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1994년 설립되어 벌써 20년이 되어 간다.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해 온라인 커머스, 클라우드, 킨들에 이르기 까지 20년 간 다양한 분야로의 비즈니스 성장을 살펴보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 보다 더 대단한 것은 이커머스 영역에서 당일 배송 경쟁의 촉발과 AWS를 통한 소유에서 접속이라는 클라우드 트렌드의 전파, 킨들은 태블릿 시장 독점하던 애플을 긴장하게 만들고 태블릿 가격을 20% 이상 하락 시키는 시장과 소비자, 서비스 제공자, 제조사에게 이르기 까지 큰 변화와 영향력을 끼쳐 왔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필자는 개인적으로 아마존이 뭔가 새로운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발표를 할때 마다 시장에 어떤 영향력이 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일이 재미있는것 같다. 최근 11월에 아마존은 “아마존 소스”를 발표했다. 이를 중심으로 “제프베조스가 무슨 꿍꿍이를 준비하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제프 베조스의 워싱턴 포스트 인수
올해 여름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 했던 일이 생생히 기억이 난다. 필자도 그렇지만 그 누구라도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였다. 언론들과 많은 블로거들이 들썩였고 다양한 아마존의 향후 시나리오들이 나왔었다. 필자는 누구의 시나리오가 맞는가 보다는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해 가며 제프 베조스의 꿍꿍이를 생각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시원하게 뭔가 실마리가 잡히지 않았던것 같다.
(워싱턴 포스트 인수와 관련해 Vertical Platform에 김소연 책임 컨설턴트가 올린 “베조스의 ‘워싱턴 포스트’ 인수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와 “5분 IT 小考 20회 – 컬럼에서 못다한 베조스의 워싱턴 포스트 인수 이야기”살펴보면 정리가 잘되어 있으니 참조하면 좋을것 같다.)
“아마존 소스” 프로그램 발표로 그려보는 아마존의 꿍꿍이…
앞서 서론이 길어지긴 했지만 아마존이 얼마전에 발표한 “아마존 소스”를 보는 순간 아차 싶었다. 아마존의 최근 성장동력 중의 하나인 킨들의 약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만드는 발표였다. 가격? 좋고, 콘텐츠? 좋고, 디자인은 아이패드와 비교하기엔 나름 무리가 있지만 가격대비 비교한다면 좋다.
아마존 소스 프로그램
동네 서점과 제휴해 ‘킨들’ 기기와 전자책 콘텐츠를 판매하는 프로그램
• 아마존 소스에 참여하는 서점과 소매상은 아마존의 킨들 기기와 액세서리 등을 도매가로 공급 받아 소비자에게 이를 정가에 판매함으로써 마진을 챙길 수 있음
• 서점과 소매상은 킨들 기기와 악세서리를 정가 대비 6%, 35% 낮은 가격에 공급 받기로 함
• 서점에서 구입한 킨들 기기를 통해 고객이 전자책 콘텐츠를 구입하면 아마존은 2년간 전자책 콘텐츠 가격의 10%를 수수료로 동네 서점에 지급함
• 이동통신업체들이 고객을 유치한 대리점에게 가입자가 낸 통신요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의 영업임
• 소매상의 경우 판매한 킨들 제품을 통해 고객이 구입한 전자책 콘텐츠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지만 킨들 기기에 대한 정가 대비 9%로 서점과 비교해 낮은 가격에 공급받음
• 아마존은 ‘아마존 소스 포털’을 개설해 서점들과 소매상들이 도매가격으로 재고를 주문하고 마케팅, 영업, 판매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함
하지만 오프라인 판매 채널에 있어서의 큰 약점이 존재 했다.킨들을 파는 전자제품 매장도 흔치 않았을 뿐더러 애플과 삼성과 비교해 진열대의 중심에 진열 되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존 소스의 전자제품 매장이 아닌 동네 서점과 소매상점으로 한정 되어 있는데 아마도 전자제품 매장에 대한 제프 베조스의 복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만약 아마존 소스 프로그램이 크게 성공한다면 킨들을 찬밥 취급했던 전자제품 매장에게 확실한 복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킨들 매치북(Kindle Matchbook)
아마존은 아마존 소스 프로그램 발표 전인 2013년 10월에 Print 버전의 도서를 구입한 고객에게 Digital 버전의 전자책을 무료 또는 $2.99, $1.99, $0.99의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킨들 매치북 서비스를 런칭했다.
