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창성·문지원 대표는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글로벌 성공을 거둔 벤처 업계 스타 부부다. 2007년 창업한 `비키`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영상 콘텐츠에 자막을 달 수 있는 서비스로 총 25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성공스토리를 쓰고 있다. 이들 부부의 두 번째 도전은 관심사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빙글`이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비키의 성공을 새해, 빙글로 재현한다는 각오다.
빙글은 관심분야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 소셜매거진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관심사를 담은 간단한 `카드`를 발행하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의 카드를 구독한다. 자신이 만든 카드에 다른 카드를 더해 소셜매거진 `컬렉션`을 만들 수 있다. 카드와 컬렉션이 모이는 커뮤니티 공간 `파티`에서 매거진 발행을 넘어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과 소통할 수도 있다. 호창성 대표는 “하나의 관심사로 성격이 규정되는 기존 블로그와 달리 여러 개 카드를 발행할 수 있어 개인의 다양한 관심사 표현이 가능하다”며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어떤 언어 사용자에게 노출할 것인지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기존 지인 기반 SNS와 다른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빙글의 최대 장점이자 탄생 이유다. 힌트는 비키에서 얻었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의 자막을 만드는 사용자를 발견했다. 공통된 관심사를 생산적으로 즐기는 의미 있는 생태계에 주목했고 아이디어는 빙글로 구체화됐다.
문지원 대표는 “페이스북은 지인과 일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성을 확보했지만 자신의 관심사와 벗어난 콘텐츠를 계속해서 받아봐야 한다는 점에서 피로감이 있다”며 “빙글은 많은 지인의 관심사 중 자신과 겹치는 관심사에 대한 콘텐츠만 골라 받아본다는 점에서 기존 SNS와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웹서비스를 시작한 빙글은 현재까지 회원 12만명, 월 순방문자 80만명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2월 안드로이드, 3월 iOS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사용자 확대에 나선다. 비키로 글로벌 성공을 거둔 만큼 빙글 역시 글로벌을 지향한다. 전략은 단순명쾌하다. 글로벌 이용자 모두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 이 기본 명제에 충실했다.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두고 있을 뿐 본사는 미국이다. 한국어 역시 빙글에서 사용되는 많은 언어 중 하나일 뿐이다. 모든 콘텐츠를 언어별로 구분해 특정 언어 지정 검색이 가능하다.
호 대표는 “빙글은 처음부터 글로벌 니즈에 맞게 서비스를 기획해 현재 해외 사용자가 75%에 이른다”며 “글로벌 범용성에 초점을 둔 디자인과 UI는 물론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비롯해 파이어폭스, 사파리, 크롬 등 다양한 운영체제(OS)와 호환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연말까지 월 순방문자 1000만명 돌파가 1차 목표”라며 “궁극적으로 트위터보다 더 큰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 : 정진욱 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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