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스마트초이스의 전문가 칼럼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20세기의 IT 기술의 흐름, 고속, 대용량, 소형화
IT기술, 곧 컴퓨팅 기술의 발전 방향을 보면 기술들은 더 빠르게, 더 큰 용량, 소형화를 향해 지속적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최초의 진공관 컴퓨터 에니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연산능력, 대용량 저장장치, 손안에 쏙 들어가게 작아진 기계가, 지금 바로 우리 손안에서 “갤럭시S”나 “아이폰”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1946년의 에니악이 있던 시대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간다면 외계에서 온 기계로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2. 그리고, 커지기만 한 전력사용량
그 동안 우리는 더 강력해진 기계를 손에 넣었지만, 숨가쁘게 발전해온 산업화 시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점점 심각해져가는 온난화, 그리고 고갈될지 모르는 석유자원, 그나마 새로운 돌파구라 여겼던 원자력도 이번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고 있는 오늘(8/25)에도 저희 아파트 일대가 정전이 일어났습니다. 얼마전 포털 검색어에는 “전력 예비율”이라는 검색어가 상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산업화는 사실 지속적으로 전력 사용량을 늘려왔습니다. 에니악이 있던 시대에 비하면 오늘날 우리는 엄청난 양의 전기를 쓰고 있습니다.
고속, 대용량, 소형화를 하게 되면 이는 발열로 이어집니다. 개인용 PC에 사용하는 고성능 그래픽 카드나 CPU의 경우에는 전력소모도 커지고, 냉각으로 인한 별도의 팬을 달아 전기를 추가로 사용하다보니 전력 사용량도 늘어나게 됩니다.
3. 21세기의 새로운 경쟁력 ‘저전력’
그러나 21세기들어 이러한 파워위주의 트랜드가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의 속도, 용량에 대한 요구사항이 비교적 낮아졌거나 다른 요구사항이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1) 전력 비용의 증가
주로 서버같은 대용량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원인은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에너지 확보가 어려워 전기의 비용이 비싸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이나 네이버, 페이스북같은 대형 인터넷 회사들은 엄청난 전기세를 내고 많은 전기를 사용합니다. 안정된 전기를 확보하지 못하면 곧 서비스의 품질 문제로 이어져 회사의 사활이 걸릴 수 있는 문제가 되죠. 그러다보니 구글과 페이스북은 자체의 저전력 서버나, 아예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직접 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네이버는 새로운 IDC센터인 ‘각’을 춘천에 세웠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안정된 전력 확보’라고 합니다. 그러나 무한정 에너지 확보를 늘릴 수는 없다보니,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은 회사의 경쟁력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흐름에 각광받은 기술 중 하나는 바로 유휴자원을 최소화하자는 서버 가상화 기술이 있습니다.
2) 초소형화로 인한 이동성
속도, 용량 외에 또 하나의 기술 트랜드는 소형화였습니다. 그렇게 계속 작아지던 기기는 특정 크기 이상으로 작아지면 새로운 특징이 생길 수 있는데 바로 ‘이동성’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마트폰인데,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많이 따지는 것이 배터리의 크기가 얼마나 되느냐를 따집니다. 사실 이는 배터리 크기가 더 크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배터리가 커지면 사용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배터리의 크기는 물리적으로 기기의 크기도 키웁니다. 따라서 사용자들의 소형화에 대한 욕구를 포기해야하는 상황에 이르죠.
이 두가지를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은 배터리의 크기를 그대로 두고 기기 자체의 전력 소모율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텔의 atom cpu입니다. 그동안 울트라북과의 시장 충돌 문제로 인하여 집중하고 있지 않던 intel이 모바일기기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면서 arm계열에 대항하기 위해 베이트레일의 저전력 고성능 cpu를 곧 내놓을 예정입니다. 이제는 cpu를 만들때 전력도 속도 이상으로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렸습니다.
3) 네트워크의 발달로 컴퓨팅 기기의 역할 분담
스마트폰 다음 시대는 IoT시대라고들 합니다. IoT의 특징은 모든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동작합니다. 그러다보니 모든 기기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처럼 고성능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기기의 목적은 범용성보다는 명확한 목적과 특징이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보다는 덜 스마트해도 되며 크기가 작다보니 저전력의 욕구가 큽니다. 블루투스이어폰에 앱을 깔고 3d게임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소형화된 기기가 연결되어 역할 분담을 하고 유기적인 동작을 하기 위해서는 저전력 기술의 필요성이 더 커지게 됩니다.
4. IoT, IT가 환경이다. 지구를 위한 기술
이제 곧 온다는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시대가 온다고 합니다. 이를 최신 용어로는 IoT라고도 합니다.
환경이라는 단어는 우리를 둘러 싼 모든것을 의미하는데, IOT시대에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스마트해지는 시대이므로 IoT시대는 IT가 곧 우리의 환경이 되는 시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점점 더 환경과 지구를 위한 기술에 대한 욕구에 부딪치게 될겁니다. 우리를 둘러싼 스마트 기기가 엄청난 발열을 내뿜거나, 유해한 전자파를 쏴대고, 환경호르몬을 분비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트랜드에서도 저전력 기술은 앞으로 더욱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환경에 기반한 새로운 기술 트랜드는 또 생길 수가 있을것입니다.
우리의 미래, 시작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발로일지라도 그래도 조금은 지구와 후손들에게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러한 기술 트랜드의 변화는 경쟁과 속도만이 중요하게 여겨져 과열하는 우리 사회도, 주위를 둘러보고 속도보다는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겨야할 시점이 왔다는 의미 아닐까요? 우리의 삶도 시원하게 좀 저전력 했으면 좋겠습니다.
글 : 숲속얘기
출처 : http://goo.gl/F0cSM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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