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잠시 김춘수 시인의 <꽃> 을 상기시켜보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왜 갑자기 여기서 손발 오그라들게 시를 읊냐구?
브랜드명 이야기를 좀 하고자 한다. 브랜드명 없는 브랜드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모든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잊혀지지 않는 개성으로 다가오는 브랜드들은 어디서 그 이름을 얻었을까? 강렬한 개성의 브랜드는 창업자의 이름에서 온 것들이 많다.
맥도날드 McDonald’s
1940년 낭만이 있던 시대에, 캘리포니아 한 동네에 리차드와 모리스 맥도날드 형제가 자신들의 성을 딴 레스토랑을 열었다. 그들은 캐치프레이지로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을 내걸었다. 원래 맥도날드의 마스코트가 “스피디”라는 이름의 요리사 모자를 쓴 남자었다는 것을 아는가?
1967년 그는 오뚜기 케찹맛이 날 것 같은 삐에로, 로널드 맥도날드로 교체되고 만다.
스투시 Stussy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투시 Stussy 를 말해볼까? 90년대 힙합패션의 유행에서 Stussy 는 최고 잘나가는 브랜드 중 하나였다. 물론 그 중 몇 퍼센트나 진품이었을지에 대한 의문은 좀 있다만…스투시는 1979년 24살이었던 숀 스투시가 라구나비치에 서프보드 사업을 시작하며 만들어졌다. 서프보드를 수작업으로 완성하고 나서는 그는 큰 매직으로 자신의 사인을 갈겨 썼다. 그리고 그것이 로고가 되었다. 후에 그는 인터뷰에서 이 로고가 티셔츠에 프린트 되어 반항적인 유행이 되었다고 말했다. 사실 그가 하려 했던 건 보드를 팔려고 했던 것이었고 옷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슈프림 Supreme
창업자 제임스 제비아의 인터뷰에 따르면 애초에 그는 슈프림을 브랜드명으로 지으려 했던 건 아니라고 한다. “야, 뭔가 가게 내기에 쿨한 이름이 없냐?” 를 고민하다 떠오른 단어라고. (Supreme 은 영어로 최고라는 뜻이다.) 하지만 후에 정식으로 이것이 브랜드명이 되면서 이것이 원래 있는 형용사 단어였기 때문에 트레이드 마크가 되기 어려워 고민을 하던 시기도 있었다고.
이케아 IKEA
일찍이 1943년 스웨덴에 잉그바 캄프라드라는 17살 소년이 있었다. 50년후, 2013년 이 소년은 세계최고부자 중 한명으로 꼽히게 된다. 이 소년은 통신판매를 통해 자신이 손으로 만든 가구를 파는 가게를 차리게 되는데 이름을 고민하다 IKEA 라고 짓는다. 이 이름은 Ingvar Kamprad(소년이름), Elmtaryd (소년이 자란 농장 이름), and Agunnaryd(남스웨덴의 그의 고향마을의 이름)이다. 현재 IKEA 는 세계 가구 시장 점유율 1위의 브랜드로 현대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억만장자가 할아버지가 된 후에도 그는 쿠폰을 챙기는 자수성가형 부자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고.
글 : 김누리
출처 : http://goo.gl/30fI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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