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펀치의 히든카드, 신비주의로 무장한 미모의 오피스 레이디 신림동 캐리가 매주 진행하는 스타트업 인터뷰입니다. 유머가 가미된 통통 튀는 이야기들로 스타트업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는 물론 웃음까지 함께 전해 드립니다.
음식을 주문했는데 한참을 오지 않아 ‘대체 언제 와요?’라고 전화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그때마다 음식점에선 ‘지금 출발했어요.’라고 합니다. 환장하겠는 건 이 말을 믿지 않을 수 없다는 거죠.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부탁해!‘와 함께라면 음식점과의 밀당이 더이상 필요 없습니다. 소비자와 판매자를 넘어 배송 시장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E-커머스 시장을 만들어가는 메쉬코리아에 가봤습니다.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메쉬코리아: 안녕하세요.
믿기 힘드시겠지만, 신림동 캐리는 여고와 여대를 나왔습니다. 평생을 여초 환경에서 살아왔기에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으면 식은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수트를 입은 남자 넷에 둘러싸여 회의실에 있으니 현기증이 납니다.
신림동 캐리: 이렇게 많은 분을 동시에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다. 게다가 다들 엄청나게 포멀하게 입고 계신다?
임동균: 아무래도 영업 쪽의 일을 하다 보면 외부 미팅이 있기 때문에 격식을 갖춰 입게 된다. 연구직 쪽은 엄청 프리하게 입으신다.
신림동 캐리: 그렇지만 보통의 스타트업은 목 늘어난 티셔츠에 반바지에 크록스가 디폴트니까 이런 모습을 좀처럼 볼 수가 없지.
인터뷰할 때 힐끗 보니 심지어 와이셔츠 소매에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남자는 역시 수트가 진리!가 아니고 아무튼 계속해서 인터뷰 진행하겠습니다.
신림동 캐리: 원래 인터뷰하기 전에 앱을 깔고 서비스를 써보는 편인데 부탁해!는 관악구에 서비스가 안 되더라. 아마 강남 쪽 아니면 부탁해!라는 서비스를 들어본 적 없는 분들이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한다. 서비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임동균: 부탁해!는 맛집, 화장품, 편의점, 꽃, 프리미엄 상품을 앱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배달하는 서비스다. 과거에는 소비자 혹은 판매자가 시장의 중심이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와 배달원, 가게 주인 사이에 정보 비대칭성이 문제였다.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했는데 언제 올지 그리고 누가 올지 알 수가 없는 거다. 메쉬코리아는 이런 시장 문제에서 차별화된 서비스와 전략으로 배송 시장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E-커머스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신림동 캐리: 차별화된 서비스를 한다고 하셨는데 대표적으로 예를 든다면?
임동균: 예를 들면 일단 빠르다. 부탁해는 소비자가 점포에 주문하는 순간, 시스템이 점주와 배달원에게 동시에 주문내역을 알려준다. 이렇게 배달원의 낭비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배달 시간도 빨라졌다. 예전에 테스트를 해봤더니 온더보더에서 주문하고 음식을 받기까지 23분 걸린 적도 있다.
신림동 캐리: 오오, 빠르다! 근데 그거 말곤?
임동균: 요즘 1인 가구의 여성이 많다. 여성 혼자 사는 경우에 상품을 주문하면 배달원의 신원이 많이 신경 쓰이실 거다.
신림동 캐리: 나도 혼자 사는데 대부분 물건은 관리실에 맡겨 달라고 한다. 흉흉한 일도 많고 일단 여자 혼자 살면 불안하니까?
임동균: 그런 여성 고객을 위해 부탁해!는 주문 시 배달기사의 실시간 위치는 물론 사진 및 연락처 확인이 가능하다.
신림동 캐리: 소비자 입장에선 좋은 일이겠지만 점주는 귀찮지 않을까?
권용욱: 일일이 배달원의 위치에 대해 전화 응대를 할 필요가 없어져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더 좋아하신다.
신림동 캐리: 근데 대체 왜 관악구는 배달이 안 되는가? 메쉬코리아 사무실부터가 낙성대역에 있잖아.
이희수: 관악구에 서비스 오픈하면 신림동 캐리님은 주문할 건가?
신림동 캐리: 당연하지. 바로 쓰겠다.
이희수: 아니 뭐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는데….
임동균: 배달 서비스 금액이 보통 7~8천 원부터다. 아무래도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는 법인데 강남을 비롯한 몇 개 지역을 제외하면 좀처럼 고가의 배달 서비스를 쓰지 않는다.
신림동 캐리: 하지만 서울대입구역에는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도 많고 집값도 비싼데!
