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미래와 혁신을 탐구하다, Next Conference 2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스파크랩 벤처스(SparkLabs, 이하 스파크랩스)가 주최하는 넥스트 컨퍼런스(NEXT Conference)가 지난 14일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이 날 컨퍼런스에서는 세계적인 석학부터 투자자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떠오르는 별 등 한 자리에 불러모으기 힘든 해외 패널들이 모여 개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미래와 혁신에 대해 탐구하고자 개최된 넥스트 컨퍼런스 현장을 간략하게 옮겨본다.

[스케치] 혁신과 미래, Next Conference 1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5. 리테일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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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의 미래(Future of Retail)세션에서는 라쿠텐 그룹의 CIO및 최고기술책임자를 맡고 있는 조나단 레빈, 불과 11개월 만에 13,000개 지점을 설립한 Tictail의 CEO겸 공동창업자인 칼 월드크란드, 그리고 Glamour Sales China(魅力惠)의 CEO인 티보 빌레가 이커머스의 스토리텔링과 개인화된 소비 경험 제공, 그리고 급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커머스에 대한 담론을 나누었다.

티보 : ‘우리는 온라인 스토어일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가치를 제안하는 하나의 미디어다’라는 자세로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에 정성을 들였다.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에는 우리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를 고객들에게 제공함은 물론 온라인 고객상담과 같은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도 이루어진다.

조나단은 스토리텔링 전략에 대해 라쿠텐의 쇼핑몰 플랫폼에 블로그를 결합시킨 사례를 들었다. 이 블로그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하는 계란을 낳은 닭이 언제 태어나서 무엇을 먹으며 자랐나와 같은 소소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판매 제품을 활용한 각종 요리 방법 등의 다양한 정보들을 함께 제공함은 물론 동영상 리뷰 작성 기능의 접목 등이 매우 성공적인 시도였다고 말했다.

칼은 이케아의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앱을 고객과의 소통을 기술로 구현시킨 훌륭한 사례로 들었다. 고객들을 이케아의 앱을 이용하여 직접 가구를 자신의 방이나 거실 등 생활공간에 배치해 볼 수 있는데, 그는 이러한 고객과의 양방향 상호작용이 바로 차세대 이커머스 분야가 중점적으로 추구하게 될 비즈니스 모델일 것이라 내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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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커머스의 동향 및 대응 전략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이어졌다.

조나단 : 일본의 모바일 커머스는 여러가지 면에서 한국의 상황과 유사하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트렌드가 급속히 변화하면서 이커머스는 큰 변혁기를 맞이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객들이 모바일 구매 액션을 취하기 까지의 과정을 굉장히 쉽고 간편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디바이스에 상관 없이 모바일과 웹을 넘나들며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구매 경험이 연동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티보 역시 ‘내년에 60-70퍼센트의 수익이 모바일에서 나와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아시아 시장은 정보 인프라가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빨리 발전하기 때문에 매우 흥미로운 시기라고 말했다.

 

6. 앤드류 킨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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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킨은 현재 테크크런치의 인기있는 쇼인 “Keen On“의 호스트 및 CNN의 해설자이자 정보 기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강의와 저술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의 책 “Cult of the Amateur(인터넷이 우리 문화를 어떻게 죽이고 있는가)”와 또 다른 저서 “Digital Vertigo“에서 그는 첨단 정보 기술이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여러 부작용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날 앤드류 킨의 스피치 주제 역시 정보통신기술의 뒷면과 역설을 다룸으로서, 첨단 기술이 보여주는 장미빛 미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다.

첫번째로 그가 화두로 삼은 주제는 콘텐츠 비즈니스다. 그는 각종 소셜 미디어와 여타 서비스들이 수익모델로 이용하고자 노력하는 온라인 광고는 실패한 것이라고 보며, 콘텐츠 비즈니스를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가격을 설정하되 이를 무료로 배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당장의 온라인 광고 유치를 위한 무분별한 콘텐츠의 보급은 전체 콘텐츠 시장의 질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은 물론 의미없는 정보의 범람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음악 시장은 업계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가격을 설정하고 투입된 생산자의 노력이 인정받아야 함을 강조하였다.

두번째로 앤드류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소셜 미디어와 빅데이터가 초래하는 개인 정보에 대한 위협과 개인 공간의 부재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하였다.

