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페이스북이었나 블로그였나, 윈도우즈를 포함한 데스크탑 OS는 무료화의 길을 갈 것이라고 얘기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첫 테이프를 애플이 끊었습니다. 도대체 왜? 무슨생각으로? 라고 하는 이야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1. 데스크탑 OS가 무료가 되는 이유
1) 데스크탑을 위협하는 무료 모바일 OS
데스크탑 OS의 최강자는 뭐니뭐니 해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였습니다. 사실상 과점 상태로 거의 독점 상태였죠. 그에 뒤이어 2위는 바로 애플의 맥OS와 리눅스가 뒤를 잇고 있는데, 이중 맥OS를 유료로 팔아도 되었던 이유는 1위가 유료였고, 무료인 리눅스는 시장에 거의 미미한 존재였기 때문이죠. 사용자들은 OS는 당연히 유료로 인식하고 있었고, 이를 주도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아이폰이었고, 아이패드에 이어 안드로이드 태블릿, 심지어는 안드로이드 PC까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 제품을 구매할 때, OS를 따로 구매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제조사들의 경쟁력은 모바일 OS의 무료 업그레이드 지원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시장입니다.
2) 플랫폼(생태계)의 경쟁력은 매출이 아닌 사용자 수
윈도우즈는 압도적인 사용자수를 데스크탑에서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는 윈도우즈의 크랙버전이나 무료 버전이 많이 돌아다니는데, 일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력을 높여준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기업에는 어김없이 유료구매를 강요하지만, 소비자에게는 어느정도 눈 감아주고 있었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모바일에서 반면교사가 등장하는데 역시 안드로이드입니다. 모바일OS의 후발주자인 안드로이드는 소비자에게 무료 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플랫폼 개발자에게도 무료를 선언하죠. 이로 인해 매우 빠른 속도로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나갔고, 거대 플랫폼이 되어 그 사용자수를 바탕으로 한 구글은 OS의 유료 모델이 아닌 다른 모델에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따라서 이를 본 MS나 애플은 유료OS만이 답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게 되고, 무료OS인 안드로이드 대비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무료화의 압박에 시달립니다. 대표적인 것이 무료 윈도우즈Rt입니다. 아무리 좋은 플랫폼 OS라 하더라도 사용자 수가 확보되지 않으면 생태계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2. 애플은 무료OS 대신 무엇을 얻으려 할까?
그러나 애플은 맥OS를 무료화하면서 손해를 보게 될까요? 천만에요. 그런 자선사업을 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네이버, 구글이 무료라고 믿는다면 순진하신거죠. 당신은 광고를 봄으로서 네이버나 구글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어떤 계산이 깔렸을까요?
1) 모바일 시장에서 배운, 단말에 끼워 팔기, 사용자 lock in, 수직통합
iOS는 아이폰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결론은 iOS의 개발비는 아이폰의 개발비에 깔려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맥OS는 사실 이미 그런 요소들을 깔고 있었습니다. 맥북을 사면, 맥OS는 낑겨줍니다. 네. 맥북에는 이미 맥OS의 가격이 깔아도 아무도 모른다는 의미죠. 물론, 가격을 올리지는 않을겁니다. 대신 다른 데서 세이브된 가격을 반영 안하거나 할 수 있겠죠.
2) OS버전 파편화 방지
안드로이드의 가장 큰 문제는 파편화입니다. 애플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iOS나 맥OS도 버전별 파편화가 발생합니다. 하위호환성을 100% 믿는 순진한 개발사는 없습니다. 결국 개발사는 버전별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개발사의 입장에서 모든 버전에 많은 사용자가 있는 안드로이드는 매우 높은 유지비용을 요구합니다. 아이폰의 경우 업그레이드율이 높아 최신 버전만 지원해도 대부분의 사용자가 커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개방성이 높은 안드로이드나 윈도우즈의 경우, 최신 버전이 나오더라도 기존 버전의 업그레이드율은 낮습니다. 특히 유료인 윈도우즈의 경우 더 심하죠. 아직도 윈도우즈는 xp나 7이 대세입니다. 맥OS의 무료화는 사용자의 파편화를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개발사에게는 비용이 절약되면서 소비자에게는 최신 버전을 유지하여 항상 최신 기능을 쓰게 만들어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플랫폼생태계에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3) 앱스토어와 iCloud서비스 에서 돈을 벌자
애플은 구글에게서 배울수 있는 부분이 바로 안드로이드로 인한 GMS(구글 서비스)의 점유율 상향입니다. 이건 추측이긴 합니다만, 구글플러스의 안착은 안드로이드의 기여도 컸을 겁니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으로 단말가격이 아닌 앱스토어의 앱 유통으로 돈을 벌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iCloud를 통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도 알았죠. iCloud는 아이폰과 맥북을 이어주는 교두보이고, 맥OS 앱스토어는 이미 있습니다. 그리고 유료죠! 애플은 비즈니스모델의 체제 전환 준비를 완료 한 상태입니다. 멀리 볼것도 없이 아마존의 사례를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3. 패키지(유료) 소프트웨어 시대는 끝났다.
사실 이 배경에는 또 하나 의미 있는 변화가 있는데, 바로 패키지소프트웨어의 종말입니다. 모든 소프트웨어가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사용권의 개념으로 변해갑니다. 에버노트가 그랬고, iCloud가 그랬고, MS오피스 365가 그렇죠. 결국은 소프트웨어는 한번 팔고 끝나는 패키지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바뀌어 감을 의미합니다.
게임 시장 역시, 부분유료화 시장으로 바뀐 이유도 같은 이유입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그 첨단에 있는 것들이 바로 HTML5기반의 웹OS와 클라우드오피스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궁금한 것은 윈도우즈가 언제 무료화 될 지 입니다. 이는 맥OS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아마도 많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할 겁니다. 이 시점은 바로 구글과 애플의 위협이 얼마나 거세냐가 결정하지 않을까 싶네요.
글 : 숲속얘기
출처 : http://goo.gl/43jGTa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