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벤처 기업이 스타트업 조력자로 변신했다. 주인공은 배달 음식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벤처기업 `우아한형제들`이다. 우아한형제들은 19일 스타트업 `띵동`과 `먹고싶어요`에 총 3억원 투자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본엔젤스와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에서 2번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한 우아한형제들은 창업 2년여 만에 투자자로 업그레이드했다.
우아한형제들이 투자한 띵동은 강남을 중심으로 배달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먹고싶어요 역시 부산 해운대구를 중심으로 배달 대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스타트업 투자는 배달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이다. 피자와 치킨 등 전통적인 배달 음식 외 고급 레스토랑, 한정식 등 기존 시장에서 제외된 음식을 편입해 전체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다. 기존 배달 시장 규모는 10조원 내외. 배달 대행 서비스 제공으로 40조원 규모의 일반 음식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별도 배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소상공인은 띵동과 먹고싶어요 배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한다는 우아한형제들의 철학과 맞닿은 부분이다. 투자는 무엇보다 유망한 후배와 상생하려는 벤처 선배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직접 배달 대행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보다 이미 잘하고 있는 기존 기업과의 협력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했다”며 “짧지만 벤처를 운영하며 얻은 다양한 경험을 후배 기업에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 말대로 우아한형제들의 투자는 단순한 자금 지원만이 아니다. 배달의 민족이란 홍보 채널과 벤처 선배의 노하우를 그대로 이식한다. 우아한형제들이 강점을 가진 디자인이 핵심이다. 작게는 영수증과 쿠폰 디자인부터 오토바이 랩핑, 브랜드 네이밍까지 바꾼다. 이를 위해 최근 경험 많은 대기업 출신 브랜드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김 대표는 “기존 배달 대행 서비스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대중적이지 못했고 제대로 된 사업화도 어려웠다”며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아한형제들의 투자는 선배의 경험을 나누고 실제 인력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보통의 전략적 제휴와는 다르다”며 “배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스타트업과의 상생을 통해 산업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 정진욱 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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