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세번째 기둥의 초석을 놓다 : 그래프 검색
페이스북 기자 간담회 스케치
오늘(1월 15일) 오전 8시 30분쯤. 집을 나서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멘로파크로 향했다. 10시(현지시각)에 페이스북에서 기자를 초청, 간담회를 한다고 예고가 됐기 때문. 지난해 6월 페이스북 본사에 방문, 르뽀(페이스북 DNA는 해커웨이)를 쓴 인연으로 본사 홍보팀을 통해 참석할 수 있었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나섰다. 페이스북의 메이저 발표이기 때문에 기자들이 많이 몰렸고 조금 일찍 나선 덕분에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현장에서 기자들은 오늘 발표가 ‘검색 서비스’일 것으로 예측했다. 일부 언론에서 ‘페이스북폰’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이는 페이스북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언론의 설래발임을 현장에 초대받은 기자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여전히 알지 못했다. 기자간담회 시간인 10시가 다가오자 COO 쉐릴 샌드버그가 입장했고 이후에 마크 저커버그가 들어와서 누구의 소개 없이 마이크를 들고 바로 시작했다.
저커버그는 “오늘은 멘로파크로 와서 하는 첫 대규모 프레스 이벤트다.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면서 오늘의 주인공 ‘그래프 검색(Graph Search)‘을 소개했다.
‘그래프 검색’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한마디 더 듣기 위해 저커버그에게 달려들었다. 역시 많은 기자들이 그를 둘러쌓다. 그는 “그래프 검색은 페이스북을 창업했던 그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진행되고 저커버그가 Q&A를 하는 중간에 기사가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이 이벤트는 WSJ, NYT 외에도 Mashable, Giga OM 등의 전문 미디어에서 실시간으로 대화 내용을 올렸다.
나는 그래프 검색이 어떤 의미가 있고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각 미디어에서는 ‘속보’ 외에도 실시간으로 내용을 분석한 기사를 올렸다. 기자들이 현장에서 뉴스를 올리면 전문가들은 자신의 생각을 트위터에 올리고 이는 다시 기사화된다.
물론 이런 방식은 이번 페북 컨퍼런스가 처음은 아니다. 애플 이벤트에서 시작된 ‘실시간 SNS 보도’는 실리콘벨리식 미디어가 만들어낸 새로운 보도 방식이다. 이미 익숙해졌지만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확인하니 더 놀랐다.
와이어드의 스티븐 레비는 페이스북의 허락 아래 미리 인사이드 스토리를 취재한 다음 컨퍼런스가 마치자 재빠르게 글(그래프 서치의 인사이드 스토리)을 올렸다. 그래서 더 깊게 이번 발표의 속내용과 개발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 간담회는 CEO인 마크 저커버그 외에 2011년부터 ‘그래프 검색’ 개발을 주도한 덴마크생 구글 출신 라스 라스무센과 같은해 여름 구글을 나와 페북에 합류한 합류한 톰 스토키가 주도했다.
특히 라스 마크무센은 구글 맵과 웨이브를 만들고 구글에서 잘나가다가 ‘웨이브’가 실패하자 충격을 받고 절치부심하다 저커버그를 만나 페이스북에 합류했다.
스티븐 레비가 와이어드에 올린 글에 그래프 서치 개발팀 사진을 보니 이 팀과 페북의 문화를 잘 알 수 있었다.
사진(아래)에서 볼 수 있듯 국적과 언어가 다양하다. ‘조상까지 미국인’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민자들이거나 이민자의 자식, 또는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실리콘벨리에서 다른 직장에 있다가, 페이스북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페북만 이런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실리콘벨리 기업들이 대략 이렇게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인재가 모여 “세상을 더 편리하고 좋게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모여 일을 한다.
글로벌 웹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성’은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 또는 ‘우리’라는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외면받기 쉽다.
페이스북은 왜 이런 서비스를 하는 것일까? 억만장자가 돼 좋은 집에 살고 멋진 스포츠카를 사려고? 정치권에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래프 검색’과 같은 서비스로 인해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동안은 구글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었으나 이제는 친구들이 올리는 정보로 세상을 알 수 있게 됐다. 친구들은 ‘유저’가 아니다. 그들은 ‘사람’이다. 이 것을 페이스북은 알고 있다.
간담회를 마치니 대략 12시가 됐다. 페이스북에서는 기자들에게 스시를 제공했다. 그의 부인 프리실라 첸이 좋아한다는 ‘푸키 스시‘에서 캐터링을 했다. 푸키 스시는 이 지역에서도 꽤 비싼 스시집인데 CEO 와이프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페북에 대량 공급하는 모양이다. ㅎㅎ
그리고 차를 몰고 학교로 가는데 페이스북 입구 간판이 바뀌어 있었다. 포크가 사라지고재빠르게 ‘그래프 검색’ 아이콘을 덮어놨다.
이제 당분간 페이스북의 상징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 ‘좋아요’ 보다는 ‘그래프 검색’ 이 될 것이다. 그들은 오늘 단순히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 아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것이다.
글 : 손재권
출처 : http://jackay21c.blogspot.kr/2013/01/blog-post_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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