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봤어? 재미있던데”
“아직 못봤어요. 그런데 그거 어디서 해요? TV에선 안보이던데”
“넷플릭스”
최근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두 젊은 미국인이 하는 대화를 들었다. 요새 미드 중 화제는 단연 ‘하우스 오브 카드’다. 지상파나 케이블에서 하는 것이 아니고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Netflix)’에서 하는데도 말이다. 물론 시청률이 높아서도 아니다. 아직 이 드라마의 시청률이 얼마정도 나오는지 아직 모른다. 기존 시청률 산정 방식으로 계산이 가능하지도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드라마 시리즈와 사업자 넥플릭스가 미국 미디어 산업에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40개국에서 3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영화, TV 드라마 사업자다. 한국에서는 저작권 등의 이슈로 서비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 시청자들은 잘 모르지만 미디어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에 대해 최소 한번 이상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직접 경험한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에서는 저작권 문제 등으로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
지난해(2012년) 8월, 미국에 도착하자 마자 월 7.99달러씩 내는 넷플릭스에 즉시 가입했다. 궁금했다. 어떤 서비스 인지.
이후 서비스 이용 6개월이 넘어서면서 점차 미디어 이용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 그러면서 케이블TV(컴케스트) 이용 요금(인터넷과 번들 110달러/월)이 더 비싸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케이블 선을 뽑고 아이패드와 TV를 연결시켜 넷플릭스를 큰 화면을 통해 시청하면서 느껴지는 변화다.
소위 코드 커팅(Code-Cutting : 케이블을 자른다는 의미로 케이블TV를 해지하고 모바일 미디어로 옮겨가는 현상)을 경험하는 중이다. 그렇다고 케이블TV를 해지하지는 않았다. 스포츠 생중계나 뉴스는 봐야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청자의 ‘미디어 경험’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사업자부터 미디어 철학까지 다르기 때문에 미국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섣부르게 벤치마킹하려 했다가 실패하기 쉽다.
미디어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문화’다. 산업 논리로만 미디어를 보면 사회적 동의를 받을 수 없어 발전하기 힘들고 정치사회적 시각으로만 미디어를 해석한다면 세계적 흐름에 뒤쳐져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넷플릭스로부터 불고 있는 ‘스트리밍 미디어 혁명’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확산이라는 공통된 현상, 시청 방식의 변화, 방송 권력의 해체 등 산업적, 정치사회적 변화 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한국과 미국의 상황이 다르지만 언젠가는 한국도 ‘스트리밍 미디어로의 진화’의 대열에 들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 예고편
‘본방사수’ 않는 시청방식의 변화를 노렸다
‘카드로 지은 집’으로 변역될 수 있는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는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유주얼 서스팩트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캐빈 스페이시가 주연으로 나오고 ‘소셜 네트워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밀레니엄’ ‘에일리언3’ 등을 연출한 데이빗 핀처 감독이 만든 블록버스터급 TV 시리즈다.
드라마 수준이 높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워싱턴DC의 의회를 배경으로 한 정치 드라마인데 아론 소킨의 HBO 시리즈 ‘뉴스룸’에 필적할만한 재미 요소를 갖췄다.
넷플릭스는 이 드라마를 위해 제작에만 1억달러(약 1008억원)를 투자했다. 1화 13편, 2화 13편 총 26편으로 제작될 예정인데 현재 1화 13편이 공개됐고 2화를 촬영 중이다.
드라마가 넷플릭스에 공개된 2월 1일 직전 회사 측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 캐빈 스페이시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의 포스터로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광고를 집중했고 신문에도 프리뷰 기사를 잇따라 쓰는 등 최근 공개된 드라마 중에서는 가장 많이 화제가 됐다.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로 자체 제작 드라마를 자사 플랫폼에서만 독점 상영한다는 실험의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드라마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1화 13편을 한꺼번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보통 TV 드라마 시리즈는 지상파나 케이블에서 먼저 방송하고 이를 자사의 모바일 앱이나 넷플릭스, 훌루(Hulu) 등 일명 오버더톱(Over the Top) 서비스에 순차적으로 배포한다. 시즌 프리미어를 포함, 1~3달 정도 정도 시리즈 한편을 방송하게 된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13화를 한꺼번에 공개해 시청자들이 이어서, 몰아서 볼 수 있게 했다.
한국의 상황으로 예를 들자면 ‘아이리스2’ 20부작을 다 찍어서 한번에 공개한 것이다. 예능으로 비유하면 ‘무한도전’ 특집 한편을 3~4주에 걸쳐 방송하지 않고 3~4회 분량으로 나눠 한번에 공개한 셈이다.
