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의 미디어 팝업스토어 ‘WSJ Cafe’를 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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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5. 벤처캐피탈 투자받는 비법 – 케이큐브벤처스 임지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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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월스트리트저널 한정연 에디터, 케이큐브벤처스 임지훈 대표

 

2010년 당시 투자 심사역으로서 애니팡 개발사인 선데이토즈에 투자를 결정하였다.

투자할 당시에는 애니팡 게임 출시 전 5명의 직원이 있던 때였다. 그럼 그 때 내가 왜 투자했느냐. 그 분들이 인사이트가 뛰어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셜게임’을 정의내리고 해석하는 사람들에는 여러 부류가 있다. ‘기술력이 뛰어나야 한다’, ‘그래픽이 뛰어나야 한다’ 등등 소셜게임에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곳을 각기 다양한 곳에서 찾는다. 그런데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는 “소셜게임의 핵심은 게임이 아니라 소셜이다”라고 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사용자들의 미묘한 관계를 분석했다. 난 자신만의 고집이 있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다. 애니팡의 팀원들이 서비스의 핵심을 잘 짚어 노력한 결과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투자 심사를 하면서 가장 일반적인 유형의 피치는 무엇이 있나?

사실 가장 일반적인 유형의 피치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피치이다. 특히 해외에서 유명한 서비스를 베낀 후 소위 말하는 키워드(빅데이터, 큐레이션 등)를 나열하거나 화려한 마케팅 용어를 갖다 붙이면서 ‘해외에서 잘 되었으니 한국에서도 잘 될거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것은 본질을 건드리는 게 아니다. 이 서비스를 왜 써야 하는지, 누가 써야 하는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피치는?

내가 투자했던 회사, ‘키즈노트’의 피치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키즈노트의 창업가는 자신의 딸이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면서 기존 ‘알림장’ 커뮤니케이션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래서 본인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었다. 영유아 모바일 엔젤 플랫폼 ‘키즈노트’는 선생님, 부모, 아이 모두에게 좋은 가치를 준다. 전세계에서 제일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리서치 보고서에도 나와있지 않은데, 이렇게 가장 혁신적인 서비스는 자신이 필요해서 만든 서비스이지 않을까? 근원적인 니즈를 다루다 보니 시장에서 알아서 반응이 오고 있다.

 

투자한 기업 모두가 다 잘 되는 건 아니더라.

피치와 사업계획서 모두 훌륭했다 하더라도 벤처라는 비즈니스 속성상 10개 기업에 투자하였다고 치면 그 중 3~4개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고르고 고른다 하더라도 8~90%는 망한다고 보는 게 맞다. 그건 어쩔 수 없다. 투자 회사는 10개 기업 중 2~3개의 투자 기업이 잘 되서 전체 10개 회사 투자의 수익율을 맞출 수 있는 것이다.

김범수 의장한테 고마운 게 뭐냐면, 본인이 벤처를 해보았기 때문에 벤처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아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훨씬 편하다. “우리 투자 가설이 틀렸다”, “잘 안 된 케이스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곧 내가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벤처캐피탈로서의 보람이 바로 여기에 있다. 다른 곳을 찾아가면 자금을 구하기 힘들지만 벤처캐피탈은 창업가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한다. 그리고 만약 투자한 회사가 성공을 하면 세상의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한 것이 아닌가? 더 나아가 국민에게 혜택을 준 것 아닌가? 삶의 질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세상을 훨씬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꺼이 벤처 회사들에게 베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벤처기업가는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이 트렌드가 뜨고 있으니 이걸로 한 번 대박을 내봐야지’하면서 사업을 시작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막상 사업을 해보니 생각처럼 기대치가 나오지 않을 때 지치게 되고 팀원들끼리도 싸우게 되는, 기업이 망하는 전형적인 패턴을 밟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반면에 좀전에 언급한 키즈노트처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서비스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힘든 기간을 버티다 보면 잘 되기도 한다.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어떻게 사업을 시작해서 투자자를 만나야 하는지에 대한 팁을 달라.

케이큐브벤처스에 들어오는 사업계획서가 많아 이들 모두를 다 만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케이큐브벤처스 투자심사역들이 알만한 사람들, 즉 업계의 유명한 사람들로부터 소개를 받아 찾아오는 것이 유력한 방법 중에 하나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분이 추천해준 팀이니까.

