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으면 글이 써지지 않는다. 즉 찬란하게 빛나는 멋진 생각들이 머릿속을 한 가득 채우고 있더라도 글은 써지지 않는다. 일초에도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오는 마음을 다잡고, 뭔가를 쓰려면 한 가지 생각만이 나야 한다. 이런 생각을 글로 옮겨 볼까? 저런 아이디어를 좀 풀어 볼까?하는 마음은 모니터에 한 문장을 채우지 못하고 지우는 일을 반복하게 한다. 말하자면 글쓰기에서는, 수많은 멋진 생각을 공평하게 대하는 마음보단, 볼품없는 아이디어를 글로 만들어내겠다는 치우침이 매우 중요하다.
되먹임 혹은 피드백(feedback)이라고 하는 것은 제어가 들어가는 공학분야에서 많이 사용된다. 제어에서는 입력값을 기준으로 출력을 일정하게 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부의 피드백(negative feedback)을 주로 사용한다. 부의 피드백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경우는 바로 에어콘이다. 에어콘은 사용자가 설정한 온도보다 실내가 추워지면 가동을 멈추고, 반대로 실내가 더워지면 냉방을 시작한다. 즉 부의 피드백을 사용하면 일정한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양의 피드백의 경우는 출력이 커지면 커진 출력 때문에 더욱 출력이 커지거나, 출력이 작아지면 작아진 출력 때문에 출력이 작아지는 경우다. 대표적으로 커피숍에서 사람들이 대화를 하면서 다른 테이블의 대화 소리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고, 이런 목소리 증폭 현상 때문에 커피숍이 시장통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양의 피드백은 시스템이 내는 출력을 최대화하거나 점점 줄이기 때문에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때가 있다.*
부의 피드백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물론 현상 유지가 시스템의 목적이라고 한다면, 부의 피드백은 상당히 효과적이다. 하지만 뭔가 상태를 바꾸고 싶은 경우에, 부의 피드백은 효과적이지 않다. 점진적으로 설정값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그 변화의 속도가 느릴 수 있다.
양의 피드백은 작은 교란으로도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시스템의 목적이 안정성이라면, 양의 피드백은 맞지 않는다. 하지만 시스템이 불안정해지더라도 뭔가 방향성을 갖고 빨리 움직이려면 양의 피드백은 상당히 효과적이다.
* ‘눈먼 시계공’에서 참조
글 : 신승환
출처 :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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