킨들 매치북 서비스 특징
• 온라인 도서 사업을 시작한 1995년에 구입했던 Print 버전에 대해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
• 시기별로 구입한 도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줌으로써 Easy Discovery 기능을 제공함
• 10월 서비스 런칭 시점에 1만권의 도서에 해당서비스가 적용됨
이용자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Value-added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Publisher 입장에서도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아마존은 궁극적으로는 Print 도서를 구매하는 고객을 아마존으로 끌어들이고 특히 전자책 콘텐츠를 구입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는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Print 도서를 이용하는 사람을 Digital 도서로 유도하고 Print 도서의 경우도 아마존에서 구입하게 만들어 Print/Digital 도서를 모두 아마존이 독식하려는 무서운 의도가 느껴진다.
맺음말: 아마존 소스(Amazon Source), 킨들(Kindle)을 킹들(Kingdle)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아마존은 킨들과 프라임 멤버십을 통해 교모히 교차보조를 통해 플랫폼을 잘 유지해 나가고 있다(아마존 플랫폼 및 교차보조와 관련참고 자료: 아마존은 왜 원가도 못 건지는 Kindle을 팔까? : ‘Cross subsidization’에 주목하라). 킨들은 아마존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교차보조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킨들의 가장 큰 단점은 킨들의 유통 채널이 다른 경쟁 기기와 비교해 약하다는 점이다. 만약 유통채널까지 받춰줬다면 현재 보다 더 놀라운 성장을 보였을 것이다.
아마존 소스가 성공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결정적인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은 서점들이다. 하지만 현재 서점들은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어 아마존 소스의 성공으로 인한 아마존의 성공이 확실하지만은 않다(참고 자료: Die Amazon die). 만약 아마존 소스 프로그램이 성공해 킨들의 유통채널에 대한 약점을 보완할 수만 있다면 아마존의 콘텐츠는 기하급수적으로 소비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워싱턴 포스트의 배급망까지 유통의 채널로 활용된다면 서점과 소매점 뿐만이 아니라 신문가판대에서도 킨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즉, 아마존은 킨들이라는 H/W와 eBook, Video 콘텐츠 등을 핵심으로 하는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을 엮어 e-Commerce 구매까지 활성화 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서 킨들은 순환 고리를 만들고 프라임 멤버십 가입자 확대를 하는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워싱턴 포스트의 콘텐츠를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에 추가하는 경우 아마존의 콘텐츠는 더욱 풍성해져 더욱 차별화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마존 소스 프로그램은 킨들의 판매를 더욱 촉진함으로써 아마존의 선순환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걱정스러운 점은 동네 서점의 입장에서 아마존 소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 아마존의 Digital 도서의 판매는 기존의 Print 도서 판매 직접적으로 감소 시킨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킨들 구매자가 킨들을 통해 동네 서점이 아닌 아마존에서 Print 도서를 구입하게되는 경우 동네 서점의 매출은 Amazon에 모두 종속되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즉, 동네 서점이 아마존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셈이다.
아마존은 동네 서점과 의 이런 문제점을 반드시 해결해야만 아마존 소스가 제대로 작동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어떻게 이러한 문제를 풀어 나갈지 궁금하다.
과연 킨들(Kindle)은 Digital 콘텐츠 소비의 왕인 킹들(Kingdle)이 될 수 있을까? 제프 베조스의 다음 한 수가 궁금해진다.
글 : 이경현(Vertical Platform)
출처 : http://goo.gl/cN2lz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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