과거 5년간 실리콘 밸리는 이 ‘소셜’이라는 것에 엄청나게 집착해왔다. 우리의 데이터를 사람들에게 나눠주자, 뭐든지 보여주고 공유하자.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잃어가고 있으며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의 자국민 감시 스캔들에서 알 수 있듯 우리의 데이터들은 모두 수집되고 있다.

협업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지면서 너나할 것 없이 협업이 낼 수 있는 성과를 강조하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앤드류는 ‘이제는 그 누구도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환상 중 하나는 무엇이든 나누고 공유할수록 더 나은 혁신을 이뤄낼 수 있으리라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사색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현대인들에게 절실함을 강조하였다.

스티브 워즈니악은 협업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의 창고에 혼자 틀어박혀 밤을 새며 애플을 만들어 냈다. 정말 중요한 것을 만들어 내고 그를 통해 역사를 바꾸는 사람들은 바로 자신의 시간을 가진 사람들이며, 혼자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7.  성장의 엔진역할을 하는 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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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엔진역할을 하는 도시들(The Ultimate Accelerators: Cities as Engines of Growth)세션에서는 토론토대학교, 뉴욕대학교의 교수이자 도시와 도시계획에 기여하는 세계적 미디어 사이트인 The Atlantic Cities의 공동 설립자인 리차드 플로리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이사로서 서울에서 6년간 지내온 리차드 돕스, 그리고 뉴욕 파트너십 펀드의 회장 겸 CEO인 마리아 갓쉬가 첨단기술과 도시계획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돕슨 : 내가 흥미를 가지고 주시하고 있는 도시들 중 하나가 바로 중국의 텐진이다. 베이징 근처의 이 도시는 대도시에 속하지 않는 2선 도시에 불과하지만, 이 도시의 GDP는 놀랍게도 스톡홀름의 GDP와 같다. 2025년에는 스톡홀름의 두 배, 세 배가 되거나 아예 스웨덴 전체의 GDP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다. 도시혁신을 이야기할 때 대도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런 경쟁력있는 2선 도시들이 가진 성장동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마리아는 마이클 블룸버그 현 뉴욕 시장이 만들어낸 여러 성과들에 관해 언급하였다. 뉴욕은 ‘마이클 블룸버그’라는 혁신의 아이콘이 지난 12년간 시장으로 연임하며 장기 플랜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 도시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블룸버그가 12년간 이끌어온 뉴욕시의 IT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뉴욕시 정책 및 전략계획실은 하루 1TB에 해당하는 엄청난 정보를 수집, 분석해 나가고 있고 정보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시 행정에 접목시켜 나가고 있다.

이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의 한 예로 뉴욕은 지난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의 범죄율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금융과 미디어 산업이 강세였던 도시의 특징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기술과 기업가정신을 강조하며 도시 안에 신-구 산업들간의 밸런스를 맞춰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초 뉴욕시는 ‘우리는 뉴욕에서 만들어졌다(We are made in NY)’라는 캠페인을 통해 900개의 기술 기반 벤처회사들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뉴욕의 도시혁신 사례에 이어, 서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도시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으며 세 명의 패널들은 공통적으로 ‘개방성’과 ‘다양성’을 강조하였다.

플로리다 : 아시아 국가들의 도시규모는 상당하며, 인프라 역시 훌륭하게 구축되어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오게 하는 것, 그리고 거리에서 각종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도시가 만들어낼 수 있는 혁신이다.

마리아 :  특히 서울의 혁신 속도는 놀랍게 빠르다. 뉴욕과 비교했을 때, 와이파이 하나만 봐도 서울의 인프라 구축 속도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사회기반시설이 모두 완비되면서 이제 다양성과 개인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혁신이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이 많은 변화의 흐름 속에도 한국이 놓지 말아야 할 산업은 제조업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주요 기업들도 제조 공정을 중국에서 다시 자국으로 옮기는 추세이다. 기존의 강세를 보이던 산업을 죽이고 다른 산업의 발전을 위해 너무 강하게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기존 산업과 새로 발전하는 산업이 어떻게 밸런스를 맞춰 나가는지가 중요하다.

돕슨 : 사실 실리콘밸리는 스탠포드덕에 형성될 수 있었다. 페이팔 마피아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 서울이 당면한 도전과제 중 하나가 같은 회사를 나오거나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인재들이 공동체(alumni)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인데, 훌륭한 인재 풀(pool)이 끊기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패널들은 최근 한국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대체로 공통된 견해들을 밝혔다. 마리아는 뉴욕의 경우 정부는 단지 다방면으로 정책을 지원할 뿐, 실질적인 프로젝트의 수립과 수행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손에 맡겨져 있음을 사례로 들었으며, 돕슨은 한국 정부의 상명하달식 정책 수행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돕슨 : 한국은 이제까지 상명하달식의 발전모델을 고수하면서 훌륭한 경제성장을 이뤄냈지만, 최근 10년만 보아도 이제 더 이상 그런 식으로는 혁신이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도시가 제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회 객체를 지원하는 것이다.