이는 미국 시청자들이 ‘본방사수’하지 않고 주말이나 심야에 한꺼번에 몰아서 보는 시청 방식의 변화를 노렸다. 다음화를 기다릴 필요가 없고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드라마 시작 전에 ‘전회 주요 장면’ 이나 드라마 끝날 때 ‘다음회 예고’ 같은 것도 필요없다.
미국에서는 DVR로 프로그램을 녹화해서 보거나 광고를 뛰어서 녹화해주는 셋톱박스도 인기인데 넷플릭스의 방식대로 시청하면 녹화할 필요도 없다.
지상파, 케이블TV에서 시리즈를 나눠서 방송하고 시청자들을 ‘본방사수’ 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광고’ 때문이다.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고 시즌 프리미어 때 이슈를 만들기 위해 방송사는 사력을 다한다. 그래야 비싸게 광고가 팔린다.
넷플릭스는 유료 플랫폼이다. 회마다 광고를 붙일 필요가 없다. 시청자들도 15분마다 잘라 나오는 광고가 지겹다. 그래서 이 같은 방식이 가능하게 됐고 환영받고 있다. 웨비소드(Webisodes)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를 위해 10억달러를 투자했는데 너무 많이 들인거 아니냐는 질문에 “이 정도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미디어가 유료 플랫폼으로써 성공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우수해야 하고 독점적이어야 한다.
루퍼트 머독은 영국에서 위성방송 BSkyB를 안착시키기 위해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 ‘프리미어리그’ 중계 독점권을 땄다. 그래서 영국인들은 좋아하는 프리미어리그를 보기 위해서는 비싼 위성방송에 가입하거나 아니면 위성을 틀어주는 펍(Pub)에 가서 봐야했다.
‘독점(Exclusive)’은 미디어가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리드 헤이스팅스도 넷플릭스라는 뉴미디어 플랫폼을 성공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하우스 오브 카드’를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급한 것은 그의 말대로 가치있는 투자였다고 보여진다.
왜 넷플릭스인가?
미국은 몇몇 미디어 재벌이 네트워크와 콘텐츠를 동시에 소유하며 산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컴캐스트가 NBC유니버설을 인수 수직계열화를 이뤘고 디즈니 그룹은 지상파 ABC와 케이블 ESPN, 영화사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바이어컴과 CBS, 폭스와 뉴스코퍼레이션 등이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에 포함되지 않는 회사들을 꼽아보는게 더 빠를 정도이며 독립 미디어 회사는 점차 생존하기 힘들어진다. 엘 고어가 ‘커런트TV’를 아랍의 알자지라에 매각 한것도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
이 와중에 새넷플릭스가 모바일 디바이스(태블릿, 스마트폰) 및 노트북PC에서’만’ 영화와 TV드라마 시리즈를 볼 수 있는 플랫폼으로 빠르게 미국 미디어 산업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미국 미디어 산업에서 이 정도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회사는 기존 미디어 그룹 외에 현재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뿐이다.
넷플릭스는 ‘빛나는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껍질을 깨고 변신할 줄 알기 때문에 더욱 주목할만하다.
넷플릭스는 1997년 현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와 마크 랜돌프(Marc Randolph)가 창업했다. 이 회사는 창업 이후 10년간 당시 DVD나 VCR 렌탈 중심의 렌탈숍 ‘블록버스터’를 대신해 연체료를 물지 않고 메일로 빌려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인기를 모았고 결국 블록버스터를 무너트리게 된다.
2010년 넷플릭스가 비즈니스의 정점에 이르렀을때 이미 80만명의 유료 DVD 렌털 가입자와 120억달어의 시장 가치, 그리고 거함 ‘블록버스터’를 침몰시킨 명성에 안주했다면 오늘의 넷플릭스도 없었을 것이다.
넷플릭스는 2011년 회사를 두개로 분할, DVD 렌탈은 퀵스터(Qwikster)로 바꾸고 스트리밍 서비스는 넷플릭스로 유지했다. 여기에 반발해 기존 가입자들이 속속 빠져나가고 주가는 폭락했으며 넷플릭스는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리드 헤이스팅스는 포기하지 않고 ‘스트리밍’ 서비스에 과감히 투자했다. 이는 모험에 가까웠다.
