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Matt Harding)는 31살의 지극히 평범한 게임광이자 게임 개발자였습니다. 게임이 삶의 낙이었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고 또 게임을 만드는 일이 대단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여타의 우리와는 달리 자신의 꿈을 일찍 이룬 친구기도 하죠.
하지만 어느날 문득, 그는 자기 삶에서 중요한 뭔가가 빠져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그냥 삶을 흘려보내서는 안될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죠. 이렇게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도 되나? 자신을 기다리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듭니다.
2003년. 매트는 결국 아시아로의 여행을 감행합니다. 벌었던 돈을 모두 소진시킬때 까지! 비우기 위한 여행. 삶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며 매트는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오는 모든 경험과 감정들을 편안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니던 어느날 하노이. 친구가 문득 제안을 하나 합니다. 하노이 시내의 떼로 달리는 오토바이를 배경으로 매트의 우스꽝스러운 막춤을 촬영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사진만 주로 찍거나 풍경만 영상으로 담는 정도였죠. 여행의 색다른 추억을 위한 친구의 제안에 매트는 뻘쭘하지만 자기의 막춤을 연출합니다. 그런데 막상 촬영한 영상을 보니 그 자체로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와 이거 괜찮은데? 앞으로는 죽 이걸로 가자! 매트는 이제 가는 곳곳마다 동일한 내용의 막춤을 영상에 담는 것을 하나의 의례처럼 수행합니다.
그렇게 1년여간의 긴 여행을 마칩니다. 막춤을 의례로 담으려고 하다보니 매 여행지마다 의미있는 곳을 찾아가고자 했고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때문에 제자리에 돌아온 매트는 그 자신은 아무것도 변한것이 없는 듯 했으나 내면에서는 무언가 큰 다른 변화가 일어나 있었습니다. 아직 무엇인지는 잘 몰랐지만 그는 자신이 경험한 기록들을 정리해야겟따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듬해 2005년. 지금까지 찍었던 영상을 편집했고, ‘Dancing’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 올립니다. 그저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보여주며 즐거움을 공유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매트는 몰랐습니다. 이 동영상이 훗날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줄을…
첫번째 비디오에서 그가 여행한 나라들
- Beijing, China.
- Hanoi, Vietnam.
- Delhi, India.
- Moscow, Russia.
- Bangkok, Thailand.
- Agra, India.
- Prague, Czech Republic.
- Angkor Wat, Cambodia
- Bengal Jungle, India.
- Los Angeles, California.
- Sükhbaatar, Mongolia.
- Kilimanjaro, Tanzania.
- Siberia, Russia.
- Monte Albán, Mexico.
- Tsavo, Kenya.
- Impenetrable Forest, Uganda.
- Yangon, Myanmar.
- Westport, Connecticut.
- Seattle, Washington.
- New York, New York.
이 동영상은 그러나 지극히 평범하지만, 동시에 특별하게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어떤 이가 우연히 매트의 이 영상을 온라인상에서 발견합니다. 대단히 웃기다고 생각한 그는 친구에게 이 영상의 링크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친구에게, 그 친구가 또 다른 친구에게…그렇게 계속 퍼져나갔고, 매트는 유투브에서 유명해지기에 이르렀습니다. 매트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른채로 말이죠. 그러던 어느날, 매트에게 스트라이드 검(Stride Gum)이라는 껌회사가 연락을 해 왔습니다.
여행 영상을 매우 흥미롭게 보았다. 내친 김에 다른 나라도 여행하면서 영상을 만들어보면 어떤가? 하고 말이죠. 매트가 후원을 해 줄거냐고 했더니 이 회사, 당연히 후원해 준답니다.
이유는 몰랐지만 매트는 자신의 마음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시 가자! 2006년에 다시 대장정에 오릅니다. 이번에는 무려 36개국을 말이죠. 매트가 떠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수 많은 사람들이 매트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일을 보냈고, 자신의 블로그에, 그리고 플리커 등에 매트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올려두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매트는 자신의 행동이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구나를 실감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그저 자신이 가고 싶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춤을 춘 것 밖에’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그가 여행하면 할수록 그는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두번째 비디오에서 그가 여행한 나라들
- Salar de Uyuni, Bolivia.
- Petra, Jordan.
- Machu Picchu, Peru.
- Venice, Italy.
- Tokyo, Japan.
- Galápagos Islands, Ecuador.
- Brisbane, Australia.
- Luang Prabang, Laos.
- Bandar Seri Begawan, Brunei.
- Area 51, Nevada.
- Tikal, Guatemala.
- Half Moon Caye, Belize.
- Sossusvlei, Namibia.
- Routeburn Valley, New Zealand.
- Monument Valley, Arizona.
