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을 통한 과학교육이 가능할까?

사이언스 지니우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GZA from rapgenius.com
사이언스 지니우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GZA from rapgenius.com

뉴욕의 유명한 힙합 그룹으로 우탕클랜(Wu-Tang Clan)이라는 친구들이 있다. RZA, GZA, 메소드맨(Method Man), 래퀀(Raekwon) 등이 소속되어 있는데, 현재 최고의 힙합 그룹 중의 하나로 꼽힌다. 갑자기 교육과 관련한 카테고리의 글에 힙합 그룹의 이야기를 쓰니까 생뚱맞게 느껴지지만, 최근 이들이 멋진 시도를 한 것이 PBS에서 뉴스화가 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탕클랜의 멤버인 GZA는 그들의 히트곡 중에서 C.R.E.A.M (Cash Rules Everything Around Me)이라는 곡을 개사해서 과학과 기술, 공학과 수학과 관련한 랩을 만들었다. 이런 시도는 컬럼비아 대학 사범대학(Teachers College of Columbia University)의 도시과학교육센터의 조교수인 크리스토퍼 엠딘(Christopher Emdin)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힙합을 이용해서 과학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는 제안을 GZA에게 하였고, GZA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여서 시작을 하게 되었는데, 특히 소득이 낮고 과학과 기술에 대해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 이런 주제에 대해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들은 힙합을 이용해서 과학을 전파하는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사이언스 지니우스(Science Genius)라고 명명하였다.

초기의 실험이 성공하자, 이들은 뉴욕시의 10개의 고등학교와 파트너십을 맺고 보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는데, 특히 학교에서 자신들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커다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뉴욕의 고등학교에서 특히 흑인들과 저소득층이 많은 곳에서 아이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적극적으로 만드는데 힙합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힙합을 사랑하기에 교실에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여기에 교육적인 주제를 결합시켜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학교 교실에서 자연스럽게 랩 배틀(rap battle)이 벌어지는데, 랩에 교육적인 요소들이 들어있다. 실제 영상에서도 나오지만,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문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의 랩을 들으면서 그런 재능을 실제 교육과 연결시키는 것이 나이 든 기성세대에게는 상상조차 어려운 것일지 모르지만, 젊은 아이들의 세대에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은 법. 이런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는 우탕클랜의 GZA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GZA는 자기 자신이 10학년(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에서 학교를 중퇴하였기에 배움에 대한 열망이 있었는데, 힙합이 이것을 도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는 과학적인 개념을 신선하면서도 박자감각이 있는 운율과 결합시킨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에는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사랑했던 그의 취향과도 관련이 있다. 어찌보면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고, 사뭇 이질적으로까지 생각되는 과학과 힙합. 이들의 아름다운 만남이 어쩌면 미래의 교육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교훈을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듯하다. 윤미래와 타이거JK, GD 등 스타들과 함께 엠넷에서 이런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시켜 보면 어떨까?

PBS 뉴스 클립을 아래 임베딩한다.

Watch Songs for Biology: Students Write Hip-Hop to Learn Science on PBS. See more from PBS NewsHour.

참고자료:
Songs for Biology: Students Write Hip-Hop to Learn Science
GZA – Science Genius 12.12.12 Speech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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