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그램디자인연구소는 한국 중소디자인사가 제조업에서 자사의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성공적으로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최근 탱그램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새 버전의 스마트케이스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탱그램이 진정으로 전하고자 했던 것은 제품 이전에, 플라스틱이란 매체에 담은 사용자 경험이다.
탱그램디자인연구소의 정덕희, 안은숙 공동대표를 만났다.
탱그램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정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뚜렷한 목표가 있었어요. 다방면에 걸친 풍부한 경험을 쌓기 위해 벤처 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많은 경험을 쌓은 편입니다. 디렉터는 여러 분야에 있어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마지막엔 삼성전자를 거쳐 뉴욕의 디자인 컨설팅사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국내 업무나 실정과 비슷했어요. 이제 창업 할 준비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35살 때(2008년) 탱그램을 창업하게 되었는데 디자이너로서 굉장히 빠른 편이었어요.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지만 디자이너로서 부족할 수 있는 회사 경영 전반에 걸친 부분을 안은숙 공동대표님이 2009년에 합류하시면서 총체적으로 맡아 주셔서 체계적이고 탄탄한 기업 구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안은숙 공동대표님과는 외국계 광고회사의 동료로 만났습니다. 제 상사, 국장님이셨죠.
상사를 스카웃하시다니 부하직원이 창업하는 회사에 합류하시면서 불안하신 점은 없으셨나요? (웃음)
안 아뇨, 회사에서도 정 대표님은 굉장히 “빤짝빤짝” 한 직원이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매우 신나는 마음으로 합류했습니다.(웃음)
탱그램디자인연구소는 어떤 곳인가요?
정 탱그램디자인연구소는 총체적인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는 회사입니다. 소프트웨어 디자인 및 개발(Visual eXperience Design), 사용자 시나리오 영상 제작(Future eXperience Design), 제품 디자인(Behavior eXperience Design) 세 부문의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주력을 두고 있는 곳은 소프트웨어 개발입니다. 작게는 모바일 소프트웨어부터 크게는 자동차 센터페시아, 네비게이션과 윈도우 디스플레이까지 전 영역에 걸친 소프트웨어를 기획, 디자인, 개발하고 있습니다.
탱그램이 가장 주력을 두는 분야가 제품디자인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개발이라니 놀랍습니다. 자동차 윈도우 디스플레이는 이미 2012년에 출시된 BMW 6시리즈 에 설치되어 있지 않나요?
정 현재의 자동차 윈도우 디스플레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라는 프로젝션 방식이예요 (HUD). 전투기에 사용되는 방식이죠. 저희가 새롭게 준비하는 것은 윈드실드에 디스플레이되는 미래적인 GUI 예요. 앞으로의 자동차는 앞유리 자체가 디스플레이가 되는 윈드 실드 형식으로 바뀌고 스마트폰과의 연계성이 강화되게 됩니다. 탱그램은 GUI 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차의 총체적 사용자경험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탱그램디자인연구소의 스마트닷 제품에 대한 표절시비가 있었습니다.
정 디자인 회사는 제품생산을 위해 몇 개 제조사를 찾게 됩니다. 아이디어부터 기획까지 모두 공개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제조사가 디자인에 맞춰 생산을 해줘야 하는데 의견이 어긋나 그쪽과는 진행을 안하게 되었어요.
안 얼마 후 스마트 닷이 시장에 출시 되었는데 중국도 아니고 한국에서만 카피제품이 두 개나 나왔더군요. 알고 보니 저희와 접촉했던 회사에서 카피 제품을 출시한 겁니다. 그런데 역으로 자신들의 레이저포인터 기술을 탱그램이 카피했다며 소송을 걸어왔습니다.
정 지적재산권침해로 오히려 고소를 했어야 하는 입장이죠. 그런데 저희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한국의 영세업체들이라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 해외에서도 굉장히 호평을 받았던 제품인데 유통에 차질이 생겨 손해가 큽니다.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이 사건 이후로 제품을 개발하면 무조건 특허부터 출원하고 있습니다.
제품 개발에 있어 산업디자인적 접근을 하는데 스마트 디바이스 같은 기기는 엔지니어링 개발이 필요할텐데요.
정 개념이 약간 다른건데, 과거에 제품을 만드는 개념은 이분법적이었어요. 예를 들어 전화기를 만든다고 쳐요. 그러면 하드웨어에서부터 준비를 해요. 소프트웨어는 하위개념이죠.
그런데 저희의 개념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출발하는 거예요. 단순히 전화기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창조하는 거죠. 그러기위해 필요한 경험이 어떤 것이냐는 거죠. 그건 하드웨어가 될 수도 있고 소프트웨어가 될 수도 있어요. 과거와 같은 접근법으로는 혁신적인 제품이 나올 수 없어요.
디자인회사에서 제일 중요한건 창의적인 아이디어예요, 그 다음이 스타일링입니다. 거기에 엔지니어링을 더하는 겁니다. 러프한 엔지니어링까지 해놓은 상태에서 외부의 엔지니어링 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냅니다. 장기적으로는 엔지니어링 파트를 보강해 저희만의 역량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규모를 더 키우시고 싶다는 말씀이신가요?
정 아뇨. 규모를 더 키우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중요한 것은 핵심기술이지 인원이 많다고 해서 디자인 퍼포먼스가 좋아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재의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다변화해 그 역량을 컨버전스 하고 싶습니다. 자동차는 현존하는 기술이 총체적으로 집약되어 있는 시스템이거든요. 먼 미래에는 전투기, 탱크와 같은 방위산업의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고 싶어요.
탱그램디자인연구소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요?
정 운송기기 분야의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컨버전스 디자인 회사가 되고자 합니다. 자동차 디자이너로 출발했기 때문에 처음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요. 또 한가지 원론적인 고민을 한다면 100년 이상의 기업 철학을 이어온 오래된 회사들처럼 탱그램 역시 꿈을 이어갈 수 있는 회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탱그램의 오피스는 곧 이사할 성수동 사옥의 설계와 새로 선보일 작업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2013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경험을 보여줄 탱그램의 라인업을 기대해본다.
글 : 김누리
출처 : http://whostrending.com/?p=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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