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자취의 이미지는 조금은 비루하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가족으로부터 독립되어 생활하는 자취생들을 걱정하기 마련이다. 대한민국 가구의 4분의 1이 1인 가구라는 통계가 있는데, 미디어에서도 나 혼자 산다’(MBC), ‘식샤를 합시다’(tvN) 등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프로그램들을 편성하고 있다. 이처럼 1인 가구는 중요한 사회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1인가구들의 생활은 어떠할까?
요즘 1인가구들은 자신의 공간이 단지 주거를 위한 공간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1인 가구로써 라이프스타일을 가꾸어 나가고 자신을 표출하고자 한다. 새로운 1인 가구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루머스(ROOOMERS)는 이런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회사이다. 루머스는 지난 2013년 9월 베타 서비스를 거쳐 10월 정식 오픈하였으며, 2011년부터 지속 되어 온 국내 최대 1인 가구 커뮤니티인 ‘my loft’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루머스는 1인 가구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인테리어 같은 정보를 다루는 웹진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종합 브랜드이다. 웹진과, 온라인 큐레이션 커머스뿐 아니라,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 원룸 체험 게스트하우스, 자체 물품 생산까지 1인 가구와 관련된 모든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중소기업청의 창업맞춤화 지원사업을 통해서 1차 투자를 받았으며 고려대 창업센터의 인큐베이션을 받아 여러모로 성장을 도모해온 회사이다.
문화를 공작한다
이태원에 위치한 루머스의 워크숍에 들어서면 ‘1인 가구 문화 공작소’라고 적힌 포스터가 눈에 띈다. 이 문구 안에는 루머스의 핵심적인 정체성이 담겨 있다. 루머스는 단순히 비즈니스만을 하는 회사이기를 거부한다. 그렇다면 루머스가 공작하는 1인 가구 문화란 어떤 것일까?
공간을 통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다
문화를 공작한다는 구상은 루머스 옥수정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8년 전 일본에서의 워킹홀리데이 중 목격한 것은 새로웠다. “일본에 갔을 때 처음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매거진을 봤어요. 콘텐츠들은 원룸 인테리어, 생활정보, 상품 정보, 레시피, 가계부 등으로 다양했어요. 1인가구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정보가 정말 다 있었어요.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일본의 콘텐츠에서 그녀가 주목했던 점은 1인가구들에서 엿 볼 수 있는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이었다. 한국에서는 원룸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생활공간이라는 의미가 더 크지만, 그녀는 일본의 원룸은 공간과 주거인의 관계 그 자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집에 사는지, 그 사람의 직업은 무엇인지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보이더라고요. 저는 그 당시에 일본에 혼자 있었고, 학생도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 연고도 없었는데, 잡지를 읽으면서 누군가와 연결 된 기분이 들었어요. 그게 너무 좋았어요, 단순이 정보전달을 하는 잡지라 생각되지 않았어요.”
옥수정 대표에게 1인 가구란 ‘나만이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가족들과 있을 때는 알지 못하는 자신의 취향들과 마주해 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잘 없잖아요. 그런데 혼자 있으면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거든요. 많이들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는데, 저는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는 집이 그러한 것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공간과의 관계를 통해 나를 발견한다는 점에서 옥수정 대표는 원룸의 의미와 1인가구문화를 재조명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1인 가구 경험은 5년 후 커뮤니티,’my loft’의 개설로 이어졌다. 이곳에서 회원들은 1인 가구에 대한 경험과 정보들을 공유하였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였다. 현재 ‘my loft’는 3만 6천여 명의 회원을 가진 1인 가구를 위한 대표 커뮤니티로 성장하였다. 여기서 옥 대표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2012년 루머스를 창업하게 되었다. 옥 대표뿐만 아니라 회사 구성원 전원이 오랜 1인 가구 생활을 하고 있어, 새로운 1인 가구 문화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있었다. 팀원들 역시 루머스의 뿌리인 ‘my loft’의 활동을 통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한국의 새로운 1인 가구 문화를 꿈꾸다
그녀는 아직까지 한국의 1인 가구의 이미지가 부정적인 면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토로한다. ”회사 다닐 때 만 해도 여자가 혼자 산다는 말을 하면 안 된다, 밥은 잘 먹고 지내냐, 남은 음식을 싸가라 는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외롭고, 쓸쓸하고, 불쌍한 이미지를 아직도 많이 가지고 있나 봐요. 그렇지 않은, 정말 행복하게 잘 살고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부각시키고 싶어요.” 그녀는 이러한 1인 가구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한국의 새로운 1인 가구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한다. 단순히 웹진과 큐레이션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1인 가구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브랜드로 루머스를 성장 시키는 것이 그녀가 꿈꾸는 미래이다.
하나의 실험
옥수정 대표가 현재 가장 고심하는 과제는 문화와 비즈니스의 공존이다. “수익만을 생각하는 비즈니스였다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활동들을 해야죠. 하지만 당장의 수익보다는 문화와 비즈니스가 공존 할 수 있는 더 좋은 방안을 찾고 싶어요.” 실제로 루머스는 문화와 비즈니스의 혼합이라는 과제를 풀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들을 시작하고 있다. 1인 가구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기획된 것이, 이번 달 8일 문을 연 ‘루머스 워크숍’ 이다. 기존의 온라인 기반의 활동에서 나아가 오프라인으로 활동 범위를 확장한 셈이다. 워크숍은 1인 가구 문화교류의 장뿐 아니라 1인 가구 문화의 플래그 십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써 오픈 되었다. 그렇기에 워크숍에서는 상품 판매와 함께 지속적인 오프라인 이벤트가 있을 예정이다. 또한 1인가구들을 위한 이사 서비스를 협력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으며, 다음달 내로 금액별 맞춤 원룸 인테리어 및 리 모델링 상품들을 출시 할 예정이다. 루머스가 어떠한 방식으로 문화와 비즈니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낼지 기대해보자.
글 : 벤처마이너 (오유근, 박상준, 이현경, 최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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