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마존이 Fire TV를 발표했다. 동글 타입의 디바이스일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셋톱박스 형태를 띄고 있는 Fire TV는 성능의 수준은 갤럭시S4 수준(쿼드코어) 으로 35불의 크롬캐스트에 비해 2배 이상의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도의 사양이라면 200불은 족히 넘어야 하지만 이번에도 아마존은 킨들의 출시 때처럼 희생 전략을 택했다. 99불로 배포하여 플랫폼을 확장한 뒤 수익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특히 영상과 게임을 두축으로 펼침으로써 OTT TV 시장에선 후발 사업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하려 한점이 눈에 띄는 전략이다. 스티브 잡스가 Hobby라고 평가하며 전략적 축에서 벗어나 있는것 처럼 보이는 애플tv, 넷플릭스의 TV 진출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로쿠 (실제 넷플릭스 멤버들이 창업), 35불의 저가로 구글TV의 지위를 이어가는 크롬캐스트 등 OTT TV 영역은 백가쟁명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애플TV와 컴캐스트의 실시간 방송 제공, 방송품질 확보를 위한 네트워크 협상등 지속적인 루머로 TV를 둘러싼 OTT 박스 경쟁은 기존 케이블, IPTV 등 미디어 영토의 맹주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OTT TV 시장은 아직 초기 상태라고 봐야한다.
플랫폼 경쟁은 결국 양적 선점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기존의 케이블, IPTV는 가입자 기반의 플랫폼으로 유선 네트워크에 확산에 비례한다. (한국의 케이블 시장은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이용자의 사용 동선의 중심에는 TV가 있다. 이점이 경쟁의 핵심이다.
스마트TV는 폐쇄성과 유연성 부족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2006년 이후 HDMI (디지털 방식의 영상과 음향 신호를 하나의 케이블로 동시에 전달하는 방식) 가 인입되어 있는 TV가 주류를 이루면서 셋톱박스나 동글 타입의 연결형 디바이스가 쉽게 TV에 꼽힐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넷플릭스, 훌루, MLB, CNN 등 콘텐츠 서비스들이 앱 방식으로 오픈되어 어떤 사업자라도 쉽게 탑재할 수 있어 OTT 박스의 콘텐츠 장벽도 해소되었다.
결국 OTT 박스는 이용자들에게 케이블, IPTV가 아니더라도 영상을 소비할 수 있는 쉬운 옵션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TV로 진입하려는 것일까?
KT경제연구소 이성춘박사의 “병목 해소 전략” 이란 해석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
기존의 케이블, IPTV 만으로는 TV의 웹(We)화나 스마트폰 연결성은 부족하다. 이를 해소하려던 스마트TV 역시 대안이 아니었다. 대신 2006년 부터 깔리기 시작한 HDMI가 포함된 TV로 인해 소위 Web to TV가 가능해졌고 좁은 통로의 병목을 뚫어버리고 이 구간을 장악하려는 전략이 시작된 것이다.
이성춘박사는 MS가 IBM이 쥐고 있엇던 BIOS 병목을 범용화로 무너뜨리기 위해 DOS를 내놓았고, 구글은 스마트폰 병목을 뚫어 검색 통로를 장악한 안드로이드 무료 확산을 예를 들고 있다.
그런데 TV의 병목은 2가지의 통로를 제공한다. TV Own 콘텐츠 게이트가 그것이고 모바일 확장(extention)이 두번째 통로이다.
아마존의 Fire TV는 전자의 경우로 스트리밍 셋톱박스를 TV에 연결하여 기존의 유료방송과 비교하여 실시간 방송만 없을 뿐 콘텐츠 진열은 거의 동일하다.
구글의 크롬캐스트는 두번째 통로의 장악으로 특히 모바일 게이트웨이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구글의 크롬캐스트는 모바일의 앱을 TV로 쉽게 연결하게 만들어, 향후 모바일과 TV의 병행 소비나 듀얼 태스킹 패턴을 미리 장악함으로써 기존 실시간 중심의 TV의 비즈니스 질서가 서서히 무너져갈것을 대비한 선점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크롬캐스트는 TV Own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다. 단지 모바일 앱을 링크할 뿐.
35불의 크롬캐스트가 저가를 무기로 구글의 TV 공략을 책임지고 있는데 아마존은 왜 99불의 가격으로 영상과 게임을 주 공략 통로로 들고 나왔을까?
큰 그림에서 보자면 커머스의 영토를 TV로 늘려 미래에 스크린 선점을 기회로 삼자는 전략일 것이다. 마이크로한 전략에서 보자면 아마존이 보유한 1천만명의 Amazon Prime 멤버쉽을 강화하고 특히 이들을 대상으로 출시했지만 아직 영상 콘텐츠 판매 시장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넷플릭스 류의 서비스인 <Amazon Prime Instant>의 확장이 필요했다.
