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주십니다. “임대표님 보고 있으면 참 신기해요. 정말로 하시는 일을 사랑하는 것 같애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빈말이 아니라 돌이켜보면 저는 정말로 제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안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또 자연스럽게 성과가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또 간혹 제게 “임대표님은 5년 후, 10년 후에는 무엇이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으세요?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엇인가요?” 라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것에 대한 대답은 “잘 모르겠어요…” 입니다.
요즘 종종 ‘나는 왜 이 일을 사랑할까? 나는 왜 일을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곤 합니다. ‘최고의 수익을 내는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되기 위해서?’ 그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목표는 저의 열정을 이끌어내지 않습니다. ‘최고 혹은 최대의 VC를 만드는 것?’ 이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별로 감흥이 없어요.
‘이 일을 왜 사랑할까’라는 질문은 결국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왜 기대되고 흥분되는지’를 물어보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하는 벤처투자라는 일은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아름다운 곳’으로 만든다고 믿기 때문에 이 일을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는 것만큼 보람되고 행복한 일은 없는 것 같거든요.
제가 옛날에 적은 ‘임지훈 소개‘라는 글에도 적었지만, 솔직히 제가 어렸을 때부터 벤처투자자(VC)가 되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남들이 멋지다고 하는 곳들을 기웃기웃 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남들이 최고로 멋지다고 하는 곳들을 다녀도 제 목마름, 갈증은 해소되지 않더라고요.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싶었던 것일까에 대해서 YES가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벤처투자를 하면서는 그런 갈증이 해소 되었습니다. ‘나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구나.’ ‘세상의 혁신을 만드시는 기업가분들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너무나도 의미 있는 일이구나’라는 것을 항상 느낍니다.
벤처투자자가 투자하고 수익을 내는 직업이지 무슨 ‘아름다운 세상’ 타령이냐고요? (위험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전 벤처투자가 금융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역량 있는 인재들이, 기업가분들이 세상을 바꾸실 수 있도록 작지만 도움을 주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사실 은행에 가면 돈을 빌려주지 않습니다. 굳이 빌려준다면 담보와 연대보증을 요구하죠. 그런데 저희는 ‘가능성’을 보고 투자합니다. 함께 ‘리스크’를 지고 성공하면 성공을 함께 향유하며, 실패하면 저희는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립니다. 그리고 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분들이 성공하실 수 있도록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도와드립니다.
그런데, 이런 역량 있는 기업가/인재분들이 창업을 해서 혁신을 만들어내야지만 세상이 아름다워진다고 믿습니다. IT기술의 발전이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을 높인다고 믿습니다. 그러니깐 어떻게 보면 저희는 벤처기업,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죠.
너무 거창한가요? 손발이 오글오글하나요? 근데 전 정말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카카오톡이 있던 세상과 없던 세상을 한번 생각해보면, 대한민국 내에 소통이 얼만큼 많아졌나요? 그로 인해 더 ‘연결’된 세상에서 외로움을 덜 느끼고 살고 있진 않나요? 전 진심으로 카카오톡은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기술/서비스들을 보면 내 삶을 많이 개선시켜주고 있지 않나요? 전에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는 편하게 살고 있지 않나요?
그렇기 때문에 전 능력있는 기업가/인재분들이 더 많은 ‘혁신’을 만들어 내면 좋겠습니다. 초특급 A급 인재들은 대기업에서 수 천명 수 만명 중의 한 명으로 주어진 일만 할 것이 아니라, 삶을 더 좋게 만드는 제품/서비스/기술을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것을 제가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세상에 혁신이 더 많아질 것이고, 그 스타트업의 성공 여부와 관계 없이 대기업들도 더 긴장해서 ‘고객/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 더 집중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혜택은 end user들이 누릴 수 있는 것이겠죠.
또한, 좀 큰 얘기지만, 소수의 대기업이 모든 제품/서비스를 독점하는 시장보다는 많은 혁신들이 많은 강소기업들에서 나오는 것이 국가 경제차원에서도 훨씬 좋다고 믿습니다. 분권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사실 실업 문제를 포함한 많은 것들이 한결 좋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근원적인 ‘신념’을 갖고 일하기 때문에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투자 한 건 해서 얼마 벌었다가 아니라, 나를 통해서, 케이큐브를 통해서 세상이 더 좋아질 수 있다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를 계속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숨어 있는 초특급 A급 인재분들이 울타리에서 벗어나서 혁신을 만드시는 것에 대한 ‘부담’을 제가 줄여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결국 더 많은 혁신이 나올 것이고, 그러다 보면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매일 새벽에 기쁜 마음으로 눈이 떠지는 것 같습니다.
“Heal the world, Make it a better place”
글 : 임지훈
출처 : http://www.jimmyrim.com/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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