- South Shetland Islands.
- Chuuk, Micronesia.
- London, England.
- Very Large Array, New Mexico.
- Abu Simbel, Egypt.
- Easter Island, Chile.
- Haute Picardie, France.
- Mutianyu, China.
- New York, New York.
- Ephesus, Turkey.
- Guam.
- Mokolodi, Botswana.
- Berlin, Germany.
- Sydney, Australia.
- Dubai, United Arab Emirates.
- Rock Islands, Palau.
- Mulindi, Rwanda.
- Neko Harbour, Antarctica.
- Kjeragbolten, Norway.
- San Francisco, California.
- Seattle, Washington.
두번째 여행에서 매트는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자신이 유명해진것은 처음에 ‘춤’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로부터의 메일과 편지 속에서, 여행의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은 그의 춤도 춤이지만 그가 다니는 수많은 ‘장소’ 역시 관심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우아 매트 거기도 갔군요! 거긴 제가 사는 동네랍니다!”
“어 매트~ 우리나라에도 갔네요!”
“와우 매트~ 저기 어디에요? 저도 가 보고 싶어요!”
그리고, 또 하나의 사실. 매트! 저도 같이 춤추고 싶어요!
자신은 비록 가지 못했지만 매트가 다녀간 곳들, 자신이 사는 곳을 매트가 다녀갔다는 사실, 그리고 그곳의 순간에 몸과 마음을 맡긴 채 너무나도 자유롭게 즐기고 있는 매트의 막춤. 클럽에라도 간다치면 욕먹고 쫓겨날지도 모를 촌스러운 춤이지만 다른 이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이 즐거운 순간을 춤으로 표현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사람들에게는 아름답게마저 느껴집니다.
사람들은 그의 춤을 보며 자기도 그렇게 춤을 추고 싶다! 라는 욕구를 느꼈습니다. 나아가 사람들은 매트, 다음 장소는 어디에요? 당신이 가는 곳에 나도 같이 가서 추고 싶어요! 라고 의견을 전했습니다. 매트는 이제 깨달았죠. 그리고 그는 다시 한번 여행을 해야겠다는 필요를 느꼈습니다. 이번엔 제발로 Stride Gum에 찾아가서 한번만 더 여행 경비를 대 달라며 사람들로부터의 수많은 메일을 들이밀었습니다. Stride Gum은 처음 제안만큼이나 그의 제안을 신선하게 받아들였고, why not! go on! 했습니다.
그리하여… 매트는 세번째 비디오로 멋진 실험을 전개합니다. 이번엔 모두가 같이 참여하는 ‘막춤 in the world!’ 마치 한편의 포레스트 검프 패러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주기까지 한답니다. 수줍기 짝이 없던 하노이에서의 춤은 2008년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기록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동영상에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숭례문이 불타기 이전의 멋있는 위용을 담고 있습니다. 판문점 영상도 담고 있고요. 그래서 더 마음이 짠한 감동을 주기도 한답니다.
또한 이 영상의 배경음악 역시 진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음악은 게임 음악으로도 유명한 음악가 Garry Schyman의 ‘Praan’ 입니다.
Praan은 동양 유일의 노벨 문학상 타고르의 시집 ‘기탄잘리’시집 69번째의 시의 제목이며, 가사 역시 시집의 것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가슴 가득 감동이 느껴지는 시랍니다.
세번째 비디오: 무려 70개국을 여행합니다.
- Mumbai, India
- Paro, Bhutan
- Giant’s Causeway, Northern Ireland
- Stone Town, Zanzibar
- Lancelin, Australia
- Lisse, Netherlands
- Christmas Island, Australia
- Kuwait City, Kuwait
- Teotihuacan, Mexico
- Seljalandsfoss, Iceland
- Toronto, Canada
- Madrid, Spain
- Antseranana, Madagascar
- Brisbane, Australia
- Dublin, Ireland
- Buenos Aires, Argentina
- Chakachino, Zambia
- Istanbul, Turkey
- Wainivilase, Fiji
- London, England
- Stockholm, Sweden
- Auki, Solomon Islands
- Sana’a, Yemen
- Ala Archa Gorge, Kyrgyzstan
- Tagaytay, Philippines
- Korean Demilitarized Zone
- Timbuktu, Mali
- Warsaw, Poland
- Austin, Texas
- Tokyo, Japan
- Poria, Papua New Guinea
- Miami, Florida
- Munich, Germany
- Tongatapu, Tonga
- Chicago, Illinois
- Thimphu, Bhutan
- Gurgaon, India
- Sydney, Australia
- Lisbon, Portugal
- Seoul, South Korea
- Soweto, South Africa
- New York, New York.
