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을 통해 ‘대박’을 노리던 게임사들이 ‘변심’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 중 적지 않은 숫자가 카카오톡 연동을 포기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올인’하는 모습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요즘 게임사들은 카카오톡 출시에 대해 “꼼꼼히 확인한 후 결정한다”고 말한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주장하던 것과는 다르다.
13일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3년이나 공들인 대작 모바일 MMORPG ‘아크스피어’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눈에 띄는 점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내려 받기해 플레이할 수 있는 것. 앞서 출시된 넥슨의 모바일 MMORPG ‘영웅의 군단’도 마찬가지다. 플레이스토어에서만 검색된다. 한빛소프트의 모바일 축구게임 ‘FC매니저’ 역시 플레이스토어를 선택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영웅의 군단’의 경우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매출 순위 9위에 올라 있다. ‘아크스피어’는 준비된 4개 서버에 이용자들이 꽉 차 1개 서버를 새로 열었다. 매출은 나와봐야 알지만 카카오톡 없이도 일단 눈길을 끄는데는 성공했다. ‘FC매니저 모바일’은 상대적으로 다소 순위가 쳐져 있다. 하지만 축구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나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처럼 카카오톡 없이 홀로서기에 나서는 개발사들이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 때문이다. 현재 수수료 체계는 사실상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예컨대 플레이스토어에 게임을 올리면 구글에 30%를 떼줘야 하고, 여기에 카카오톡까지 연동하면 21% 수수료가 더 든다. 개발사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49%만 가져가는 것.
만약 중간에 퍼블리셔까지 끼여있다면 개발사의 수익은 더 낮아진다. 개발사 입장에서 그나마 수익을 더 남기려면 카카오톡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 들어 많은 게임사들은 카카오톡에 이미 게임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굳이 입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걸 보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인기 카카오톡 게임의 특성과 자사에서 개발한 게임을 비교해 성공여부를 꼼꼼히 따져본 후 입점을 고려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수료로 다 떼주는 것보다 적은 돈이라도 남기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후 네이버, 아프리카TV 등 자사의 유통 플랫폼을 통하면 수수료를 낮게 해준다며 개발사들을 유혹하고 있다. 일단은 카카오보다 수수료를 낮게 해주겠다는 게 핵심이다. 개발사들은 조건만 맞는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
이 같은 분위기에 위기를 느껴서일까 카카오톡의 개발사 카카오가 티스토어의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등장했다. 개발사들이 수수료의 부담을 느낀다면 이를 줄여주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이는 사실상 구글과의 결별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인수 후 구글이 아닌 티스토어에 게임을 올리게 하면 구글에 내는 수수료 30%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만큼 성사만 된다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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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만규 기자(채널IT)
출처 : http://goo.gl/uYx9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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