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World Economic Forum의 한 비디오 클립을 봤다. 월마트 CEO, Cisco의 CEO, 마힌드라 & 마힌드라(인도 최대의 자동차회사, 쌍용차의 지주사이기도 하다)의 CEO, Bain & Company의 Chairman, HBS 의 크리슨텐슨 교수 등이 둘러 앉아서 리더십과 Risk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내용이었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World Economic Forum 동영상 목록은 여기를 참고)
위의 좌담에서 크리슨텐슨 교수는 혁신에는 세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혁신은 Empowering Innovation 이다. 역사적으로 너무나 복잡하고 비싸서 일부의 부유층에게만 허용되던 기술이 대중에게 보급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20세기 초에 포드의 모델 T자동차가 그랬고, 1970년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가 그랬고, 1990년대 인터넷이 그랬듯이 미국은 이러한 Empowering Innovation에 성장과 이익을 100% 의존해오고 있다.
두 번째는 Sustaining Innovation 이다. Sustaining Innovation은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차의 대명사인 프리우스(Prius)를 팔 때마다 캠리(Camry)를 덜 파는 것과 같다. 똑같이 한대의 차를 팔았지만, 더 좋은 제품을 팔고, 사회에도 그만큼 더 좋은 영향이 돌아간다. 이러한 혁신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조하지는 않지만, 국가 경제의 관점에서는 중요한 것이다.
세 번째는 Efficiency Innovation 으로서 기존에 있던 것을 더 싸고, 더 빨리 만드는 혁신이다. 이러한 혁신으로는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지도, 새로운 산업분야가 생성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기존의 일자리를 파괴할 뿐이다. 달리 말하면, 미국의 힘은 주로 첫 번째 혁신에서 나오는 한편, 한국의 혁신은 주로 세 번째 형태의 Efficiency Innovation에서 나온다. 혁신이 지속될수록 사회 내에서의 일자리는 더 줄어들 뿐이다. 미국을 칭송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으나, 이러한 관점을 아주 틀리다고 말하기도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첫 번째인 Empowering Innovation은 꽤나 위험한 투자이다. 그래서 점차로 투자자들은 안전한 Efficiency Innovation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 크리슨텐슨 교수의 경고이다.
한편으로는 기업의 오너 또한 일종의 투자자라고 본다면, 오너 중심의 한국 기업들은 혁신의 초점을 효율성에서 대중(소비자)으로 좀처럼 옮기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이러한 힘의 분배가 투자자에서 대중으로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마도 우리 경제는 더 효율적으로 변할지는 모르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는 파괴적일 수도 있다.
교수님의 말씀이라서 다소 개념적이기는 하지만, 참으로 깔끔하게 정리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기업들의 혁신의 문제점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 잘 볼 수 있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위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마이애미… 새벽 5시에 잠이 깨서 이 글을 올린다.
(이 죽일놈의 시차 ^^)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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