클라우드 서버는 아마존에 의존했고 회사는 빅데이터(Big Data)에 의한 독자적인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넷플릭스는 DVD 렌털 시절부터 가입자들의 데이터를 모아 ‘시네매치(CineMatch)’라는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 사용했는데 스트리밍 시대에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넷플릭스에 가입해서 단 한편의 영화를 보더라도 “당신이 이 영화를 봤기 때문에 추천한다”는 영화가 줄을 잇는다.
넷플릭스에 저장 돼 있는 수만편의 영화를 모두 검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볼만한 영화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독자적인 추천 엔진은 시청자들이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더 쉽게 검색하게 해준다.
때문에 넷플릭스는 가입자 수 만큼이나 다른 버전의 넷플릭스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왜냐면 사람마다 추천된 영화나 드라마가 다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영화나 TV드라마 시청의 70%가 이 ‘추천엔진’에 의해 골라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갓 영화관에서 내려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모든’ 가입자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가입자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보다 독립 영화를 좋아하며 어떤 가입자는 뮤지컬을 좋아한다.
회사에서 비싼 값에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가져왔다며 영화 취향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가입자에게 ‘푸시’하면 역작용만 나타날 수 있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것(You may like)”이라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추천했는데 가입자는 다음날 바로 해지하는 일이 벌어진다.
넷플릭스는 이런일을 하지 않는다. 14년간 쌓아온 데이터에 의해 가입자 취향을 알고 있다. 가입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서비스로 보여준다.
이 같은 힘으로 현재 미국에서만 2700만의 가입자(글로벌 포함 3300만)를 확보했다.
포브스에서는 넷플릭스 가입자가 오는 2019년까지 4000만~5500만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하우스 오브 카드’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함으로써 넷플릭스는 유통 채널을 넘어 제작사로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사실 ‘하우스 오브 카드’에 1억달러를 투자한 결정도 넷플릭스의 ‘데이터’에 의한 것이었다.
회사측은 가입자들이 케빈 스페이시가 출연한 스릴러, 정치 드라마를 좋아하고 즐겨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2012년 하반기에는 북유럽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플릭시스 어워드‘를 만들어서 오스카 영화제에 대응하는 독특한 영화상을 만들 예정이기도 하다.
‘스트리밍 미디어’가 새 전쟁터
넷플릭스가 미디어 산업에 중요한 변곡점이 되고 있는 이유는 비디오 콘텐츠(영화, TV시리즈)를 소비하는 방식을 주파수(지상파)나 케이블, 위성의 전송 방식(Broadcasting)에서 ‘스트리밍(Internet Streaming)’으로 바꿔놓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미디어의 특징은 TV는 물론 태블릿, 스마트폰에서도 ‘원하는 시간’에 끊김없이 이어서 영화나 TV 시리즈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언제든지 인터넷에 접속해야 하고 다운로드 없이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서비스에 익숙해지니 미국 TV 드라마의 프리미어를 기다리지 않게 됐다.
스트리밍 미디어 중에서도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스트리밍’이 주류가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스트리밍 미디어’는 ‘방송’이 아니라는 점이다. 독자와 시청자가 정확히 누구인지 모르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과 시청자의 연령, 성별은 물론 취향까지 파악이 가능한 스트리밍 미디어는 큰 차이가 있다.
TV에 인터넷을 연결한 ‘스마트TV’도 결국 스트리밍 미디어 디바이스의 한 종류로 파악돼야 한다고 본다.
스마트TV의 본질은 앱을 다운로드받고 올리는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이 스트리밍 미디어를 모바일 디바이스처럼 ‘원할 때’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이 점차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늘어난다고 보고 이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넷플릭스는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안정화와 콘텐츠 투자에 앞으로 총 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이중 올해 9월까지 20억달러를 쓸 계획이다.
샌드바인의 조사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인터넷 데이터 사용률이 120% 정도 늘어났으며 전체 인터넷 대역폭의 무려 33%를 넷플릭스가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2년말을 기점으로 모바일 스트리밍이 DVD 렌털 시장을 넘었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 글로벌 미디어에 비해 취약한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넷플릭스는 최근 디즈니와 계약을 맺고 디즈니의 영화를 넷플릭스에 올릴 예정인데 이어 ‘헝거게임’ 등 블록버스터도 조기에 진입시켜 영화관, DVD, 넷플릭스로 이어오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넷플릭스는 최근 개봉한 영화는 거의 없는 것이 단점이다)
넷플릭스에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얼마나 삘리 볼 수 있는가 여부는 ‘돈’ 문제이고 ‘주도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넷플릭스가 계속 성장함에 따라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확보되고 기존 미디어와의 주도권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더 빨리 블록버스터를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가입자가 더욱 늘어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스트리밍 미디어는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다. 예를들어 ‘아이리스2’를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한다고 할때 어느 에피소드를 가장 많이 봤는지 누가 출연할때 시청률이 높았는지, 어느 지점에서 가입자가 가장 많이 시청을 중단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데이터는 결국 콘텐츠 제작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곳은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훌루(Hulu)’도 있고 기존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사에서도 태블릿 앱을 내놓으면서 서비스 하고 있다.
