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튠스를 통해 독점공개한 비욘세의 깜짝앨범

중학교 1학년, 아버지에게 선물받은 소니 라디오카세트를 계기로 팝송에 심취했었다. 당시 ‘황인용의 영팝스’ 를 밤마다 즐겨들으며 좋은 곡이 나오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듣고 또 들었다. AFKN 라디오를 통해 팝을 들으면서는 퀸이나 에어서플라이 같은 밴드의 신보가 미국에는 나온지 몇 달이 됐는데 한국에는 발매가 되지 않아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기억도 있다. 결국에는 세운상가까지 소위 ‘빽판’을 사러가기도 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지난 목요일 자정 전세계 아이튠스에 깜짝 등장한 비욘세의 이번 앨범을 보고 힘들게 앨범을 구해들었던 옛 추억이 떠올랐다. 비욘세의 이 앨범은 15.99불. 14곡의 싱글과 17곡의 뮤직비디오가 들어있다. 발매 3시간만에 8만개의 디지털카피가 팔렸다. 단순계산으로 1백28만불=대략 14억원 매출을 3시간만에 올린 것이다.

screen-shot-2013-12-15-at-11-58-45-am

흥미로운 것은 2011년 6월의 ’4′ 앨범 발표이후 2년도 더 지나 나온 이번 앨범이 발표직전까지 완벽하게 비밀에 붙여진 깜짝쇼였다는 것이다. 팬들은 물론 언론도 발표 직전까지 비욘세의 새 앨범이 나온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보통 CD음반 제작 시 제작과 유통과정에서 미리 뉴스가 흘러나가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전세계 아이튠스에만 독점으로 디지털발표를 했기 때문에 완벽한 보안을 지킬 수 있었다.

14곡의 싱글수도 많은 편이지만 모든 곡에 고품질의 뮤직비디오를 다 제작했다는 것도 전대미문이다. 그래서 ‘비주얼앨범’이 제목이다. 뮤직비디오는 프랑스, 브라질, 호주 등 전 세계를 돌면서 제작한 것이다.

비욘세는 이 깜짝 앨범을 발매하면서 한 푼의 마케팅 비용도 쓰지 않았다. 단지 아래 인스타그램 동영상메시지를 하나 날린 것 밖에 없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8백10만명이다.)

발표하자마자 비욘세의 새 앨범은 전세계 90개국의 아이튠스랭킹에서 1위에 올랐다. 트위터는 비욘세 앨범 발표후 12시간동안 120만개의 관련 트윗이 발생됐다고 밝혔다.

비욘세는 일단 아이튠스에 일주일간의 이 앨범 독점권을 주고 바로 CD제작에 들어가 다음주 주말부터는 비욘세의 CD가 음반매장에 깔릴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판매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다.

비욘세는 참 영리한 가수다. 소셜미디어를 적절히 활용해 팬들과 소통할 줄 알고 글로벌 디지털미디어플렛폼을 교묘하게 활용해 매출을 극대화한다. 비욘세의 이번 앨범발표 사례는 우리가 완전히 소셜-디지털월드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준다. 앞으로 더 많은 가수들이 소셜 버즈를 만들어내 디지털음원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짜낼 것 같다.

글 : 에스티마
출처 : http://goo.gl/yazMbs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