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분석 및 컨설팅 전문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2010년 연간 IT 지출 규모를 고정환율 기준으로 1조 5,1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야별로 보면 하드웨어 부문 지출이 11% 증가한 6,24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고,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지출은 각각 4%와 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IT 시장 성장률은 지난해 마이너스 4%에서 올해 5%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고,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서유럽 지역의 IT 지출은 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예상 증가율은 0.5%에 불과하다. IT 지출 반등세가 가장 두드러졌던 곳은 BRICs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으로, 중국이 21%, 인도가 13%, 브라질이 14%, 그리고 러시아가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IDC는 ‘올해 상반기 성과에 힘입어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들은 여전히 신규 및 장기 IT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있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긴급사태에 대비한 대책을 세워두고 있으며, 향후 12개월 동안 프로젝트들의 중단 현상이 증가할 가능성과 더불어 더블딥의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는 것이 IDC의 설명이다.
이러한 경계 태세는 최근 서유럽의 재정위기, 정부의 경기부양 지출 감소추세,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의 여전히 높은 실업률 등 경기회복을 불확실하게 하는 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를 거쳐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징후가 있음을 많은 경제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 전망을 단기적으로 봤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IDC의 IT 시장 분석가겸 경제학자인 안나 토체바(Anna Toncheva)는 지적한다. “유럽의 금융위기와 정부의 긴축재정 정책이 미국 및 일본 등 현재 경기가 불안정한 국가들로 파급될 수 있는 가운데 기업 신뢰도와 주식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며 금융 부문에 또 한 차례 공황이 닥칠 가능성도 아직은 배제할 수 없다.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에 추가적인 개입 정책을 고려한 정부의 의지와 능력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 이라고 덧붙였다.
IDC는 IT 지출과 경제 성장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최소 40년간의 통계와 기타 수집된 정보를 근거로 한 시나리오 모델을 이용하여, IT 시장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우려되는 더블딥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2010년 IT 시장 성장률은 사실상 1% 미만이 될수도 있다고 전망된다. 반면에 보다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토대로 할 경우, 기본적인 예상 성장률은 6%로 내다보고 있다.
스티븐 민턴 부사장은 “현재 우리는 강력하고도 서로 상반되는 두 영향력하의 상반된 시나리오 사이에 있다. 금융위기를 통해 억압되었던 IT 투자 수요는 2010년 상반기에 뚜렷한 회복세를 촉진하며 2011년까지 호황이 지속될 것이란 희망을 안겨 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유럽 재정위기의 심화, 미국 주식시장의 불안에 따른 국제 경제에 대한 잠재적 신뢰감 상실이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하고, ”향후 3개월의 결과에 따라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향후 3개월간 IT 공급 기업들은 단기적 수익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파악함으로써 그에 따른 적절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