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기술 집약적 기업, 혁신 기업, 아이디어/인력 기반의 초기 기업 등으로도 규정되지만, 그보다 명쾌한 설명은 폴 그래햄의 ‘성장’이라는 설명이다.
기술 집약성이나 혁신성 등은 모두 고속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로써 기능하며 고속 성장을 목적으로 하므로, “고속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란 설명으로 충분하다는 논리가 된다.
단 이대로라면, 설령 기술집약성이나 혁신성이 없더라도 고속 성장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모두 스타트업이라고 보아야 하는가(예컨대 연예기획사), 또는 풍족한 자원을 지닌 대기업의 신규 사업체도 스타트업이라고 보아야 하는가(예컨대 캠프모바일) 같은 문제가 제기 가능하다. 물론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기 때문에, 부연하는 다른 키워드 정도로 수습이 가능하리라.
어쨌건, 고속 성장은 스타트업의 존재 의의이며 숙명이다. 그리고 이 때의 고속성장에 대해 폴 그래햄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급속도로 성장하려면 큰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걸 만들어야 합니다. 구글과 미용실의 차이가 바로 그겁니다. 미용실은 규모에 한계가 있습니다.
회사가 아주 커지려면, (a)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서, (b) 그 사람들 모두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미용실은 (a)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머리는 다들 잘라야 하니까요. 다른 자영업자도 마찬가지지만, 미용실의 문제는 (b)입니다. 미용실에 직접 가야 하는데 아주 멀리까지 갈 사람은 별로 없겠죠. 만약 실제로 온다고 해도 손님으로 다 받을 수 없겠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건 (b)를 풀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지만, (a)에 발이 묶일 수도 있습니다. 헝가리어로 티베트어를 학습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면 이를 원하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도달하겠지만, 그 수는 얼마 안 될 겁니다. 그렇지만 중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면 스타트업의 영역이라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여기서 어떤 사업 아이템들의 한계가 발생 한다. 그들은 많은 사람들이 원하진 않거나, 원하더라도 제공하기 힘든 아이템이다. 굳이 추가하자면 (a), (b)를 만족시킴에도 부가가치가 적은 아이템인 경우 (c)도 있다.
물론 이건 고민의 여지가 많은 문제인데 “많은 사람이 원하는데 부가가치가 적을 수가 있나? 적다고 쳐도 나중에 부가가치를 추가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어쨌건 그런 경우가 실존한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기는 힘드리라 본다.
고속 성장이 가능하여 스타트업의 범주 안에 들어가는 사업 아이템들 간에도 (a), (b), (c)를 만족시키는 데 있어서는 양질의 차이가 있다. 예컨대 게임 제작은 스타트업의 아이템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지만, 그 게임을 내어놓는 플랫폼이나, 게임의 장르에 따라 좀 더 범용적인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이 있는 것 처럼.
분명한 것은 스타트업이 고속 성장을 이룩하는 논리와, 일반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는 논리는 다르다는 것이며, 적절한 선택을 위해서는 자신의 사업 아이템이 지닌 성질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글 ; 이충엽
출처 : http://goo.gl/apGYW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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