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단계를 봤을 때 앞으로 집중해야 할 부분은 `글로벌`입니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벤처펀드 투자처 가운데 내수기업 비중이 높다. 경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도 글로벌 기업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중국을 제외하고도 아세안 시장 잠재력이 크다”며 “우리 기업이 이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대표 출신으로 중국 금융전문가다. 정부가 방향을 잡은 세컨더리 펀드 시장 활성화에도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세컨더리 펀드는 엔젤·벤처캐피털이 보유한 스타트업·벤처 투자 지분을 매입한다. 엔젤·벤처캐피털 회수(Exit)를 도와 이들이 재투자에 나서도록 한다.
“벤처캐피털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회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벤처펀드 결성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회수규모는 2009년 이후 정체 상태입니다. 회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금융당국이 하반기 신설을 목표로 추진 중인 코넥스 시장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를 나타냈다. 정 대표는 “벤처캐피털 투자유치에 성공한 기업은 4~5년 후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며 “코넥스가 그 역할을 하게 되고, 이는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M&A 한계인 매수·매도 기업 간 가치(벨류) 차이를 코넥스가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다만 “코넥스 상장 인센티브를 과감하게 부여해야 한다”며 “시장 활성화가 필요한 만큼 참여자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기금과 대학·민간업체의 벤처펀드 시장 참여 부진 문제가 심각하다. 정 대표는 배경으로 이들 잠재투자자의 인식부족을 꼽으며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벤처투자에 소극적인 것은 고위험 투자자산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것이 아닙니다. 지난해까지 청산한 21개 자펀드 내부수익률(IRR)이 9.3%로 다른 투자처와 비교해 수익성이 뛰어납니다. 이 같은 성과를 적극 알려 출자 참여를 유도하겠습니다.”
정 대표는 벤처시장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투자 규모가 0.1% 수준으로 미국(0.22%), 이스라엘(0.66%) 등과 비교해 크게 낮다는 것. 정 대표는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혁신형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GDP 대비 벤처투자 규모가 미국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추가 재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으로 펀드 운용방향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관심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ICT정책은 의미가 크다.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를 모아 융합효과를 높이고 신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다”며 “ICT정책이 잘 작동되면 산업전반에 생산성을 높이고 ICT관련 사업 성장속도가 빨라져 그만큼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분석했다. 그는 차기 유망산업으로 게임·음악·영화 등 문화산업과 스마트폰 같은 디바이스 산업, 의료바이오, 빅데이터 산업을 꼽았다.
글 : 김준배 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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