예전에 강의석 씨가 신림동 고시촌에서 강의석.COM이라는 심부름 서비스를 하다 접으셨는데요. 몹시 마음이 아팠습니다. 빨리 서울대입구역에 또 다른 심부름 서비스가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많이 써드리겠습니다.
신림동 캐리: 부탁해!에 들어가 보니 로코커리라거나 비비고라거나 제일제면소라거나 다른 배달 서비스에서 볼 수 없었던 브랜드가 많더라.
권용욱: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맛집 음식들을 집에서 편하고 안전하게 배달시켜 맛볼 수 있게 했다.
신림동 캐리: 그리고 10월에는 배달비 천 원 이벤트를 하던데, 천 원만 받으면 뭐가 남나?
임동균: 당연히 비즈니스를 고려한 이벤트다. 기존의 강남 심부름업체 배달 서비스 금액은 보통 7~8천 원부터 시작한다. 부탁해!는 시스템을 통한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와 상점 제휴를 통해 소비자에게 2~3천 원의 비용으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10월에는 1천 원 이벤트, 11월부터는 1500원 이벤트를 진행해서 보다 많은 분들이 부탁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이희수: 부탁해!는 소비자와 상점, 배달 업체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점과 배달 업체에 별도의 프로그램 비용을 받지 않는다.
신림동 캐리: 오호.
이희수: 기존에 급여도 제대로 못 받고 일하던 배달원이라거나 규모가 영세해 배달은 엄두도 못 내는 맛집에까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혁신적인 배달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메쉬코리아의 목표다.
임동균: 이번 천 원 이벤트를 통해 배달비용의 부담 없이 저렴하게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되어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동안은 배달 서비스가 가격 면에서 ‘나를 위한 사치’로 느껴졌다면 부탁해!는 훨씬 낮은 가격과 다양한 맛집 서비스를 통해 생활의 영역으로 느껴지게 했다. 배달 음식이라고 하면 짜장면, 피자, 통닭 정도를 떠올리셨을 거다. 이제는 온더보더, 로코커리, 죠스떡볶이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소소한 변화로 삶의 퀄리티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나중에 꼭 써보시라.
신림동 캐리: 나는 언제나 돈을 쓸 준비가 되어 있다.
신림동 캐리: 지난 4월 전세계 창업 대회인 ‘Stanford E-Bootcamp’에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하여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결선에 진출하여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셨다고 들었다.
이희수: 그렇다.
신림동 캐리: 대표님이 컬럼비아대 MBA 출신이시고 임직원분들도 야후와 오라클 본사 출신으로 무척 엘리트하다고 들었다.
이희수: 어디서 들었는가?
신림동 캐리: 아니 그냥 회사 소개에 쓰여 있던데, 일부러 자랑하려고 올리신 거 아니었나?
이희수: 자랑하려고 올린 건 아니지만,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좋은 레퍼런스가 된다. 좋은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온 인력이 있다는 게 함께 사업하시는 분들께는 신뢰를 주는 한 요소가 되는 듯 하다.
신림동 캐리: 아까부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힘을 실어서 말씀하시는데 좀 캐주얼하게 대해주세요.
이희수: 나는 원래 이렇다.
신림동 캐리: 내가 투자하러 온 것도 아닌데 이러실 필요 없다.
이희수: 원래 우리 회사가 좀 매사에 진지한 분위기다.
신림동 캐리: 그냥 막 느껴진다. 임원 네 분은 좀 친하신가?
권용욱: CTO님을 제외한 우리 셋은 대학교 동기라 원래 친하다.
신림동 캐리: 뭣? 완전 의외다.
임동균: 왜?
신림동 캐리: 전혀 셋이 친하게 안 보였….
이희수: 우리 친하다.
신림동 캐리: 전혀 그렇게 안 보였다.
신림동 캐리: 배달의 민족 앱이 아무래도 업계 1위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희수: 굉장한 회사고 멋진 서비스다. 늘 감탄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그러니까 그렇게 힘을 줘서 비즈니스적으로 말하지 말란 말이야.
신림동 캐리: 근데 이렇게 늘 격식을 갖추고 회사 다니시는가?
임동균: 아무래도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일이 많아 미팅을 염두에 두고 옷을 입는다.
신림동 캐리: 여태까지는 인터뷰 가면 막 침대방에서 자다 나오셔서 머리 털고 사진 찍으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런 모습이 몹시 낯설다.
임동균: 우리도 비즈니스 캐주얼 좋긴 한데 처음 만나는 분께는 아무래도 예의가 아니니까.