어떻게 사업을 해야 하는가? 본질을 파내려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스타트업이 어떤 테크닉을 쓰는 바람에 투자하지 말아야 할 곳을 투자하게 되는 경우는 없다. 투자자는 사람과 시장을 본다.

‘시장’부터 설명드리자면, 시장은 리서치나 트렌드 안에 있지 않다. 훌륭한 연구보고서도 몇 년만 지나면 다 틀린다. 내가 보는 건 ‘이 사람들이 무슨 문제를 풀기 위해 모여있는가?’이다. 서비스는 세상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서비스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면 ‘대박’이 나는 것이다. 훌륭한 분석이 없어도 된다. 그냥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방식을 보여주면 된다.

‘사람’에 있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맞는 사람들이 모여있다’고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잘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좋은 사업 아이템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경쟁자가 나타나기 마련이기 때문에 경쟁이 존재할 것이라고 가정해야 하고, 경쟁자가 나타나도 자신이 제일 서비스를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결국 그 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을 갖고 있다는 증명이 필요하다. 서비스마다 성공하는 데에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가 다른데, 그 다른 요소를 우리가 갖고 있다는 걸 설명해주면 된다. 그거면 된다.

 

유명인으로부터 소개 및 추천을 받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했는데, 그런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어렵지 않나?

요즘에는 스타트업 대표들끼리 교류하는 장이 많다. 벤처캐피탈리스트에게 자신을 인지시키는 것보다 그 분들한테 자신을 인지시키는 것이 더 쉽다.

 

‘A급 인재 = 높은 학벌의 소유자’가 사실인가?

이런 말씀드려 죄송하지만, 나는 그게 우문(愚問)인 것 같다.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본인이 해당 분야만큼은 많이 잘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주변에서 인정해준다면 그 자신이 바로 ‘A급 인재’인 것이다. 사업 분야마다 성공 요소가 다르다. 자금력이 있고 영업력이 있는 사람들이 A급 인재인 사업 분야가 있다. 그 곳의 ‘영업의 신’은 학벌이 좋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벤처캐피탈리스트는 A급 인재, 즉 성공하는 인재를 찾아야지만 돈을 벌 수 있다. 그리고 A급 인재는 또다른 A급 인재를 끌어들인다.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를 내놓은 프로그램스의 경우 투자 당시 3명의 특급 개발자가 있었고, 사람들이 이 엔지니어들과 같이 일하고 싶다는 느낌이 오겠다 싶었다. 지금은 18명이 같이 서비스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어느 단계에 오르고 난 후 벤처캐피탈을 찾아야 되나?

어느 정도까지 증명한 후에 찾아가야 한다는 가설은 케이큐브벤처스에게는 맞지 않다. 케이큐브벤처스는 해당 팀이 법인 설립을 하기도 전에 투자한 적도, 서비스가 나오기 전에 투자한 적도 있다. 비전과 사람을 보고 투자 결정을 내렸다. 어느 단계가 되어야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보다는, 벤처캐피탈이 투자할 수 있는 기업과 투자할 수 없는 기업으로 나뉘는 것 같다. ‘꿈이 작은’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탈이 투자할 수 없는 기업이다. 예를 들어 어떤 유틸리티 앱을 만들어 소액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회사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사업은 ‘날라갈 수 있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그냥 꾸준히 먹고 살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런 사업은 우리가 투자할 수 없는 영역이다. 좀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스타트업, 변곡점이 생길 수 있는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탈이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다.

 

벤처캐피탈 대표로서 투자철학은? 본인이 매력을 느끼는 스타트업이 따로 있는지? 

난 진정성이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어떠한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왜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한 사람, 실행으로 보여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진정성 없이 기회주의적으로 트렌드를 쫒다가 어려움을 만나 팀이 어긋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난 직원들한테 “투자 건이 있는데 조금 더 싸게 투자하려고 머리 쓰지 마라. 진정성 있게 대하면 나중에 다 돌아온다”고 말한다. “케이큐브벤처스는 확실히 다르더라”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길게 바라보며 차근차근 진정성 있게 일하면 나머지는 다 따라온다고 믿는다.

