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다행히 세상이 끝나지 않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이 있다면, 잘 알려진 대로 정작 마야인들은 12월 21일에 세상이 끝날 거라고 애당초 예측한 적이 없다. 마야인 스토리를 상업적으로 이용해서 하나의 인더스트리를 창출해낸 것은 비즈니스맨들의 역할이었다. 결국 지구 종말에 대비해서 대피소를 구매한 사람들은 아마 주말 별장으로 사용해야 할 판. 뭐 물론 어차피 부자들이 대부분이라서, 보험금 정도로 가볍게 생각할 듯.
가만히 살펴보면 이러한 두려움의 심리를 이용해서 돌아가는 비즈니스가 많다. 해충 사진을 한껏 혐오스럽게 보여주는 해충 박멸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 사실 보험도 어찌보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두려워한 심리를 적극 활용한 비즈니스라고 할수 있다.
우리가 흔히 비타민 비즈니스가 아니라 진통제 (페인킬러)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두려움 역시 하나의 페인일 수도 있고, 따라서 두려움에 기댄 비즈니스 역시 그러한 진통제 비즈니스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다보니 언론은 매일같이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입시킨다. 살을 빼지 않으면 사회에서 낙오자가 될거라는 두려움, 대머리가 되면 여자들에게 매력이 떨어질 거라는 두려움, 총을 비치해 놓지 않으면 누군가 총을 들고 가족에게 겨누었을때 방어책이 전혀 없을 거라는 두려움. (총기사고의 확률은 총기를 소지한 가정에서 훨씬 높다고 함.) 날마다 미디어가 주는 두려움에 대한 노출 역시 “피폭”의 한 종류가 아닐까 한다.
그러고보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는 사람의 두려움에 기대는 비즈니스는 아니다. 트위터 같은것도 딱히 어떤 문제를 푸는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그것이 주는 재미가 있었고, 그걸 즐기다보니 이제는 트위터가 없으면 오히려 그게 문제가 되게끔 만들어 놓았다. 즉 세상엔 페인킬러 비즈니스와 비타민 비즈니스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고통을 줄여주는게 아니라 재미를 주는 “사탕 비즈니스” 뭐 이런 모델도 존재하는 셈이다. (update: 게임/엔터테인먼트계에 계신 분들, 각종 규제다 뭐다 나오지만 당당히 어깨 펴시길. 적어도 재미를 창출하는 비즈니스가 있지도 않은 공포를 만들어 내서 사람들에게 삥 뜯는 비즈니스보다는 나은 셈이니.)
글 : 김창원
출처 : http://bit.ly/TPBjm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