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을 시작하기 전에 이 글을 미리 읽어두실 것을 권합니다. 소위 말하는 그루폰 서비스류의 소셜 커머스 서비스들의 특징이 아주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칼럼]한국 시장에도 소셜 커머스가 몰려온다 [ZDNet Korea]
칼럼과는 별도로 류한석 소장님의 몇 가지 첨언도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ZDNET 칼럼] 한국 시장에도 소셜 커머스가 몰려온다 [류한석의 피플웨어]
소위 말하는 소셜 커머스, 또는 미국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루폰 서비스는 아주 심플한 구조를 띠고 있으며 이 심플한 구조는 현재의 인터넷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충분한 유저들의 이해도와 유저들의 활동성이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류한석 소장님이 말씀하시듯이, 이런 류의 서비스를 ‘카피캣’이란 분류로 비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번 ‘오리지날이 없는 서비스 모음’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소셜허브, 오리지널의 빈약함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먼저 소셜허브류의 ‘오리지널과 연결하는 모음 서비스’의 경우 자체적인 수익모델을 발굴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으며 타 서비스에 의존하는 경향성이 두드러지면 자신의 포지셔닝이 희석되어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소셜허브는 ‘그저 편리함’ 정도 이상의 오리지널 서비스라고 부르기 힘듭니다.
하지만 그루폰 서비스를 완전히 베낀 국내 소셜 커머스의 경우 ‘오리지널’이 아니라는 비판은 피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돈을 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훨씬 검증 가능하다는 뜻이며 예측 가능하고 이런 서비스들이 그룹지어져 트렌드화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 안에서 움직이고 영업하는 사업자와 광고주, 그리고 유저의 경우 지역화 되어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이런 류의 서비스가 고귀한 ‘철학’이나 ‘지향성’ 따위를 갖고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일단 돈을 벌자’가 최우선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게 나쁘진 않습니다. 이 소셜 커머스 모델은 향후 다양한 서비스의 수익 모델로 결합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루폰 서비스 자체가 아예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서비스를 우리는 이미 어디선가 봐왔습니다.
PC통신 시절 여러 명이 모여서 같은 물건을 좀더 할인 받아 구매하는 ‘공동구매’라는 것을 경험해본 것입니다. 10명을 채우기 위해 친구들을 커뮤니티에 가입시켜 본 사람들은 이 소셜 커머스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수량 한정이란 기법은 홈쇼핑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손쉽게 볼 수 있는 심리 마케팅의 하나입니다.
하루에 한 가지만 파는 ‘원어데이’라는 시한제 판매 서비스 역시 우리가 충분히 겪어 보았으며 하루 정도 특별하게 깎아주는 기법은 이미 보편화 되어 있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50% 정도의 대폭 할인의 경우에는 현물이나 실물 제품의 할인율로는 너무 파격적이며 원가 개념을 생각해보았을 때 대부분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절반 가격을 실현하기 위한 갖가지 기법이 그동안 업계에서 시도되어 왔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상품을 생산하는 생산자들이 이 가격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소셜 서비스들은 ‘원가’가 낮고 ‘변동비’가 높은 상품군을 골랐습니다. 소셜 커머스의 대부분의 상품이 문화 예술 공연이나 음식점 등 서비스 상품인 이유입니다.
여기에 그루폰 서비스는 ‘수량 한정, 시간 한정’이란 조건에 ‘소셜’이라는 이름이 붙을 수 있는 요소를 접목한 것입니다. 바로 ‘판매’가 아닌 ‘홍보’와 ‘마케팅’이란 개념의 기업체 입장에서 ‘비용’으로 산정할 수 있는 항목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단순히 판매만 이뤄질 경우 ‘상품의 판매 수익’ 정도에서 그 성과가 측정될 수 있겠지만, 소셜 커머스의 경우 판매가 이뤄지는 과정을 웹상에 남겨둠으로써 ‘상품의 홍보 마케팅’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노린 것입니다. 이는 새로운 차원의 접근법으로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상품을 내놓는 것을 마치 경품을 내놓는 것 처럼 하는 것이고 소셜 커머스 서비스들은 이 경품을 공짜로 뿌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경쟁을 시켜 소셜 서비스를 통해 홍보를 진행하게 하고 ‘심지어’ 판매 수익까지 광고주(상품 제조사)에게 되돌려주니 3자가 모두 이득인 윈윈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은 것이죠.
물론 이런 서비스는 순수하게 몇 가지 아이디어가 조합된 형태여서 특별한 스킬이 필요하지도 않으며 독특한 차별화 포인트가 존재하기도 힘듭니다. 어제 이 블로그에도 달린 소셜 커머스 메타 서비스도 등장했군요.
제가 이런 카피캣 서비스를 주목하는 것은 버려져 있던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시장은 수년 전부터 제가 몇가지 시도를 통해 접근하려 했지만 사실상 온라인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시장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시장은 ‘미디어 시장’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네. 바로 소위 말하는 ‘광고 찌라시’, ‘광고 전단지’ 시장입니다. 특히나 ‘지역 특화 서비스’이기도 하구요. 조금 근사하게 말한다면 ‘하이퍼 로컬’ 시장입니다. 상품군 자체가 아주 특화돼 있는 지역 매장이 주요 포섭 대상이지요. 국내 이 분야 시장규모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2년 여 전에 개략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전단지 시장은 2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더군요.(근거는 묻지 마세요. 오프더레코드라..^^) 물론 효율성이 높은 온라인으로 이전될 경우 1천억 원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겠지만 구태의연한 영업방식이 온라인으로 넘어오면 이 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불보듯 뻔합니다.
하이퍼로컬 미디어와 하이퍼로컬 쇼핑의 새로운 결합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는 말이었습니다. 야후!의 거기 서비스를 비롯한 지도 기반의 지역 정보 서비스들은 플랫폼과 컨텐츠로 접근했으나 너무 광범위한 지역을 커버하느라 세심하게 챙겨야 하는 롱테일 시장부터 건드리기 힘들었습니다. 수많은 정보가 있지만 역시 이 정보가 ‘가치’를 생산한다거나 그 가치의 선순환이 이뤄지지도 않았습니다. 그 안에 ‘신뢰’라는 장치 역시 아직 미진합니다.
1인 미디어, 마이크로 미디어의 미래는 어쩌면 이 소셜 커머스와의 결합에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저 처럼 세상을 콘텐츠 생산자에 대한 가치 선순환 구조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 소셜 커머스 시장은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었다고나 할까요.
소셜 미디어는 물론, 하이퍼로컬을 지향하는 마이크로 미디어들은 이 수익모델을 눈여겨둘 것을 권합니다.
* 어제 보니 티켓몬스터가 상표권 등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서비스부터 시작하는 바람에 상표권을 포기해야 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더군요. 얼렁뚱땅 사업을 시작한 사업자나 상표를 날쌔게 가로챈 상표권자나 둘 다 어처구니가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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