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사고 커뮤니케이션, 일반 기업 위기관리와 다른 특이점들

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28573791@N08/432234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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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 관련 아시아나항공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발견한 몇 가지 특이점들을 정리해 본다. 일반 기업 위기관리와 다른 점들이나 차이가 나는 점들이 중심이다. 몇 가지 대표적인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1.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2. 알아도 말하지 않아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3. 대정부 관리가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4. 대탑승객 관리가 그 다음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5. 정보 진공으로 인한 루머와 가상 시나리오들과 싸워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6. 시간이 약이 될 수 있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항공사와 그 업계, 그리고 사고관련 특성과 연관 된 위기관리상 특징이 아닌가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일반적으로 항공기 사고는 조종사와 승무원들 그리고 탑승객들의 사망률이 커서 사후 사고 원인에 대한 파악이 힘들거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의 경우 대부분이 무사한 상황에서 사고 상황에 대한 정보를 입수 분석하기는 상대적으로 용이한 상황으로 보인다. (초기 항공사의 조종사 면접 접근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직후라도 직간접적인 상황 파악에는 조종사 사망보다는 훨씬 쉽다)

기타 여러 가지 기계적 도움을 받아 전문가들이 내부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사고 원인과 상황 브리프가 존재할 수 밖에 없고, 존재해야 맞다. 하지만, 이 것이 모두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주제는 아니다. 국제 규정에 의해서도 사고 발생 당시 해당 항공사가 무분별하게 정보를 유출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상당부분 제한 받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해당 항공사가 해당 사고 원인이나 기타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처럼 비추어 지는 것. 이 부분이 곧 알고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함이다. 상당한 딜레마. 현재 해당 항공사는 정부의 발표 내용만을 가지고 기자들에게 답변을 한다. 이도 이러한 제약을 극복해 보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2. 알아도 말하지 않아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일반 기업들의 경우 알면서 말하지 못하는 경우보다는 알면서 말하지 않는 팩트들이 더 많다. 주로 자사가 유죄(guilty)로 인정될 수 있는 팩트들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거나 로우 프로파일 하곤 한다.

항공사의 사고관련 위기에 있어서도 추후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거나, 사고의 책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모든 팩트들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특히 법무그룹과 보험그룹의 조언이 상당 부분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주축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 통제는 기본이다.

문제는 일반기업의 경우 불리한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유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이야기해 초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밸런스를 맞추어 주어야 하는데. 항공사는 이 또한 불가능해 보인다. 즉, 함부로 이야기하기 힘든 이슈들이 일반 기업들에 비해 많다는 것 – 홍보그룹이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는 이유.

 

3. 대정부 관리가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국적항공사 위기관리의 주체는 얼핏 보면 항공사로 보이지만, 좀더 들여다보면 국토교통부가 정이되고, 외교부가 부가 되는 시스템으로 보인다. 항공사는 이 정과 부를 지원하는 형태의 위기관리 조직으로 분석된다. (해외에서도 NTSB가 주체가 된다)

이번 항공사고 케이스에서도 국토교통부가 가장 먼저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내용을 전파하고 관련 내용을 브리핑했다. 이어 외교부가 그 뒤를 따랐고, 청와대 입장 언급이 나온 뒤, 아시아나항공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순서로 당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이어졌다.

사고 조사주체가 정부인 만큼 해당 항공사의 대정부 커뮤니케이션과 커넥션 관리는 위기관리 중 상황관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정부종합조사단에 대한 지원, 협력, 정보제공, 커뮤니케이션 등이 중요하다.

 

4. 대탑승객 관리가 그 다음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외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내용들이 초기에 대부분 제한되기 때문에 해당 항공사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대탑승객과 공중 커뮤니케이션에 집중되는 것이 맞다. (대정부와 대탑승객 커뮤니케이션이 두 개의 축)

이번 사고에 있어 해당 항공사의 대탑승객 커뮤니케이션이 정확하게 이루어졌다는 근거는 찾을 수 없다. 시기적으로도 핫라인을 설정하는데 있어 다른 기업들보다 빨랐다고 보기는 힘들다. 특히 탑승사실을 확인 받기 위한 전화라인 개설이라는 부분도 의아하다. 기자들이 해당 항공사측에 좀더 적극적인 탑승객 가족 고지가 불가능한가에 대해서 물었을 정도.

온라인이나 SNS 고지에 있어서도 탑승객, 피해자, 사망자, 부상자, 그리고 그 가족들에 대한 케어 커뮤니케이션 노력은 상당히 제한되었다.

시고 발생 이후 해당 항공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사고발생고지 정보가 거의 전부였다. 이후 12시간만에 개최된 기자회견에서도 대탑승객에 대한 적절한 케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대신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이라는 핵심을 반복하는데 그쳤다.

이는 법적으로 자사가 피해자, 사망자, 부상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적절하지 않다는 조언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이틀이 지난 8일 해당 항공사의 2차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사고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라는 표현을 반복 사용했다. 이 부분을 보면 적극적인 법무그룹의 메시지 리뷰가 일관되게 진행되었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이를 기반으로 보아 이번 케이스에서 대탑승객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사고 발생 초기 적절하게 발휘되었는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도 의무이다.

 

5. 정보 진공으로 인한 루머와 가상 시나리오들과 싸워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사고 발생 직후부터도 예측가능하고, 기존 여러 사례들을 볼 때에도 일반적인 사후 루머들과 갖가지 가상 시나리오들에 대한 대응이 사고 항공사의 사후 과제가 된다.

다른 기업들의 위기 유형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루머들과 가상 시나리오들이 범람하는 이유는 앞에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사고 초기 정부를 비롯한 항공사측의 커뮤니케이션이 상당 부분 제한되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위기 발생 초기 정보의 진공상태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스스로 초래 할 수 밖에 없는 구조.

사후 부상되는 갖가지 루머들과 가상 시나리오들에 대해 정부부처들과 항공사는 공히 자신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들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는 활동들을 하게 된다.

문제는 루머들과 기상시나리오들에 대한 반박과 그에 대한 입증도 민감하다는 것. 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게 되면 말하지 못하는 것과 말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적절한 메시지가 있을 수 없어 딜레마다.

따라서 항공사는 정보의 진공을 다른 주제들로 채워보려 애쓴다. 캐빈 매니져들의 영웅담이나 휴먼 스토리 등이 그것

 

6. 시간이 약이 될 수 있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어떻게 보면 항공사고 위기관리에 있어서 이 부분이 다른 기타 기업 위기관리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에 있어 시기가 과도하게 걸린다는 것. 블랙박스 해독에 있어서도 최소 6개월에서 최장 2년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

전략적으로는 이렇게 늦게 결론이 나는 위기의 경우 해당 항공사측에서는 사고발생 직후 guilty 포인트를 가능한 관리해 중립적이거나 가능하다면 일부 긍정적 여론과 인식을 형성하는 것이 1차적 위기관리 성패 기준일 수 있다.

그래야 수년 후 해당 항공사의 guilty로 최종 결론지어져도, 당시 빨리 털고 사후 이슈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주어지게 마련이다.

항공사에 비하면 아는 것을 모두 말 할 수 있고,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은 지혜롭게 관리할 수 있는 일반 기업의 위기관리가 쉬운 게 아닌가 한다. 관계부처들에게도 이렇게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대고객과 대공중 커뮤니케이션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수 있으니 일반 기업들은 얼마나 다행인가? 초기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보 진공상태를 초래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이 약이 되면 더욱 좋은 일반 기업들은 행복한 셈이다.

글 : 정용민
출처 :  http://jameschung.kr/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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