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디바이스는 과연 스마트폰의 뒤를 잇는 캐쉬 카우가 되어 줄 수 있을까?
일단 지금의 분위기로 봐서는 그러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IHS에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는 웨어러블 테크놀로지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 규모가 중도적인 관점에서도 2014년에만 약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8년까지 300억 달러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 된다. 2014년 2월 Morgan Stanley의 애널리스트인 Katy Huberty는 Apple의 iWatch가 올해 출시되어 개당 약 299달러로 판매된다면, 175억 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참고로 iPad의 첫해 매출인 120억 달러와 아이폰의 25억 달러 보다 높은 수치이다.
이번 CES 2014 행사에서도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둘러싼 다양한 업체들의 도전이 단연코 눈에 띄었다. LG전자나 소니와 같은 디바이스 제조사는 물론이고, 인텔과 같은 반도체 업체 등도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둘러싸고 격전을 벌이게 될 태세이다. 웨어러블 Landscape에 참여하고 있는 사업자의 수도 엄청나다. 이 쯤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차세대 스마트 디바이스의 대세로 자리 잡는 것이 맞다 하더라도, 과연 그 용도는 무엇이 될 것인가에 하는 궁금증은 여전히 남는다.Transparency라는 업체는 Healthcare와 Medical과 관련 된 End Use가 가장 많이 발생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pple의 경우에도 Health-monitoring 관련 분야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지난 1월 말 New York Times를 통해 보도됐다.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퍼블릭하게 공개하는 캘린더를 통해 Apple 측 주요 인사가 방문한다는 내용이 포착 된 모양이다. Apple이 개발 중인 iWatch 제품의 기능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한 미팅이 아니었나 하는 추측이 이루어지고 있다. Bloomberg에 따르면 Google 또한 FDA를 접촉하여 Medical 디바이스와 관련 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oogle 측은 당뇨환자를 위한 혈당 측정이 가능한 콘택트 렌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예측되고 있다.
이 밖에도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용도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가능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은 Usage Case들이다. 특히 이들 Case의 경우 단순히 스마트폰 기능의 연장선이 아니라, 스마트폰이 제공하기 어려웠던 차별화 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기계와 사람을 연결해주는 Wearable Device – Device Controller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형태는 액세서리 형, 의류 일체형, 신체 부착형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흔한 형태로 언급되고 있는 것이 워치나 글래스 류의 액세서리형 기기들인데, 아무래도 큰 부담감 없이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당분간 가장 많은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선을 끄는 형태는 바로 반지 형태의 제품들이다. 일본의 Logbar라는 업체가 개발 중인 Ring의 경우 착용 후 TV라고 글씨를 쓰면, 실제 TV와의 싱크를 통해 볼륨을 조절하거나 채널을 변경할 수 있다고 한다. 교통카드와 같은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고, 심지어 손가락으로 원하는 금액을 공중에 적어서 결제를 할 수도 있다. Ring을 착용하고 있는 다른 이용자와 간편하게 프로필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아직 개발 중인 제품으로 2014년 출시가 예상되며, 2013년 10월에 열린 San Francisco & Tokyo Japan Night이라는 행사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 향후 API 공개를 통해 다양한 앱이 개발 될 것으로 예상되며, Ring Store를 통해 이 앱들을 제공할 계획이라고도 한다.
최근 국내에도 유즈링이라는 유사 제품이 등장했고 미국에는 Smarty Ring이라는 제품이 등장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Ring -Shorcut Everything– from Logbar on Vimeo.