- Tokyo, Japan
- Vava’u, Tonga
- Cape of Good Hope, South Africa
- Panama Canal, Panama
- Wadi Rum, Jordan
- Lemur Island, Madagascar
- Albert Park, Auckland, New Zealand
- Batik, Morocco
- Amsterdam, Netherlands
- Atlanta, Georgia
- Mexico City, Mexico
- Brussels, Belgium
- San Francisco, California
- Taipei, Taiwan
- Vancouver, British Columbia
- Washington DC, United States.
- Rio de Janeiro, Brazil
- Cologne, Germany
- Singapore
- Alhambra, California
- Tel Aviv, Israel
- East Jerusalem, West Bank
- Paris, France
- Montreal, Quebec
- Nellis Airspace, Nevada
- Los Angeles, California
- São Paulo, Brazil
- Seattle, Washington
매트는 특별한 재능의, 특별한 집안의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범생 스타일의 엔지니어입니다. 그는 욕심도 없고, 큰 꿈도 없습니다. 심지어 그는 지금 무직 상태입니다. 그런데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 여행의 와중에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벌게 되었지만,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쉬면서 말입니다. 여자친구와 함께 살면서 말이죠. 하지만 더 이상 그는 혼자도 제 자리에 있지도 않습니다. 세계의 사람들로 더욱 나아가고 세계인들이 그와 함께 호흡하기를 바랍니다. 2012년. 그는 이제는 세계인들이 그의 방문을 기다림에 감동하며 여행을 다닙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그를 기다립니다. 그가 와 주기를 바랍니다. 그가 가는 곳곳마다 축제의 현장이 펼쳐집니다. 그의 춤은 더 이상 혼자 추는 막춤이 아니라 거대한 물결로 변모했습니다. 가장 오지에서 북한까지, 그는 민족과 이념을 뛰어넘어 그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의 의미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 대장정이 담긴 것이 바로 2012년 Dancing입니다. 보시면 어쩌면 눈물을 훔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2004년 자신의 내면을 다시금 발견하고자 출발했던 여행은 2012년 거대한 물결이 되어 되돌아 온 것입니다. 이 세상은 그 자체로 우리 생각보다 훨씬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서로의 작은 관심이 연결되는 것만으로 축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나는 나만의 내가 아님을, 내가 바램하는 세상의 변화는 내가 먼저 나아감으로써 시작될 수도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는 야망도 꿈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요즘은 꽤나 유명해지고 Visa 광고에도 출연하고 많은 곳에 강연을 나가기도 합니다만 그럼에도 그는 자족하면서 삽니다. 반면에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치열하게 꿈을 가지려고 하고 열정을 가지려고 하고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는 걸까요. 그것이 문제라는 말이 아니라 정작 내 안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여유도 없으면서 방향도 없이 방아쇠를 당겨 날아가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논리적인 말보다 매트의 여정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 우리 내면을 다시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 매트의 감동적인 여정에 고무되어 제가 몸담고 있던 조직에 Dancing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후, 그것은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회사의 조직문화를 변모시키는 큰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그저 그냥 춤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저는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공기를 바꾸고 서로의 관심을 연결하는 유혹과도 같은 것임을.
Praan(삶의 조류) – 타고르 지음(기탄잘리 中)
출처: 좀모씨 님 블로그
The same stream of life that runs through my veins night and day
runs through the world and dances in rhythmic measures.
It is the same life that shoots in joy through the dust of the earth
in numberless blades of grass
and breaks into tumultuous waves of leaves and flowers.
It is the same life that is rocked in the ocean-cradle of birth
and of death, in ebb and in flow.
I feel my limbs are made glorious by the touch of this world of life.
And my pride is from the life-throb of ages dancing in my blood this moment.
생명의 흐름이 밤낮으로 제 혈관을 타고 흐르는 것과 같이,
율동적인 선율로 춤추며 세계 속에서 흐르고 있습니다.
무수한 풀잎 사이에서 대지의 흙을 통해
기쁨이라는 싹을 틔우는 생명이여,
꽃과 잎사귀의 거친 파도로 바스러져가는 생명입니다.
생과 사의 바다에서 밀물과 썰물로 흔들리는
요람과 같은 생명입니다.
저는 이 생명의 세계의 손길로
제 수족이 영광을 얻었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 순간 제 혈관에서 춤추는 시대의 맥박이
저를 자랑스럽게 만듭니다.
참고 사이트:
매트의 홈페이지: http://www.wherethehellismatt.com/
Wikipedia : http://en.wikipedia.org/wiki/Matt_Harding
zommoc님 블로그: http://zommoc.tistory.com/89
한경성님 블로그: http://nylugh86.tistory.com/9
글 : 송인혁
출처 : http://goo.gl/LlNcf5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