신림동 캐리: 현재 직원 수는 얼마나 되나?
김형설: 25명 정도 된다.
신림동 캐리: 스타트업치고 사원 수가 많다. 근데 왜 사무실은 텅 비어있는가?
김형설: 영업직으로 외근하시는 분들이 있고, 나머지도 점심 식사하러 나가셨다.
신림동 캐리: 이상하게 여직원분들이 다 미인이시다.
김형설: 요즘 우리가 개발자를 뽑고 있다. 그러니 메쉬코리아에 미인이 많다고 소문 좀 내달라.
신림동 캐리: 알겠다.
신림동 캐리: 이 벽에 붙은 건 뭔가?
김형설: ‘페르소나 마케팅’이라고 부탁해! 서비스를 사용할 만한 다양한 사용자 유형을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둔 거다. 개발할 때 이 페르소나를 염두에 두고 고민한다.
신림동 캐리: 소비자와 점주, 배달원을 실시간으로 잇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메쉬코리아가 유일하다고 들었다.
김형설: 그렇다.
신림동 캐리: 기존에도 배달 앱은 많다. 어떤 앱은 결제가 편리하다든가 어떤 앱은 배달 가능한 상품의 가짓수가 많다든가 한다. 부탁해! 앱의 장점은 뭔가?
김형설: 기존의 배달 서비스 앱 방식을 탈피하고자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의 네이티브 UI를 사용하지 않았다. 배달원에게 거리와 시간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배달 주문을 배정하는 알고리즘을 쓰고 소비자-점주-배달원을 실시간으로 잇는 통합 플랫폼 등을 자체 개발하는 전략을 취했다. 요즘은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더 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직원이 25명이나 된다고 하셨는데 메쉬코리아만의 사내 복지라든가가 있는가?
이희수: 기본적으로는 여타 스타트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회사 사람들이 다 아이를 엄청 좋아한다.
신림동 캐리: 여기 결혼하신 분 계시는가?
이희수: 그런 건 아닌데 어쨌든 그래서 직원분 중에서 첫 아이를 낳은 분이 계실 때 회사 분들 모두가 기뻐했었고 그래서 출산과 육아 복지에 대한 부분을 따로 만들었다.
신림동 캐리: 아무래도 스타트업 업계의 평균 연령이 낮다 보니 출산이나 육아 부분은 아직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인데 좀 특이하다.
이희수: 그리고 외근 나가셔서 부탁해!로 많이 시켜드신다. 밖에서 일하실 때 맛있는 걸 드실 수 있게 지원하고 있는 게 사내 복지의 한 부분이다.
신림동 캐리: 막상 메쉬코리아 연구직 분들은 부탁해!를 못 쓰시지 않나!
이희수: 아, 그렇지.
신림동 캐리: 빨리 관악구 좀 해달란 말이다. 지금 프라이스톤스가 사무실 리모델링으로 한 달째 재택근무 중인데 스쿨푸드 지겹다. 그렇다고 밥 하나 먹으러 머리 감고 화장하는 것도 귀찮다.
임동균: 남자와 여자는 그런 게 다른 것 같더라. 남자들은 자다가 일어나서 그냥 모자 하나 쓰면 집 앞에 나가서 먹을 수 있는데 여자들은 막 씻고 화장하고 나가야 하니 말이다.
이희수: 그럴 때 부탁해! 앱을 이용하면 되는데!
신림동 캐리: 그러니까 좀 내달라고요.
이희수: 다른 이야기지만 부탁해! 페이스북 페이지에 달린 덧글 중에서 ‘보름 동안 밖에 안 나갈 수 있는 앱’이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참 인상적이었다.
이희수 운영이사님이 부탁해의 E-커머스를 은행에 비유하시더군요. 예전에는 은행에 직접 방문했고 그 다음에 폰뱅킹을 썼고 지금은 온라인뱅킹을 쓰는 것처럼 음식도 직접 가서 먹었고 배달해서 먹었지만 이젠 온라인으로 주문하게 될 거라고요.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참 그랬습니다. 지마켓 VIP로서 다른 건 다 인터넷으로 고르고 배송료를 내면서 주문하는데 음식만큼은 왜 1단계와 2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을까요. 부탁해처럼 맛과 안정성이 검증된 서비스를 찾기 힘들어서가 아니었을까요? 아무튼 메쉬코리아, E-커머스의 미래를 부탁합니다.
저도 빨리 부탁해!가 관악구 서비스를 시작해서 보름 동안 밖에 안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 신림동 캐리(로켓펀치)
출처 : http://goo.gl/c97Gr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