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제품담당 부사장으로 있다가 지난해 10월 중국의 휴대폰제조업체인 샤오미로 옮겨 화제를 뿌렸던 휴고 바라. 그가 지난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매년 열리는 Le Web이라는 인터넷컨퍼런스에 참석해 중국 모바일마켓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휴고 바라는 브라질출신으로 MIT에서 공부하고 구글의 최고위임원에 올랐던 사람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유럽 등의 시장도 잘 알고 있는 글로벌한 인재다. 이런 서구의 인터넷전문가가 중국인터넷시장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나누는 이야기라 중국인터넷시장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중국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봐둘 내용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이제 중국의 IT시장은 한국보다 저만치 앞서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은 우물안의 IT강국이라고 해야 하나 싶다.)
다음은 인상적인 점 몇가지.
최근 중국 인터넷기업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르고 있다. 상장되자마자 공모가 이상으로 크게 급등하는등 시장이 뜨겁다. 위에 소개된 최근 4회사를 보면 최소가 5천억원, 최대가 3조원이상의 시장가치까지 올라가는등 규모가 상당하다.
중국 모바일앱 랭킹도 흥미롭다. 얼마나 중국업체들이 강세인가 하면 안드로이드, iOS모두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중국앱이다. 자세히 보면 톱10에 게임이 없다. 절반정도가 텐센트의 제품이다. 월간 사용자수(MAU)도 미국의 인기앱 사용자수에 ‘O’을 하나 더한 정도로 많다.
알리바바의 쇼핑몰 타오바오를 그는 극찬했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사이트란다. 뭐든지 편리하게 쇼핑하고 휴대폰 사용료도 내고 개인금융관리도 할 수 있다고 한다. 만능 전자상거래 사이트라고 할까.
역시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도 너무 편리하고 어디서나 다 결제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는 택시에서 지불할때도 알리페이를 쓴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알리페이의 거래액은 이미 페이팔의 몇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Wechat은 중국에서 SNS 그 자체라고 한다. 중국인들은 이 안에서 전화, 이메일, 문자, SNS까지 모든 것을 다 한다.
중국판 Uber라는 DIDI. 택시를 부를때 이 앱을 사용하는데 GPS로 위치를 알려주면서도 보이스메모로 택시기사에게 더 자세한 위치설명을 하거나 팁을 더 주겠다고 제안하는 기능이 인기라고. 중국의 택시운전사들은 거의 모두 이 앱을 이미 쓰고 있다는 설명.
마지막에는 샤오미의 스마트폰을 들고 나와서 보여주었는데 이 회사는 마치 애플처럼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완벽하게 자사가 통제한다고 한다. 위에 보이는 폰은 엔트리모델인데 가격이 겨우 1백10불이라고.
액티브X, 공인인증서 등 독특한 규제로 막혀있는 한국의 인터넷시장에 비해 중국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외국기업들이 중국에 들어가는 것만 막고 있을 뿐이지 내부에서는 중국 인터넷기업들이 다양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면서 중국소비자들을 사로 잡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마켓에서 텐센트의 위챗은 네이버의 라인과 맞짱 대결중이다. 텐센트는 수천억의 마케팅 예산을 쏟아가면서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무차별 위챗 TV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네이버로서도 대적하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텐센트는 시장선점을 위해 마케팅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샤오미 같은 중국의 급성장하는 스마트폰업체도 몇년뒤면 삼성전자가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
불과 몇달 사이에 중국 마켓을 이렇게 빠르게 배워가고 있는 휴고 바라 같은 똑똑한 글로벌 인재를 샤오미가 데려갔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휴고 바라는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서 샤오미에 조인했다”며 “우리가 주목하는 첫번째 글로벌 시장은 동남아”라고 말했다.
글 : 에스티마
출처 : http://goo.gl/k0g6M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