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전 직장에서는 리더십의 덕목으로 scarcity mindset을 강조했다.
‘scarce라는 말은 부족/결핍을 말하는 부정적인 단어인데, scarcity mindset이라니… 이건 나쁜것 아닌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요즘 주변의 직장인들을 보면 참으로 우리나라의 리더들에게는 scarcity mindset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시키는대로 뭐든지 하던 예전의 한국 경제에서는 모든 것이 무제한 가능한 것 처럼 보였다. 모든 산업이 두자릿수 성장하고,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모두 높은 성장률로 늘어나고, 모든 사람들이 직장에 충성하고 승진하던 이전의 대한민국에는 scarcity mindset이 분명 부정적인 의미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Scarcity vs. Abundnace
scarcity mindset 이란 limited resource 를 말한다. 자원이라는 것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같은 직장인들에게 자원이란, 시간, 돈, 사람, 지식, 능력 등을 말한다.
abundance mindset은 unlimited resource 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세상에 부족한 것은 없고, 뭐든지 다 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다. 시간, 돈, 사람, 지식, 능력 등은 늘리면 늘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
첫번째 scarcity mindset 은 전략적 사고와 비슷하다. 전략이라 함은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하나를 포기하는 것을 말한다. 대신에 선택한 것에 대해서 집중하는 것이다. scarcity mindset 을 가진 사람은 한정된 자원 안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사고관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두번째 abudnace mindset 은 can-do mindset 과 비슷하다. 항상 긍정적으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아서, 긍정적 세계관과 사고관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일 수록 abundance mindset 이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것에 도전하고, 세상의 모든 것들을 이룰 수 있다는 마음가짐은 혁신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요즘의 한국은 조직의 리더들이 abundace mindset을, 젊은 사람들이 scarcity mindset을 가진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젊은 사람들일수록 공무원, 대기업과 같은 안정성에 대한 지향이 더 강하고, 나이드신 분들이 오히려 예전의 경제를 못 잊으셔서 그런지 과감하신 경우가 종종 있다.
Balance
조직 안에서 한 사람이 두가지 사고방식의 밸런스가 중요함은, 그 사람이 리더의 레벨에 오르게 되면 수십배 더 커진다. 훌륭한 리더일 수록 자신의 자원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전략적 선택과 can-do mindset을 가지고 장애물에 도전하는 것 사이에서 명확한 판단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scarcity mindset 이 부족한 리더 밑에서 일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다.
나의 부하직원들이 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무턱대고 일을 던져 놓는 사람들이 있다. 그 경우의 로직은 그것이 해야만 하는 일이고, 옳은 일이기 때문이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하나 버릴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다 해야 한다는 식이다. 밑에 있는 사람들은 죽을 노릇이다. deadline 하루 전에 갑자기 방향을 선회하여 모든 내용을 바꾸면서, 꼭 해야만 한다고 사람들을 쪼아댄다.
그들의 특징은 그러한 무리한 결정을 내리기 바로 전까지 결정을 미루고 미룬다는 것이다. 즉, 자원이 처음부터 그렇게 한정적인 것은 아니었는데, 시간과 돈과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체력이 거의 바닥에 다다랐을 경우에 무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더 빠른 결정 (early judgement)가 있었더라면 그렇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만약 리더가 이렇게 scarcity mindset을 가지지 않고, 계속 무리한 방식으로 자신의 리소스를 남용하게 되면,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를 떠날 수 밖에 없다. burn out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렇게 행동하는 리더들의 마인드 속에는 결국 자신이 부리는 리소스는 무제한적이라는 abudance mindset 이 있는 것이다. 즉, 나의 리소스인 사람과 시간과 돈은 얼마든지 새롭게 채워 넣을 수 있다는 믿음이다. 돈만 주면 사람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고, 계속 늘리면 사람의 능력과 인내심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컨설턴트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가 바로 자신의 클라이언트들의 능력과 한계를 무시하는 경우이다. 이것 저것 다 제안하고, 고객사에게 당신들은 이것들을 다 할 수 있다, 아니, 꼭 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경우이다. 아직 고객사의 자원 수준은 그들의 제안을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경우에도 고객사의 리더들이 어느 정도의 scarcity mindset을 가지고 컨설턴트들을 다그칠 필요가 있다.
Leadership without scarcity mindest
나의 경험상으로는 한명의 제대로 된 리더의 중요성이 너무나 큰 회사일 수록 scarcity mindset을 강조한다. 금융업이 전략적 마인드나, scarcity mindset이 더 강할 것 같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다. 그 산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이고, 인력들은 돈만 있으면 교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들을 구하기 어려운 제조업이나, 한명의 리더가 너무 소중한 산업일 수록 scarcity mindset이 더 강하다. 예컨대 외부에서 절대로 인재를 데려오지 않는 회사, 즉 철저한 내부승진의 원칙이 지켜지는 곳일 수록 리더들은 scarcity mindset이 더 강하다. 한명의 리더를 키우는데에는 십수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중간에 그 사람이 나가버리면 조직에는 치명타다. 외부에서 인재를 빈번하게 데려오는 회사, 즉, 돈만주면 외부에 좋은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을 가진 회사일수록 리더들이 scarcity mindset을 기르기 어렵다. 중간에 한두명 나가는 것은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Resource plan의 중요성
scarcity mindset은 곧 전략적 사고이기도 하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이기도 하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 내 생각을 대신 execution 해 주는 사람들의 능력이 한정적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원이 풍족하지 않았던 (scarce 했던) 조직에서 자원이 점점 더 풍부해지는 경우가 아니라, 부족하지 않았던 조직이 점점 자원이 부족 (scarce) 해지는 경우이다. 조직의 리더들은 여전히 abudance mindset으로 조직을 운영하지만, 사실상 그 조직의 자원은 예전만큼 풍부하지 않다.
그렇지만 위의 두 가지가 자신이 가진 resource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 경우를 전제로 한다. 자신이 가진 자원과 능력을 과소평가 혹은 과대평가하는 순간 전략적 사고는 소극적 행동으로 전락하고 can-do mindset 은 만용과 오판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모든 것은 자신의 resource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훌륭한 리더일 수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resource plan을 주기적으로,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지금 당신 조직의 자원에 대해서 당신은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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