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더불어 벤처 창업 열기는 연일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들은 실업률 감소와 창업 활성화를 위해 각종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 창업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각종 지원금을 비롯해 창업 인프라의 모든 조건이 수도권에 집중된 게 현실이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도 창업 열기를 북돋우기 위한 움직임이 활성화되고 있긴 하지만, 인적 네트워크나 인프라 부분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창업 열기가 전국적으로 고르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수도권과 지방의 창업 열기는 천양지차다. 이제는 수도권 열기를 지방으로 확산해야 한다. 지방마다 창업과 관련한 자발적 모임이 많아져야 한다. 창업 동아리 모임이 끈끈해져야 한다. 엔젤 투자가와 정기적 만남이 있어야 한다.
멘토링도 활성화돼야 한다. 그 중심에 산학협력 선도대학과 창업 선도대학이 자리하고 지방 보육센터와 테크노파크가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전국 확산에 언론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프라인의 지방 행사에 수백 명이 모인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언론과 방송에서 지식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 방송으로 일반인의 엔젤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과도한 생계형 창업 자금을 고품질 벤처 창업으로 물꼬를 터주는 역할도 가능하다.
–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울산청년창업센터 또한, 이런 격차를 줄여 울산 지역 창업자들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애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르호봇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의 전문가를 포함한 인큐베이팅 전문가 그룹이 울산청년창업센터 3기 75개 팀의 컨설팅을 시작했다.
그동안 사무공간, 사업자금지원, 교육 등으로 창업팀들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각 창업팀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이에 울산청년창업센터는 르호봇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에 자문 및 컨설팅을 요청해 왔고 르호봇은 박광회 대표, 목영두 부사장, 이정우 본부장, (주)이코퍼레이션 김이숙 대표, 벤처스퀘어 명승은 대표 등 11명의 인큐베이팅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울산에 직접 내려가 창업팀을 1:1로 케어하며 전반적인 비즈니스부터 마케팅 방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한 공간에 모여 한 방향의 집채 교육만 받았던 창업팀은 인큐베이팅 전문가에게 1:1로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멘토링, 컨설팅을 받으며 사업을 구체화 시키고 회사소개서 및 IR 제안서 등의 실무적인 부분까지 도움을 받고 있다. 실제로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커스터마이징 된 컨설팅 진행으로 창업팀들의 만족도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이번 컨설팅은 한 창업팀당 3회의 대면 미팅, 수차례의 온라인 미팅을 통해 IR 보고서를 완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IR을 위한 보고서 작성이라기보다 IR 보고서를 씀으로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정리하고 비즈니스 로드맵을 그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실제로 IR 보고서를 쓰면서 경쟁사와 비교우위,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고 비즈니스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과 구체적인 시각을 얻어 계획 없이 되는대로 시작하고 진행했던 창업자들이 비즈니스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비즈니스의 방향성을 확립하고 사업을 정리하고 계획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면서 많은 창업가에게 비즈니스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준 것은 컨설팅 결과물 외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제조업, 태권도장, 휴대폰 판매, 인터넷 쇼핑몰, 커피숍 등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과 모델을 가지고 있는 울산청년창업센터의 창업팀들은 기존에 “비즈니스가 될지? 안될지?”만 평가받아왔다. 일회성으로 만나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피드백은 오히려 창업가들의 방향성을 흐트러트릴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이 사업 아이템이 아니면 할 수 있는 게 없는 사람들이다. 르호봇 비즈니스 인큐베이팅 전문가 그룹은 이 점을 고려해 현재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사업을 잘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며 지금 자리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기 위해 창업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군분투했다. 누구도 이들의 비즈니스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비즈니스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대표 자신이다. 리스크나 예상 위험들에 대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라 대비/대처할 방법이 있으면 진행하면서 수정해 나가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이번 컨설팅은 실무적인 부분 외에도 창업가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창업의 고충인 ‘외로움’도 다소나마 해결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 편하게 털어놓을 곳도 적고 조언을 구하기도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인큐베이팅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자신들의 비즈니스와 창업가로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움을 전하는 창업가들이 많았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울산청년창업센터 3기가 상당 부분 진행된 타이밍에 컨설팅이 시작돼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손실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보완해 내년에는 사업 초기부터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울산은 지리적으로 대기업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도시다.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는 도시에서 창업가들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발전연구원과 울산창업센터의 창업가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이제 실제적인 효과와 함께 서서히 결과물을 얻어내고 있다. 그 시작을 같이한 르호봇 비즈니스 인큐베이터는 울산에 창업의 바람이 사라지지 않도록 앞으로도 울산청년창업센터와 함께 창업가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다방면으로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