 

세션6. 공유경제의 부상 – 팝펀딩 신현욱 대표, 비앤비히어로 조민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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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월스트리트저널 전관우 특파원, 비앤비히어로 조민성 대표, 팝펀딩 신현욱 대표

 

각자 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조민성 : ‘비앤비히어로’는 개인의 재화 중 남는 공간을 쉽게 공유하는 인터넷플랫폼이다. 개인 간에 방을 빌려주던 때가 있었는데 소셜미디어로 인해 아는 사람의 범위가 100명, 1000명으로 늘어나 방 공유가 확산이 되었다. 미국에서부터 확산한 이러한 변화를 보고 2년 전부터 한국에서 사업을 준비한 후 시작하게 되었다. 기존 민박집과 전혀 다르지가 않다. 예전에 자본력과 기술력이 없는 민박집 사장님들이 이제는 직접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irbnb’가 미국인과 유럽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라면, 우리는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신현욱 : ‘팝펀딩’이라는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하고 있다. 펀딩이 자금모집이라는 뜻인데,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예전에는 기관들이 해주었고, 자금을 그냥 주는 건 비영리재단의 몫이었다. 여기서 기관들이 주는 돈은 ‘남의 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이 돈은 시간이 지나면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1. 남의 돈이기 때문에 왜 돈을 빌려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엄격해진다. 그래서 못 받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
  2. 기관은 자금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소액은 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3. ‘남의 돈’이라는 건 애초에 어떻게 쓰라는 지출 방향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1가지 방법 밖에 없다. 자기 돈을 자기가 쓰면 된다. 머리를 조금만 쓰면 수백만명한테 돈을 빌릴 수가 있는 크라우드펀딩 시대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신용등급이라는 게 있다. 그런데 이 신용등급을 어떻게 매긴 것이냐 하면, 과거에 대출을 받아 잘 갚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금융소외계층이 발생하는데 그 분들의 숫자가 700만명이 넘는다. 아이들을 제외하고 성인 중에 700만명이 넘는 것이라서 4명 중 1명이 금융소외계층이라는 이야기이다. 팝펀딩은 바로 이러한 사람들에게 집중한다. 8~10단계의 신용등급을 가진 사람들을 타켓층으로 한다. 그러나 지난 6년간 대손율이 7%가 안 된다.

 

사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조민성 : 작년 여수엑스포가 3달 간 개최되었을 때 짧은 기간 내에 호텔을 짓는 것은 무리라 판단하였고, 여수 시민들의 250개 방을 공유하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그러고 난 후 어느 날 여수에 살고 계신 할머니의 사위로부터 비앤비히어로에 선물을 보내주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 할머니의 방 공유를 도와드리느라 사위가 할머니와 자주 전화하게 되면서 명절 때만 했던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나누게 되었고, 사이가 돈독해졌다는 것이다. 수익 뿐만이 아니라 사업의 또다른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신현욱 : 작년부터 ‘굿펀딩’ 서비스를 오픈하여 영화 제작 펀딩이 이루어졌는데 그 중 일부가 흥행에 성공하여 보람을 느꼈다. 팝펀딩 서비스의 경우 주로 개인파산 선고를 받은 사람들이 돈을 잘 갚아나가는데, 이걸 눈여겨보던 대부업체가 개인파산자들을 대상으로 한 면책자대상 상품을 새로 만들었더라. 뿌듯했다.

 

공유경제에 대해..

조민성 : 공유경제라는 단어로 합쳐져있는 ‘공유’와 ‘공유경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공유라는 건 재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본인의 남는 것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놓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공유경제란 개인과 개인이 자신이 갖고 있는 걸 빌려줘서 비용을 절감하고 재화의 가치를 재창출하는 것이다. 생산 후 재사용, 또 재사용을 하면서 순환주기가 길어져 그 안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다.

3년 전만 하더라도 마이클 포터 교수가 기업의 전략은 경쟁우위 전략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요즘은 이론이 바뀌었다. ‘가치 공유 창출’이라고 하는데, 기업들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업의 역량을 투입하여 같이 가치를 창출하도록 만드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윤도 창출하고 사회적 문제도 해결하는 이론이다. 개인을 단순히 소비자로 보지 않는 것, 그게 큰 그림의 공유경제이다.

신현욱 :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는 사회 구성원들 간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옆 집에 누가 사는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공유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면 사람 사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션7. 소셜벤처는 무엇인가 – 한국사회투자 이종수 대표, oec 장영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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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월스트리트저널 전관우 특파원, oec 장영화 대표, 한국사회투자 이종수 대표

 

각자 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장영화 : 기업가정신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가정신교육이야말로 교육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스탠포드 대학교 학장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쓰나미의 예로 ‘코세라‘라는 서비스를 언급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새로운 학교가 만들어지고 있다. 온라인 강의를 단순히 보는 정도가 아니라 전세계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고, 이수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무료이다. 난 코세라가 만들어내는 변화를 보면서 ‘그럼 우리나라는?’이라는 물음에 빠졌다. 우리의 대학 교육은 정말 많은 비용을 요구하면서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안겨주고 있지 않나? 나는 모두가 대학을 가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종수 : 사회적 목적을 가진 기업에 대해 투자와 융자 및 컨설팅을 하고 있다. 회사는 아니고 재단 법인이다.

