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공학적 시청 환경이라는 글이 너무 기술적이라 읽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 관점에서 알아야 할 결정 요소만 좀 더 쉽게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소비자가 가장 민감해하는 부분인 TV의 해상도와 크기를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간단히 기술하겠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TV의 해상도와 크기를 선택하기 위해, 먼저 소비자가 결정해야 할 두 가지 항목이 있습니다.
TV 해상도 = f(시야각)
첫 번째, 시야각입니다. 시야각이 넓을수록 현장감이 증대되고, 따라서 더 몰입을 잘할 수 있는 시청 환경이 됩니다. 평면 스크린으로 현장감을 증대할수 있는 시야각은 대략 20도에서 100도입니다. 아이맥스 극장은 100도가 넘기도 하는데, 이때는 굴곡 스크린을 사용하여 화면 왜곡을 최소화해주어야 합니다. 댁내 기준으로 이에 대한 경제성 있는 솔루션이 아직 없으니 100도를 넘기는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시야각은 스크린의 해상도를 결정합니다. 해상도는 일정 각도 내의 점을 구분하는 능력인 각해상도로 결정합니다. 정상 시력 기준인 시력 1.0을 기준으로 설계하는데, 이때 각해상도는 1도당 60픽셀을 구분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 기준으로 시야각에 따른 스크린 해상도 곡선을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HDTV 스크린의 해상도는 시야각을 대략 20도, 30도에 맞춰 HD인 720p(1,280 x 720)와 풀 HD인 1080p(1,920 x 1,080)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UHDTV는 시야각을 대략 60도, 100도에 맞춰 4K(3,840 x 2,160)와 8K(7,680 x 4,320)로 결정되었습니다. (참고로 16K까지 해상도가 올라가면 시야각이 약 132도입니다.)
실제 시야각이 어느 정도인지 아래 그림을 참고하십시오. (참고로, 4K, 8K에 대비해 수평 해상도가 약 2,000픽셀인 풀 HD를 2K라고도 부릅니다.)
시야각만 보면 8K가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이제 크기를 결정해야 하니, 아직 해상도에 대한 결론은 보류.
TV 크기 = f(시청 거리)
두 번째, 시청 거리입니다. 시청 거리가 정해지면 TV의 크기가 결정됩니다. 보통 TV 크기에 따른 적정 시청 거리라 하여, 대각선 크기의 2.5배니 1.6배니 하는 공식을 많이 얘기합니다. 하지만 TV 크기를 먼저 결정하고 시청 거리를 결정한다는 것은 앞뒤가 바뀐 얘깁니다. 보통 TV를 어디에 놓고, 소파를 어디에 놓을지 인테리어를 먼저 고려하게 됩니다. 이미 시청 거리가 정해져 있다는 얘깁니다.
보통 TV 시청 거리를 3미터(10피트)라고 하죠.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거실에 TV를 설치할 때 대략 2~3미터의 시청 거리가 확보됩니다. 그리고 눈 건강을 위해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환경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아무것에도 초점을 맞추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초점이 맞춰지는 거리가 대략 1미터 정도 되기 때문에 최소한 이 거리보단 멀어야 하고, 이왕이면 최대한 멀수록 좋습니다.
TV 설치 장소의 제한과 눈 건강을 고려해 대략 2~4미터 정도가 적당한 시청 거리라고 판단됩니다. 이 범위 내에서 해상도별로 어떤 크기의 TV가 적당한지 그래프로 나타내 보겠습니다.
해상도를 HD로 할 때, 시청 거리 2~4미터 범위에 들어오는 TV 크기는 50~100인치입니다. 3미터 기준이라면 대략 75인치입니다. 현재 삼성이나 LG에서 판매하는 제일 큰 HDTV가 바로 이 크기입니다.
해상도가 UHD로 가면, 4K일 때 TV 크기는 100~200인치, 8K는 200인치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CES에서 삼성이 소개했던 110인치 4K 모델이 적정 시청 거리 2.2미터로 겨우 이 범위에 들어옵니다만, 현재 상용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LG의 84인치 4K 제품이나, 삼성의 85인치 4K 제품은 시청 거리가 1.7미터에 불과합니다. 아직 상용되지 않은 샤프의 85인치 8K나 파나소닉의 145인치 8K PDP TV 같은 제품들은 겨우 1미터 안팎의 시청 거리밖에 안 됩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최적의 TV 사양은
50~75인치의 풀 HD(1,920 x 1,080) TV
입니다.
여담: 사실은 성공한 마케팅인 HDTV도 잉여 자원
그럼에도 최고의 몰입 환경을 위해서는 높은 해상도와 크기의 TV가 필요합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가장 높은 해상도, 가장 큰 크기의 TV는 LG의 84인치 4K와 삼성의 85인치 4K가 있습니다. 각각 2,500만 원, 4,000만 원입니다. 작년부터 팔기 시작한 LG 제품은 벌써 300대나 팔렸답니다. 삼성 제품도 77대 한정 판매이기 때문에 곧 완판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비용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TV 시청 거리는 1.7미터 정도로 시청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됩니다. 혹 시력이 1.2~1.5로 건강하다면, 시청 거리를 2~2.5미터로 좀 더 뒤로 물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때는 시야각이 60도가 아니라 40~50도로 약간 줄어들게 되는 건 고려해야 되겠죠.
물론 85인치 UHDTV를 3미터 거리에서 본다고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70인치대의 HDTV와 비교해 시각적인 성능 차이가 별로 없는데도, 가격은 2~3배나 높다는 것뿐입니다. (물론, 프레임 레이트가 120Hz로 증가하는 등 다른 품질 차이 요소가 있기는 합니다만.)
TV 크기에 대한 시장의 속도는 꽤 느립니다. 이제야 주력으로 출하되는 디스플레이 크기가 30인치대에서 40인치대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보통 TV를 교체할 때 크기를 한 단계 높이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이제 50인치대가 그 목표가 될 것입니다. UHDTV 타이틀을 단 50~60인치대가 그 타겟 시장 입성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도 다 그런 것이겠죠.
사실 40인치대가 주력이 되면서 밀었던 해상도가 풀 HD인데, 위 그래프를 보시면 적정 시청 거리가 2미터가 채 안 됩니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기꺼이 40인치대로 업그레이드를 합니다. 비용에 타협하고 있을 뿐, 아직 크기에 목이 마릅니다. 단순히 크기만 커진 것이 아니라, 풀 HD로 업그레이드된다는 가치가 큰 동인이 되었습니다. 3미터에선 SD와 구별도 안 되는데도 말입니다.
UHDTV도 마찬가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40인치대에서 잉여 자원인 풀 HD가 교체 동인으로 활용되었듯, 50~60인치대로의 교체 타겟에게 UHD라는 잉여 자원이 큰 유인책이 될 것입니다.
글 : 게몽
출처 : http://bit.ly/WSvR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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