄청난 인기를 얻어 수많은 방문자가 찾아오고 급기야 오바마까지 레딧 사용자로부터 질문을 받는 수준에 이릅니다.
싸이도 얼마전 레딧에서 한시간 동안 질문을 받는 이벤트 http://goo.gl/mivVC 를 벌였는데, 13,000여개의 질문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디시인사이드나 MLB불펜 같은 곳에서 정치인들이 인증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ㅎㅎㅎ
W+K는 지원자들에게 레딧에 컨텐츠를 올려 일주일간 최대한 많은 ‘지지- upvotes’를 받으라는 미션을 던졌습니다. 어떤 컨텐츠를 던지고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느냐가 중요하겠죠. 더군다나 잉여력 가득한 사용자들을 상대로 말이죠.
*Challenge 3 – Create and upload to SlideShare an original, in-depth competitive analysis of the Ed Hardy social media ecosystem.
세번째는 슬라이드쉐어입니다. 슬라이드쉐어는 이미 마케팅 관련 인재들에게는 자기 PR의 좋은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죠. 대형 광고대행사들은 프로계정으로 가입해 자신들이 만든 슬라이드를 올려 전문성을 자랑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슬라이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저 역시 하루에 한번은 들어가 재미난 슬라이드는 없나 살펴보구요.
미션은 Ed Hardy란 브랜드의 소셜 미디어 생태계를 분석해 슬라이드를 만들어 올리라는 것입니다. (Ed Hardy는 문신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패션 브랜드로 디자이너 크리스찬 오드 제브 (Christian Audigier)과 현대 문신의 선구자로 알려진 문신 예술가 돈 에드 하디 (Don Ed Hardy)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약간은 마이너 성향이 강한 (힙하지만) 브랜드인 Ed Hardy를 선택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이정도 힙한 브랜드 정도는 알아야 되! 라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검색해보니 지원자가 만든듯한 슬라이드가 나오네요. http://goo.gl/z0UJ8
*Challenge 4 – Get the most people to friend your mother or your father (or a parent-like figure in your life) on Facebook in a single week.
헑! 이건 좀 무서운 미션이군요. 이 정도 각오는 하고 지원을 하라는 뉘앙스가 느껴지는 것은 저뿐이려나요? 참고로 미국의 중년층 이상의 페이스북 이용자 상당수는 자녀들의 페이스북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가입했다는 조사자료도 있었습니다.
*Challenge 5 – Create an original (new) Twitter account and then use it to get the most followers in a week using any verbs you like, but only the following nouns: “BLUEFUDGE,” “HAMMERPANTS” and “GREEK YOGURT.”
새로운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최대한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라는 미션입니다. 역시나 제한 조건이 있군요. 당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것을 주제로 한 계정이어야 한답니다. 이미 팔로워가 많은 사람들에게 유리할 수 있는 미션이기 때문에 이렇게 제한을 건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뜰만한 주제이면서도 동시에 채용 담당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주제여야 하는 조건이 담겨 있네요. 또 자신이 자신있게 정보를 발산할 수 있는 주제여야 하구요.
*Challenge 6 – Create an original YouTube video that then receives the most plays in a single week using this script verbatim: *#1: “Wait. What are you doing?” * #2: “Trust me. This will be fine.” *#1: “Ok. Go ahead.”
과거, 카피라이터 입사 시험들 중 이런 유형의 문제가 있었죠.
다음 단어를 사용해 300자 분량의 문장을 완성하시오.
“벚꽃, 한강, 고양이, 눈물, 포장마차”
이런 문제의 유튜브 버전이라고나 할까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되, “잠만, 너 뭐하냐?” “날 믿어, 다 잘될겨~” “좋아~ 가는거야~” 같은 문장이 자막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조건이죠. 디지털 시대의 내러티브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전략가를 뽑는다면서 이런 크리에이티브함까지 요구하는군요. 욕심도 많으셔라
*Challenge 7 – Get recommendations on LinkedIn from at least three other people trying to get this job.
역시나, 링크드인입니다. 돌직구 미션이군요. 내가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인지 적어도 3명 이상의 사람에게 추천을 받으라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링크드인에 성실하게 커리어를 기록하면 좋은 오퍼를 받을 확률이 무지하게 올라갑니다. ㅎㅎ
*Challenge 8 – Create the most reviewed recipe on allrecipes.com in a single week using cottage cheese as an ingre. dient. The reviews don’t have to be good.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서 올리는 미션입니다. cottage cheese라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비스므레한 치즈를 이용한 것이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군요. 더불어 꼭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니, 역전야매요리 같은 기발함이 더욱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Challenge 9 – Upload the most pictures of your armpit(s) to Instagram during the course of this challenge. The pictures must have your face in them to verify your identity and include the hashtag #mypits.
이건 뭐죠? 겨드랑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라는 미션이군요. 얼굴까지 드러난 겨드랑이 사진이라뉘;;; 이거 이거 뭔가 폭력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참고로 많은 브랜드들이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열어 브랜드 관련 이미지를 올리고 있습니다. 리바이스의 경우 신규 컬렉션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죠.
참고로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인수된 이후 웹프로필 계정까지 여는 등 공격적인 시도를 해나고 있습니다. 향후 페이스북과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할 필요가 있는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Challenge 10 – Using Quora, give thought-out, meaningful answers to as many dream catcher-related questions as possible in a single week.
Quora 는 페이스북의 초기 멤버이자 CTO였던 Adam D’Angela가 2009년에 만든 ‘지식인’ 사이트입니다. ‘대학생이 묻고 초딩이 답한다’는 네이버 지식인과 달리 이곳은 소셜 미디어 계정과 연동시켜 답변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방식을 택해 많은 사용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자~ 어떤가요?
W+K는 건조하게 자사 웹사이트의 잡포스팅 페이지에 텍스트로만 게시했습니다.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왕이면 웹사이트를 하나 구축해 어떤 미션인지 눈에 확 띄게 만들고, 그 과정을 다른 사람들이 볼보고 도 같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요?
그 과정을 나중에 영상으로 만들어 자사의 ‘이니셔티브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도 있었겠구요. 아니면 W+K로서는 이미 이런 소셜 탤런트는 충분히 보유했다는 자신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아니면 그저 귀찮음이나 투입 인력의 부족일지도 모르겠네요.
아래 링크가 미션 페이지입니다. 이미 마감되었네요.
http://goo.gl/mXj3P
Learning by Doing
Betalist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전세계의 스타트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올라오는 곳입니다. 요런 정보도 챙겨봐야 할 듯 해 RSS 등록을 했으나, 곧 삭제했습니다. 그 수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는 서비스들을 다 따라잡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다만 최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일단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부터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일단 W+K가 제시한 미션 사이트부터 살펴보는 걸로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Learning by Doing
실행을 함으로서 배워나간다는 말입니다. 앞으로의 광고는 레퍼런스를 찾아내기가 참 힘들게 되었습니다. 직접 실행해 나가면서 그 착오과정을 줄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런 노하우를 다른 광고대행사에 기댈 수는 없는 법이구요. 맡기면 된다 외주에게 맡기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면서 광고주는 왜 이런 간단한 것도 모르면서 질문해대는 거야!란 하소연을 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글 : 채용준
출처 : http://bit.ly/T2gIO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