총선, 대선 때 모두가 하나같이 복지를 이야기한다. 우리나라 한 해 복지 비용이 100조 가까이 된다. 이는 국가 예산의 30% 정도 수준이다. 그러나 ‘주는 복지’만을 이야기한다. 이런 식으로 가다보니 재원 마련 문제가 생긴다. 주는 복지도 필요하지만 투자를 통한 선순환 복지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문제를 풀어가는 데에 있어 시장에서 쓰는 툴을 가미해서 복지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바로 사회투자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노숙자가 꽤 많다. 노숙자 1인당 1년에 1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해서 시민단체와 같이 풀어보고 성과가 있을 시에 정부가 이에 대해 보상하는 방식을 사회투자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편안한 삶에서 새로운 모험을 하였다.

장영화 : 청중들에게 하나 물어보겠다. 여기서 ‘나는 아침에 눈을 떠 회사를 갈 때 설레인다’고 하는 분 있는가? 난 현재 회사에 가서 할 일 때문에 아침마다 설레인다. 그러나 로펌에 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월요병’이 있었다. 물론 변호사 일이 적성에 안 맞는 건 아니었다. 뭐랄까, 의사와도 같은 입장이겠다. 다들 문제가 있을 때 나를 찾아오기 때문에 사람을 얻을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30대 때 로펌에 갇혀있는 건 한계라고 느껴졌다. 그보다는 세상에 관심이 많았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내가 창업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로펌에서 일할 때 중소기업 CEO를 인터뷰한 것이었다. 그때 컴투스의 박지영 대표, 인크루트의 이강석 대표를 인터뷰 했었는데 두 분 모두 나보다 나이가 어려 일종의 ‘객기’가 발동했다. 그 때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이종수 : 대학 시절, 난 학생 운동 때문에 감옥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감옥에 가니까 나보다 가난한 사람이 많더라. 그 분들과 같이 감옥생활을 한 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살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 후 감옥을 나와 취직 준비를 하는데 내 신상에 그어진 ‘빨간줄’ 때문에 유일하게 신원조회를 하지 않는 미국은행에 입사 시험을 보고 취직을 하였다. 그런데 월급 많이 주는 회사에서 소위 ‘등 따숩고 배부르니까’ 예전의 결심을 잊어버린채 나만을 위한 인생을 살았다. 그러다가 30여 년을 전쟁 속에 있던 캄보디아에 가서 은행을 세우는 일을 하면서 다시 마음을 잡게 된다.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에 와서 사회연대은행을 설립, 10여 년 간 운영해오고 있다. 작년에는 이런 일들이 전부는 아니겠다 싶어 근본적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벤처를 지원하는 한국사회투자 회사를 설립하였다.

 

소셜벤처란?

장영화 : 소셜 벤처는 적어도 사회 문제에 먼저 접근하고, 그걸 어떻게 풀 것인지를 고민하는 회사이다.

난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야 내가 자연과학에 관심이 없음을 깨닫고, 그 대신 취업 준비를 위해 잠시 접했던 법학에 이끌려 법대에 들어가 변호사가 되었다. 그러나 변호사로서 하고 싶은 일들보다는 소셜 임팩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일을 하고 싶어 oec를 창업하였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었던 건 교육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10년부터 관심을 갖고 교육에 관심을 갖고서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아직 효과가 미미하나 소셜벤처라는 건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지는 않는다. 인내가 필요하다. 출발은 사회 문제에서, 방식은 기업적으로 해결한다. IT 기술 기반 사회에서 사회 문제를 좀 더 똑똑하게 풀어내고 싶은 것이다.

 

끝으로 하고픈 말

장영화 : 돈이 쌓이는 통장 말고 ‘경험 통장’을 하나 만들라. 그게 남들이 대체하지 못하는 나만의 자산이기 때문에.

이종수 : 사회가 발전하는 한 사회 문제는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계속 있어줘야 할 것이다. 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분들을 도와주는 일을 할 것이다. 한국사회투자재단이 추후 사회투자은행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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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은 brightu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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