반지형태의 제품 이외에도 Arm Band 형태로 팔목에 착용한 후, 근육의 전기 신호를 다른 기기에 전송하여 Controller의 역할을 할 수 있는 Myo라는 제품도 널리 알려져있다. Myo에는 6개의 축으로 이루어진 센서가 탑재되어 20여가지의 동작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컴퓨터 등의 디바이스를 마우스나 키보드 없이 제스쳐를 통해 제어할 수 있다. 현재 자사 사이트에서 Myo Arm Band를 개당 149달러에, 개발자용 Developer Kit 역시 149달러에 선주문 받고 있다. 동영상에 나와있는 소년이 마치 다스베이더처럼 공을 들어올리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기계와 사람을 연결해주는 차세대 UI로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주는 Wearable Device – Bio Authentication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착용하고 있는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식별하는 제품 또한 등장하고 있다. 캐나다의 Bionym이라는 업체가 만든 Nymi가 대표적인데, 사용자의 심전도를 측정하여 개인을 식별하는 것이 가능하다. Electrocardiography(ECG)의 경우 개개인마다 마치 지문과 같이 서로 다른 패턴(Wave)을 가지므로, 이를 통해 사용자 개인을 식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사용 방법은 간단한데, Nymi를 손목에 착용하고 금속으로 된 표면을 터치하면 인증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때부터는 PC나 스마트폰과 같은 디바이스에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Unlock이 되고, 심지어 자동차의 Unlock 또한 가능하다. 결제를 할 때도 POS 기기가 개인을 식별하여 결제를 승인해주고, 가정 내 기기를 콘트롤 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역시 현재 79달러의 가격에 선주문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아래 동영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사용자가 집에 들어와 스마트 기기(Smart Appliance) 앞을 지나칠 때, Steve라는 사용자의 Identity를 근거리(Proximity)기반으로 알아차리고 Steve가 시청하던 콘텐츠를 다시 재생해주는 부분이다. 이 부분을 보는 순간 최근 커머스 시장에서 Hot Topic으로 회자되고 있는 옴니채널(Omni-channel)혹은 O2O(Online-to-Offline) 커머스와의 연결 가능성이 떠올랐다.
커머스 사업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트에 방문하는 사용자 Identity를 동일시 하는 데서 겪어 온 어려움을 Nymi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사업자들의 경우 그동안 매장에 방문하는 사용자의 얼굴을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사용자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의 Wi-Fi 시그널을 분석함으로써 해당 사용자를 식별해 왔다.
물론 스마트폰 자체에도 지문 인식을 통한 사용자 식별 기능 등이 탑재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만의 고유한 특성으로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몸에 착용할 수 있다는 것과 착용 시에도 높은 활동성을 가진다는 점 등에서 충분히 차별화 된다고 할 수 있다.
창조적인 영감을 주는 Wearable Device
인간이 기억하고 처리하기 어려운 단순한 작업을 도와주고, 창조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컴퓨팅 기기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필자의 시선을 끈 디바이스는 다름아닌 Google Glass이다.
Google은 2013년 12월 말부터 자사의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인 Google Play Music All Access를 사용 중인 고객을 대상으로 Glass Explorer Program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Glass Explorer Program은 Google Glass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1,500달러에 Google Glass를 구매할 수 있다.
아래 동영상에는 Glass Explorer로 참여 중인 Young Guru의 일상이 담겨져 있다. Young Guru는 Jay-Z, Beyonce 등의 뮤지션과 활동하는 DJ로, 일상 속에서 듣게 되는 모든 소리와 음악을 창조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데 Google Glass를 사용하고 있다. 소리를 발견-> 검색-> 감상-> 기록하기 까지, 음악을 창조하기 위한 모든 과정에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Science Fiction to Science Fact
위에서 언급한 Usage Case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다만 분명한 점은 SF영화 속에나 등장하던 것들이 눈앞에 가시화되는 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자주 나타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스마트폰 이후의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국내 제조사들에게 틀에 갇힌 사고 방식이 아닌, 무한한 창의성과 도전이 요구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스타트렉의 트라이코더(Tricorder)를 개발하는 업체에 상금을 주겠다는 퀄컴과 같은 시도가 어쩌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글 : 임하늬 (Vertical Platform)
출처 : http://goo.gl/CMA9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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