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MBA 지원관련 포스팅…
며칠 전에 지인이자 MBA 지원자에게 에세이 리뷰 문의가 들어왔다. 잠깐 봐달라고 해서 봤다.
2. Tell us about something you wish you had done better. (400 words)
HBS 에세이라고 했다.
그의 에세이는 2가지 버전이었는데, 둘다 어떤 실수를 했다가 learning이 있어서 그 후로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이었다. 게다가 그 실수들 중에는 너무 critical 해서, 프로페셔널로서의 신뢰도를 잃을 수 있는 것들도 들어 있었다.
나는 그에게 문제를 곰곰히 생각해보고, 학교의 특성도 고려해서 다시 써보라고 했다.
얼마 후에 다시 그가 수정된 버전을 보내왔다.
여전히 실수를 한 것을 깨닫고 다음부터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또 그에게 문제를 곰곰히 곱씹어보라고 했다. 내가 보기에는 실수 –> learning 의 단순한 스토리 라인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번의 수정본이 더 왔지만 여전히 그의 스토리 라인은 바뀌지 않았다.
내 생각에 그는 그 질문이 뻔하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당신이 더 잘할 수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말해 보시오’ 라는 질문은 왠지 우리가 무언가 잘못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라는 것 처럼 들린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나라면 아마도 이 질문에 대해서 이런 류의 소재를 찾아서 에세이를 썼을 것이다.
내가 리더십을 가지고 어떤 이슈가 있었던 조직을 변화시킨 일이 있었다. 중간에 몇몇 어려움이 있었지만, 조직원들 모두가 나의 리더십을 잘 따라 주었고, 조직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과 긍정적 피드백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고 나서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그 조직에 너무 급격한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굳이 내가 그 조직에 머물던 몇년 동안에 대부분의 성과를 거두지 않더라도, 보다 천천히, 그리고 좀 더 과거의 전통과 legacy를 존중하면서 변화를 내재화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고민해본다.
분명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일이었지만, 나에게는 결과를 강하게 드라이브 하려는 습성이 조금 있다. 항상 그런 습성을 경계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다. 위의 케이스에서도 그렇게 빨리, 그렇게 급격한 변화 속에서 행여나 잃어버린 것들이 없는지 곱씹어보게 되며, 조직의 legacy 중에서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나 되돌아보게 된다. 리더십은 밸런스가 중요하므로…
즉, 내가 잘 한 일 중에서도 얼마든지 더 잘할 수 있었던 일을 찾을 수 있다. 비록 결과가 좋았고, 구성원이 만족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 일에 대해서 분명 다른 스타일의 리더십도 가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믿는다는 형식의 에세이라면 리더십, 다양성 등의 가치를 좀 더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내가 100억 타겟을 120억 매출로 초과 달성했는데, 더 잘했으면 150억 쯤 했을꺼라는 둥의 사기성 글을 쓰면 안된다. 정말로 곱씹어볼때,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이나 고집 때문에 다양한 시각을 포용하지 못했거나, 너무 조직원들을 드라이브(혹은 닥달) 했던 일들을 돌이켜보고, 솔직한 이야기를 써보면 좋았을 것 같았다.
물론 위의 내 에세이 사례는 그냥 하나의 예일 뿐이다…
어떤 질문이나 이슈에 대해서 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달려들게 된다. 달려드는 순간 시야가 급격하게 좁아진다. 에세이 질문에 대해서도 ‘질문자의 의도’에 대해서 너무 뻔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좀 더 경계해 봤으면 한다.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5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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