 

8. 클라우드 컴퓨팅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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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컴퓨팅의 혁신(Trends in Cloud Computing)세션에서는 이인식 Rembrandt Venture Partners 제너럴 파트너, 세일즈포스닷컴의 부사장이자 세일즈포스닷컴 재팬 CEO로 재직 중인 에이지 우다, 이한주 호스트웨이 공동창업자가 세일즈포스닷컴의 성과, 클라우드의 보안성 그리고 최근 클라우드 관련 이슈에 관해 패널 토론을 벌였다.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세일즈포스닷컴이 일본에서 이룬 성공은 앞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에이지는 일본에서 세일즈포스닷컴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로 일본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꼽았다.

에이지 : 우리는 일본 정부와의 프로젝트를 훌륭하게 완수했고, 이것은 하나의 방아쇠가 되어 많은 민간 기업들이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서비스 비즈니스로서 레스토랑과 비교할 수 있다. 고객들은 재료를 살 필요도 없고, 직접 요리할 필요도 없으며, 설거지를 할 필요 또한 없이 그저 음식을 먹고 즐기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바로 이런 것이며, 이것이 내가 일본 정부와 대기업들을 설득할 때 자주 했던 말이다.

패널들은 또한 클라우드의 보안에 관련된 여러가지 걱정이 기우에 지나지 않는 것일 뿐더러 실제로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가 보안에 투자하는 비율이 일반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에 비해 훨씬 큼을 강조하였다.

이한주 : 클라우드는 보안성이 약하다는 이야기는 넌센스라고 생각한다. 클라우드가 보안을 잃을 때의 리스크는 측정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나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천문학적인 금액과 인력을 보안 하나에 투자한다.

 

9. 모바일의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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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컨퍼런스의 마지막 세션인 모바일의 혁명(Innovations in Mobile)에서는 샤오미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빈 린과 널리 알려진 오픈 소스 운영 체제 우분투의 디자인 팀을 맡고 있는 이보 위버스, 그리고 삼성전자 R&D 전무인 이인종 박사가 앞으로 모바일 분야에서 일어날 혁신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이인종 : 최근 모바일 혁신에는 두 가지 트렌드가 있다. 그 중 하나가 클라우드인데, 이제 사용자는 어떤 데이터도 폰에 남길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두번째는 바로 이 클라우드 서비스가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완벽한 보안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문제이다.

빈 린은 혁신을 위해서는 R&D가 필요한데, 이는 원가절감이라는 기업의 중요한 목표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많은 난관에 부딪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는 원가절감의 개념에 대해 모두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며 샤오미가 유명해진 이유는 저렴한 가격보다 제품의 높은 품질 때문이었으며, 이를 위해 온라인 판매, 소셜 네트워킹을 이용한 저렴한 마케팅 방식, 그리고 한 제품의 제품주기를 최대한 길게 책정하는 방식이 혁신과 경쟁력있는 가격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데 큰 도움을 주었음을 사례로 들었다.

패널들은 앞으로 모바일 분야에서 일어날 혁신에 대해 PC의 시대는 끝나고 모바일 디바이스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며, 카메라가 스마트폰에 결합된 것처럼 스마트폰이 발전 및 통합시킬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내다 보았다.

이보 : 앞으로 나타날 세대는 모든 모바일 디바이스를 자연스럽게 다루게 될 것이다. 인터랙션 디바이스는 우리가 더 발전시켜야 할 매우 중요한 영역이며, 모바일 디바이스와 PC간의 경계는 갈수록 흐릿해질 것이다. 우리는 지금 큰 변혁기 앞에 서 있다.


이 날 컨퍼런스는 국내에서는 쉽게 만나보기 힘든 해외 저명인사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혁신에 대해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 모든 패널들이 한 목소리로 말했듯 지금은  무궁무진한 기회들이 가득한 변혁기이며, 이는 우리가 다음 혁신을 만들어 낼 여러 전망있는 스타트업들을  주목해야 할 시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혁신은 무엇인가, 다음 넥스트 컨퍼런스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도유진 youjindo@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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