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일본시장이 외국기업에게는 무척 어려운 시장이라는 표현이 많았는데, 최근에 휴대폰 분야에서 모토로라와 HTC가 짐을 싸고, 인터넷 초창기 한국 인터넷 시장을 지배하였던 야후 코리아도 짐을 싸자 이제는 한국시장이 외국기업에게 어려운 시장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외국기업에게 한국시장이나 일본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서 어려운 시장이라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 현지기업이 강한 IT와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는 어려운 시장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 외의 분야에서는 경쟁력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갖춘 외국기업에 한일 시장이 어려운 시장이라고 생각되지 않으며, IT나 제조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창조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꾸준히 현지화에 노력한다면 결코 철수할 정도로 어렵기만 한 시장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모토로라나 야후코리아는 모두 초창기 각자의 분야에서 한국시장을 지배하였던 기업들이다, 다만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고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모토로라 본사 자체는 뒤처졌고, 끝내 구글에 인수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야후코리아 역시 다음 메일과 카페 그리고 네이버의 지식인검색에 밀리고, 미국 본사도 검색을 등한시하다 구글에 밀리며 힘을 잃었고 그 결과 중요성이 떨어지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된 것이지 한국 유저들이 까다롭고 외국기업을 배척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아무리 현지 대기업이 막강한 브랜드력과 자금력이 갖고 있고 이용자들의 자국 제품에 대한 애정이 높아도 경쟁력 있는 기술과 제품을 갖추고 있다면 한국이든 일본이든 결코 어려운 시장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아이폰이 처음 등장하고 한국 시장에 상륙하였을 때 삼성이 돈을 쏟아부으며 옴니아폰을 밀었어도, 사람들의 시선이 아이폰에 고정되었던 것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 또 최근에 우리 주변에서 싸이월드를 대체하고 있는 서비스로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대두하고 있고, 패션분야에서는 일본의 유니클로가 큰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고, 우리보다 먼저 외국기업들에 어려운 시장으로 인식되어온 일본시장을 봐도 다이슨,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경쟁력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갖춘 업체는 모두 성공하고 있다.
오랜 시간 외국기업에 난공불락처럼 여겨져 온 일본시장은 한국기업에도 넘기 힘든 시장 중 하나였지만, 최근에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한국기업들이 기술과 서비스로 그 벽을 하나씩 허물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NHN JAPAN의 라인(Line) 성공은 한국 기업도 일본 시장의 두터운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하는 큰 성과가 아닌가 싶다. 물론 라인 자체의 기획과 개발 등 대부분이 NHN JAPAN의 일본 직원들에 의해서 기획되고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NHN이라는 한국 기업의 조직 문화 속에서 탄생하였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도 제대로 현지화하고 일본 유저에게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만 낼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고 보인다.
라인 이전에도 온라인게임과 삼성 갤럭시S 등이 성과를 거두었지만, 온라인게임은 콘솔게임이나 모바일게임과 비교해 비주류에 가까웠고, 갤럭시S 역시 아이폰에 대항한 대항마로서 NTT도코모가 열심히 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일본인의 생활에 큰 영향이나 변화를 줄 수 있는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라인은 일본 내에서 일본산 글로벌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고, TV 프로 등에서 라인이 자연스럽게 출연자들의 대화 속에 등장하고 무엇보다는 라인을 운영하고 기획한 이들이 IT 또는 그 외의 이벤트나 강연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거물로 소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격이 느껴진다.
서비스든 제품이든 만드는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면 한일 시장은 물론이고 어떤 시장이든 어려운 시장이지만, 사용하는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면 결코 어려운 시장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글 : 하테나
출처 : http://www.hatena.co.kr/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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