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남자가 혼자 살 때‘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보셨습니까? 혼자 사는 남자 연예인들의 사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한참 재미있게 보다가, 이 남자들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그건 바로 TV. 침대 또는 리클라이너 소파에서 정말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TV를 시청하는 모습이었습니다.
TV가 점점 퍼스널 한 경험을 추구해 갈 것이라는 예측은 누구나 하고 있지만, 그 모습이 과연 어떠할지는 아직 고민이 많습니다. 이런 독거남들의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한가지 힌트는 바로 극도의 편안함입니다.
TV 서비스를 생각할 때, 누구나 스크린에 대한 고민, 컨텐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지만, 정작 시청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시청하게 되는가에 대해 고민하진 않습니다. 다 댁의 사정이죠. TV나 컨텐트는 만들어 줄 수는 있지만, 거실이나 편안한 소파까지 만들어 줄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퍼스널 한 경험을 지향하고 있는 시청 행태의 추이를 볼 때, 과연 퍼스널 한 시청 환경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한 번쯤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남자가 혼자 살 때’라는 프로에서 주고 있는 한가지 힌트는, 바로 최대한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죠. 제 경우도 그렇습니다. PC나 태블릿으로 푹(pooq)을 자주 보고 있긴 하지만, 사실 조금 불편함을 감수한 시청 환경일 뿐입니다. 그나마 편안 자세는 침대에 누워서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가져다가 보는 것이지만, 배 위에 올려놓고 꼼짝을 못한다거나(노트북), 붙잡고 있어야 한다거나(태블릿) 하는 귀찮음이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거실 TV에서 편안한 소파에서 보는 것이 가장 만족스러운 시청 환경이죠.
보는 자세가 편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자가 혼자 살 때’의 예를 보자면, 정말 아무도 간섭하지 않고 혼자만의 공간이라면, 최대한 편안 자세가 나올 수 있는 환경-침대나 리클라이너 소파-에 TV를 설치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퍼스널 TV 트렌드의 가장 큰 기대주는 태블릿입니다만, 이것의 시청 환경은 베스트는 아닙니다. TV 스크린 자체가 퍼스널 시청 환경에 맞게 진화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물론 아직 TV 스크린은 가족 공유물이지 개인 스크린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프로에서 언급했듯, 1인 가구의 비중이 25%에 달하는 시대입니다. 이 추세라면 2025년에는 전체 가구의 약 31%가 1인 가구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1인 가구는 20~30대 미혼 남자들에게 몰려 있습니다. 생각해 보시죠. 이 타겟 세그먼트는 새로운 발명품들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얼리 어답터 군이죠. 스마트 단말의 트렌드도, 게임 콘솔도, 온라인 비디오의 소비도, 이 타겟이 가장 핵심에 있습니다. TV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면, 이 사람들이 제일 타겟이 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보통은 TV 소비 시간이 가장 많다는 주부를 제일 타겟으로 하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만.)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오래전에 애플의 iTV 루머가 많이 나올 때, 만약 iTV가 나온다면 어떤 모양이 될까를 예측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결론이 이랬습니다.
애플의 TV, 가칭 ‘iTV’가 출시된다면 iOS 플랫폼 하의 퍼스널(세컨드) TV에 포지셔닝 될 것
즉, 대형 스크린은 현재의 애플 TV가 어댑터로써 잘 포지셔닝을 할 것이고, TV 스크린을 직접 만든다면 대형 스크린이 아니라 시네마 디스플레이 정도 사이즈의 세컨드 스크린이 될 것이라는 얘기였죠.
물론 제가 족집게도 아니고, 애플이 도대체 뭔 생각을 하는진 알 수 없죠. 하지만 저라면 그렇겠다는 얘깁니다.
좀 더 상상력을 달나라로 가져가 보자면, 리클라이너 소파에 스크린을 달수도 있겠죠. 아니면 지난번 몰입을 위한 디스플레이의 예처럼 아예 헤드 마운트 타입이 좋을까요? 그럼 그게 PC와는 또 어떻게 구별될까요? 포스트-PC와 포스트-TV는 한 점으로 수렴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같이 한 번 상상해 보시죠.
글 : 게몽
출처 : http://bit.ly/XIIh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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