영상 서비스 중에서 후발인 Amazon Prime Instant를 로쿠나 스마트tv 등에서 쉽게 찾기 어려워 고객 장악이 쉽지 않았다. 킨들을 통해 디바이스 확산과 Amazon Prime 멤버쉽 연동에 사업 노하우를 가진 아마존은 차라리 콘텐츠 게이트웨이를 스스로 장악하기 위해 셋톱박스 출시를 택했다.
Fire TV에 포함된 추천 기능 (셋톱박스를 키자마자 추천 영상을 노출), Amazon Freetime(3~8세 아동을 위한 VOD) 들은 넷플릭스등 경쟁 영상 서비스와의 큐레이션 차별화를 위해 배치한 것이다.
아이튠즈, 넷플릭스, 훌루, 구글 플레이스토어들은 영상 콘텐츠를 유통하는 스토어들이다. 아이튠즈나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모바일 이용자 접점, 넷플릭스는 3천만의 월정액 가입자가 접점이다. 아마존의 Prime Intant 는 1천만명의 Prime 멤버쉽이 기반이다.
이용자들의 속성도 틀리고 각 이용자들은 교차로 각 서비스들을 이용한다. 넷플릭스 회원이 아이폰을 들고 아마존을 통해 책을 배송해 본다는 말이다.
영상이나 음악은 모바일 등 OTT 영역에서 너무도 손쉽고 싼값에 구할 수 있고 보유한 콘텐츠들도 비 차별적이다. 그들에게는 자사에 강하게 묶여 있는 고객들이 필요하다. 즉 콘텐츠 구매와 이용의 Pathway를 자사의 서비스 안에 묶어 두어 영상, 음악, 게임, 도서등 콘텐츠 간 교차 구매와 이용을 촉진키를 희망한다.
기존의 가입자를 묶어두고 경쟁 가입자를 불러옴으로써 콘텐츠 친화적 이용자가 늘어나면 아마존의 선택은 제2의 ‘House Of Cards’ 제작 지휘봉이 될것이 자명하다. 이것이 가상 방송국과 무엇이 다른가?
결국 앞서 설명한 병목 전략 처럼 기존 TV 질서가 무너졌을 때의 영역 다툼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다른 이야기지만 이런 점에서 보면 2014년 내 아마존이 모바일을 출시할것이라는 루머는 전략적 확률이 크지 않을까?)
OTT TV의 시장은기존의 케이블, IPTV 경쟁과는 양상이 다르다. 네트워크에 번들되는 방식의 가입자 경쟁 구도를 벗어난다.
플레이어들의 전략적 출발점이 다르다 보니 경쟁은 직접적 이면서도 경계를 넘나든다. OTT가 확산될 수록 가입자 기준의 최대 수혜자는 3천만 가입자를 지닌 넷플릭스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월정액 방식의 가입자 수익 구조가 제한적이다. 1년 가입자 매출은 10만원을 넘지 못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제작 콘텐츠를 생산해내어 광고 시장에 뛰어들 수도 있다
1년에 170불을 사용하는 1천만명의 Amazon Prime 고객이 Fire TV로 영상 콘텐츠 이외에 타 영역의 콘텐츠 소비를 촉진 시킬 경우의 수익 잠재력은 넷플릭스를 능가할 수 있다. 크롬캐스트가 1천만개 이상 팔릴 경우 35불의 디바이스 수익 이외에 모바일 앱 게이트웨이를 통해 광고수익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만들어 낼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이만큼 OTT TV는 기존 TV 시장과는 달리 또다른 잠재력이 있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의 N-Screen 동영상이 TV를 축으로 성장한것과는 달리 한국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것은 미국과 달리 한국의 유료방송이 저가 고착화되어 있는 미디어 환경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니즈는 어떨까? 청년층 1인가구의 증가와 모바일과 TV의 연결 니즈, 보고싶은 채널만 선택하고 있는 알라까르떼 니즈등 기존의 TV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동글타입의 스틱형 OTT TV를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TV의 합도 400만대를 넘었다.
국내에도 모바일 중심의 N-Screen이 TV로 진격할 시점이 머지 않았다. 스틱이 셋톱박스의 가격, 품질, 콘텐츠 등 사업에 필요한 요소들을 정의하고 해결해야할 난제들도 많다.
“혁신은 언제나 이단” 이라는 메시지 처럼 이제 N-Screen 동영상이 본진을 향해 나아갈것이다.
글 : 제레미
출처 : http://goo.gl/1fB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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