하지만 왜 넷플릭스만이 주목을 받는가? 가장 편하고 심플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스트리밍에 최적화된 이용자환경(UI)과 끊기지 않는 서비스가 넷플릭스를 받치는 힘이다.
훌루는 넷플릭스처럼 정기 구독료 기반의 유료 모델로 가야하는지(대주주인 뉴스코퍼레인션의 주장) 무료 기반으로 광고를 기반으로 가야 하는지(또 다른 대주주인 월트 디즈니의 주장) 방향을 못잡고 있다.
모바일 스트리밍 시장을 두고 넷플릭스와 경쟁하게될 상대는 기존 글로벌 방송사업자가 아니라 구글 ‘유튜브’와 ‘아마존’이 될 것이다.
유튜브는 현재 넷플릭스처럼 콘텐츠에 투자해 유료 채널을 만들 예정이며 아마존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유료채널 HBO도 ‘HBO Go’라는 브랜드로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유료 콘텐츠 운영 노하우가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
현재 뉴욕타임즈나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신문들도 자체 온라인 스트리밍 뉴스 서비스를 제작, 태블릿 등에서 서비스 하고 있는데 이 역시 ‘스트리밍 미디어’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스트리밍 미디어는 방송이 아니다.
스트리밍 미디어가 정착된다면 미디어를 소비하고 제작하는 문화도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 중심의 하드 비디오는 최대 15분짜리 소프트 비디오, 동영상 클립(Video Clip) 문화로 바뀐다. 이는 유튜브가 촉발한 문화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모바일 스트리밍 등 새 서비스가 부상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존 미디어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들이 강력한 기득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상파, 케이블, 통신사업자, 콘텐츠 사업자, 영화 제조사, 유통사, 언론사 모두 자신의 플랫폼과 콘텐츠를 중심에 두고 ‘모바일’을 확장 채널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새 미디어 서비스가 등장하지 못한다.
DMB, IPTV를 하기 위해 너무나 아픈 진통을 겪었기 때문에 2006년 이후 ‘모바일’ 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이 등장했음에도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새 서비스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네 영역에 침범하지 않을테니 내 것도 뺏지 말라”는 암묵적 동의가 생긴 것일까.
서비스도 이용자를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스마트TV에서 문제는 이 글 참조). 한국에서 출시된 기존 OTT 서비스는 네트워크 퀄리티와 UX 면에서 모두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사업을 할 수 있는 비전도, 경험도 없는 상황이이라고 보여진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Giving Viewers What they want)
TV,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는 공급자(방송사, 배급사, 케이블TV 등)가 원하는 스케쥴에 소비자(시청자)가 맞춰서 봐야했지만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선택권이 소비자에게 돌아온 ‘채널 민주화(Channel Democratization)’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오랫동안 개념으로 존재했던 ‘온디멘드 미디어(On Demand Media)’가 본격적인 출항을 알리고 있다.
넷플릭스와 하우스 오브 카드는 앞으로 글로벌 미디어 산업이 ‘스트리밍’으로 변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될 것이다.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의 시청 습관, 콘텐츠 유통 방식, 비즈니스 모델 등을 하나둘씩 바꿔나가고 있다. 스스로 진화할 줄 아는 기업이기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고 있으며 시청자들이 점차 그들의 방식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넷플릭스의 주가는 3월 5일 현재 181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미국의 어떤 글로벌미디어 그룹의 주가보다 높은데 CNN을 소유 중인 타임워너는 55달러, 지상파 ABC를 소유한 월트디즈니는 56달러, 폭스TV의 뉴스코퍼레이션은 30달러, 타임워너는 55달러를 기록 중이다.
‘스트리밍 미디어’의 개척자 넷플릭스는 이처럼 미국 시장에서 현재와 미래 가치를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이 글은 ‘인사이드 케이블‘에도 개제됐습니다.
글 : 손재권
출처 : http://bit.ly/XfuB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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