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자신의 일을 문제없이 해내는 것과 헌신을 다 하는 것은 다르다. 특히 헬스케어 시장에서는 그렇다.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다.”
1. 헬스케어에서의 헌신과 스마트함, 두가지에 대한 깨달음
간이식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의료진이 사망선고를 내린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나는 훌륭한 의료인이 환자를 살려주는 것이 아니더라는 것을 깨달았다. 혈액형이 다른 환자(B형에서 O형으로)도 간이식을 한다는 정보를, 훌륭히 제 역할을 다 하시던 레지던트와 교수님들은 알아내지 못했다. 그들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을 적당히 문제 없이 스마트하게 처리해 내고 있었다.
아무 문제가 없었다. 변화나 도전이라는 말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불가능을 돌파해 낼 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이나 답, 해결책을 찾는 “궁즉통” 혹은 “문제해결능력”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것은 보통 스타트업들이 성공하는 요인이다. 작은 문제에 해결책을 찾아 날카롭고 깊게 시장을 찌르고 들어가는 것이다. 특히 생명과 건강의 일은 스마트해야 하는 것도 맞는 말이만, 더더욱 스마트함 이전에 가치의 문제이기도 하다. 생명과 건강의 일이기 때문에 스마트한 판단에 위배되더라도 헌신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생명이라는 것은 사람의 일이 아니라 신의 일이더라. 하지만 헌신한 뒤일 때와, 적당히 한 뒤에 신에게 맡기는 것은 다르더라. 어쩌면 헌신해야 한다는 것은 멍청한 옵션인지도 모른다. 모든 일에 불필요한 헌신을 낭비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에 관한 일일 때는 다르다.
2. 헌신과 사람의 유형
헌신과 관련해서는 세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1) 헌신을 다하는 사람, (자기의 기존 상태로 해결이 불가능하면 다른 해결책을 찾는다)
2) 적당히 문제없이 효율적으로, 스마트하게 해결하는 사람(자기 선에서 해결책이 없으면 불가능함을 알린다)
3) 과제해결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있다.
3. 헬스케어와 헌신의 가치
나는 생명과 건강의 일은 시장성이 있는지 유망한지 논리적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대이다. 생명과 건강의 일이기 때문에 시장성도 만들고 적당한 구조의 돈의 흐름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고급 치료로 충분한 돈을 벌고 투자자들에게 적당한 수익을 안겨주며 저가의 치료상품PB로 역시 영속적인 선순환의 흐름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돈만원도 Loss 없이 흐르는 길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성적, 논리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하면 어떤 산업이나 업종을 막론하고 “돈 되야지”다른 방법 없다. 응급실 찾아온 사람 돈없으면 돌아가야 하는것이 냉정하고 논리적인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제도 자체도 그리 보면 냉정하고 논리적인 시장논리에 전혀 맞지 않는다. 냉정하게 논리적으로 의료비가 없으면 치료를 못 받아야 논리적이고 교육비가 없으면 교육을 못 받아야 논리적이다.
우리 모두는 마음속으로 알고 있다. 무엇이 옳은일인지 그른일인지 세살 어린아이도 판단한다. 냉정하고 논리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기저에는 헌신보다는 스마트함을 택하는 개개인의 편리와 이익이 담겨 있다는 것을. 정작 절박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 유명하고 잘나고 똑똑한 것은 헌신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어짐을 누구나 경험하게 될 것이다.
엄마가 갑자기 췌장암에 걸렸다거나, 가족이 해외에서 생명에 위협적인 교통사고를 당했다거나 하는 그런 경우에 말이다. 냉정함과 논리성은 아무 의미가 없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일단 살려놓고 보는거다. 왜 동남아에 갔냐, 왜 그런 차를 잡아탔냐, 운전자 실력을 확인했어야 한다, 왜 뒷좌석에 앉지 않고 앞좌석에 앉았냐, 외교부에 누구를 소개해 주겠다, 모두 의미가 없다. 그냥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가 난 것이다. 함께 밤새 간병하며 눈물 흘리고 바이탈 체크하고 어떻게 살릴지 머리 맞대고 헌신할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스마트함은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을 가리게 해 주지만 헌신은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만들더라. 개인적으로는 헌신했던 경험들 와중에 실패한 것도 많았고 잡음도 많고 심지어 나쁘게 된 일들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스마트함으로는 어차피 모두 불가능한 일들이었기에 나는 늘 조금 더 헌신하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좋게 생각한다면 그 덕에 훨씬 더 스마트한 방법들도 단기간에 깨우치고 조금 다른 인사이트도 얻었다. 내가 부족했던 것은 스마트한 이들과는 스마트하게만 일하면 된다는 것을 조금 간과했다는 점이다.
4. 헌신하는 멋진 사람들
닥터핑크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멋진 사람들이 있다. – 피터드러커, DJ, 마사요시손
위대함을 만드는 것은 스마트함 때문이 아니라 헌신 때문이다.
5. 절박한 요구(수요)와 헌신(공급)이 만들어 낼 헬스케어 시장
헬스케어 사업에는 이러한 헌신이 필요하다. 그것이 과거에 없던 아주 큰 시장을 열게 될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때문이다. 생명과 건강에는 돈 이상의 가치와 절실함이 있기 때문에 돈을 충분히 움직이는 것이다.
아래는 매슬로우의 욕구 9단계 지도이다. 인간의 가장 기저의 생리적이고 절박한 단계의 욕구부터 앎의 욕구, 심미적 욕구단계, 자아 실현의 단계에 이르는 가장 고급단계의 욕구에 까지 각기 다른 분획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곳이 바로 헬스케어 시장이다.
6. 헌신의 가치에 대한 개인적 소회
개인적으로는 그 본능적인 헌신(?) 하는 성격 덕에 어려움 속에서 효율적으로 탁월한 아니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것들에 성과를 이루어 왔다. 어려움이 있을 때 스마트한 조언들은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고 필요도 없었다. 헌신으로 찾아낸 방법을 스마트하게 행동해낼 “사람”이 필요할 뿐. 헌신이 없다면 스마트하게 뭘 해야할지 찾기 어려울 것이다. 불가능하니까 하지 말자고 할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논리적으로 따져도 헬스IT시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이 여기에 도전하고 수천억대의 투자를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인간의 근본적인 삶과 건강에 대한 욕구를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채우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는 “헌신”이 기존에 없던 큰 헬스케어 시장을 만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이 뛰어드는 것도 바로 이러한 가치를 보기 때문이다. 다만 거금을 투자해 헌신하는 회사가 있되 헌신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는 한번 곱씹어 볼 일이다.
글 : MediPink
출처 : http://goo.gl/RLSQO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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