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비스 업계에 웹 2.0이라는 키워드가 유행처럼 번지던 2007년, 미투데이는 가장 주목받은 신생 서비스 중 하나였다. 반짝 불타올랐던 플레이톡을 누르고 마이크로블로깅의 헤게모니를 붙잡았고, 당대에 주목받던 각종 키워드들 그 자신이 소셜 미디어이기도 했고, Open ID, 각종 외부 사이트의 Open API, Ruby On Rails 사용 등등을 섭렵해, 그야말로 웹 2.0의 화신처럼 보였다.
네이버의 인수 또한 네이버에게 있어 썩 나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인수가액이 높지 않았을 뿐더러, 2008년 12월은 트위터는 물론 페이스북 조차 국내에서 자리잡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싸이월드를 대체할 소셜 미디어 서비스 시장에는 상당한 기회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 트랜드의 세 서비스의 추이를 살펴보면, 트위터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9년 5월 경으로, 인수시기로 부터 약 반년여의 시간이 있었던 셈이다. 이 기간동안 미투데이는 꾸준히 회원 규모를 늘리고 있었다.
인수 후의 행보가 나빴다고 보기도 힘들다.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의 프로필로써 미투데이를 연계한 것은, 현실적으로 미투데이에 큰 힘을 실어주는 기획적 해법이었다. 허구한날 뻗어재끼던 트위터보다는 미투데이가 더 안정적이기도 했다. 마케팅도 나쁘지 않았다. 네이버 트랜드에서 미투데이 질의어가 폭증한 시기는 연예인 지드래곤이 가입한 8월로, 하루만에 회원 30여만명이 늘어났다. 그 후 네이버는 꾸준히 스타들을 미투데이 유저로 끌어들이며, 성장을 주도했다.
오래 된 미투데이 유저 중에는 이것을 미투데이 사이트의 변질을 초래한 사건으로 꼽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역시 네이버트랜드에서 트위터가 5월 붐업된 이유가 스포츠스타 김연아의 트위터 때문이란 것을 돌이켜본다면, 스타 유저 마케팅이 잘못된 전략이었는지는 의문이고, 오히려 더 빨리 진행했어야 했던 게 아닌가 하는 반문이 가능할 뿐이다.
그렇다면 이렇듯 유망하지만 경쟁은 약하던 적절한 시장 상황과 진입 시기에, 낮은 인수가로 구입하여, 트랜디한 요소를 두루 갖추었던 서비스를, 네이버와의 연계와 적절한 마케팅, 기술이라는 국내 최고수준의 지원이 더해졌음에도, 그럼에도 도대체 미투데이는 왜 실패한 것일까?
나는 두가지 측면에서 이 결과에 접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위의 데이터로 말미암아, 트위터와 페이스북, 특히 트위터가 자리잡기전의 시간에 총력전을 펼치지 못한 문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당시는 외산 서비스가 국내에서 선전하는 경우가 워낙 드물었던 관계로 좀 안이하게 여겼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좀 더 빨리 지드래곤이, 다른 유명인들이 사이트를 붐업 시켰다면 미투데이는 마이크로블로깅 카테고리를 선점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문제는 미투데이 서비스 자신의 한계였다. 소셜 미디어는 일정한 임계를 넘기면 그 자신의 힘으로 고속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인수 후 미투데이의 성장은 오로지 네이버의 투자로 견인되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스타들을 네이버가 소싱하고, 트래픽 가든안에서 서비스에 무게를 실어줬어도, 사람들은 미투데이를 트위터만큼 ‘쿨’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일 것이다.
돌이켜 보면 미투데이는 인수직전까지 약 2년의 서비스 기간동안 2만명의 유저를 모으는데 그쳤던 서비스이다. 적다곤 못해도 많지도 않은 숫자이다. 비록 사용자들의 충성도는 높았지만, 팽창하는 힘이 부족했던 것은 명백했다. 초창기 사용자 대부분이 웹 2.0등의 키워드에 관심을 지닌 업계/블로거들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일반인에게 먹힐 요소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아닌게 아니라 미투데이는 트위터의 한국형이란 느낌이 강한 서비스였고 (덧글이란 요소가 특히나 그랬다), 싸이월드에서 누적된 사용자 경험의 연장선상에 있었으며, 따라서 본질적으로 새롭지 못했다.물론 이런 설명은 결과론 일 뿐이고, 미투데이 서비스 자체의 좋고 나쁨을 논할 생각은 결코 없다. 다만 중요한 건 네이버가 인수할 당시까지, 미투데이는 아직 성공적인 성장을 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정리하면, 아직 성공의 선순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서비스를 네이버가 인수했고, 성공의 선순환은 네이버의 큰 투자로도 여전히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본질적인 문제는 서비스 자체의 아쉬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네이버의 총력전이 부족했던 것 또한, 크지 않은 금액으로 인수한 서비스였으며, 검증되지 않은 서비스였기 때문에 명분이 부족했다라고 이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네이버라도 아직 성공적이지 못한 서비스를 쉬이 성공시킬 수 있지 않다. 서비스 성공의 선순환은, 대규모의 투자 이전에 발생해야만 한다. 그래야 투자를 해도 확실히 할 수 있다. 트랜디한 분야 및 기술 선택, 나쁘지 않은 전략, 투자등은 이미 이루어진 성공을 키우는 것을 도울 뿐이다.
글 : 이충엽
출처 : http://goo.gl/aEUYf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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