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에 맞서는 한샘, 주가 600% 상승의 비밀은 무엇일까?

이케아가 곧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을 시작합니다. 이미 신사동에 체험 매장 오픈을 완료했고 광명점을 시작으로 서울 주변에만 3개의 초대형 매장을 열고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입니다. 세계적인 DIY (Do It Yourself) 가구 전문 기업으로 사랑받고 있는 이케아는 이미 많은 구매/배송/수입 대행 업체들이 이케아의 제품을 한국에 들여와 팔고 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합니다. 이케아의 한국 진출은 공식적인 진출일 뿐이지 사실상 이미 한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이케아가 2년전쯤 한국 진출 계획을 발표했을때 국내의 많은 가구, 인테리어 기업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들을 준비하고 바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케아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자신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지, 이케아가 공략할 시장과 자신들의 시장은 얼마나 겹치는 것인지 등 대형 가구/인테리어 기업에서부터 중소형 기업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분주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샘01

한국에서 가장 큰 가구/인테리어 기업이라 할 수 있는 곳은 한샘입니다. 한샘은 부엌가구 브랜드로 초기에 널리 알려졌지만 점차 그 사업영역을 넓혀 나가면서 인테리어와 시스템 가구 등 다양한 시장에 제품을 내놓고 한국 가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이었습니다. 이케아의 한국 진출이 가장 신경쓰였을 곳이 한샘이었다는 추측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한샘의 주가가 횡보를 하던 즈음에 늘 나오던 얘기는 이케아 한국 진출로 인한 타격이 클 것이다, 이케아에 대응하기 위해 무리하게 매장을 늘리는 것 아니냐와 같은 우려들이었습니다.

그런 시기를 지나 2014년 4월 한샘의 주가와 기업 실적을 들여다보면 깜짝 놀랄정도입니다. 2011년 대비하여 주가는 6배이상 상승하여 7만원 중반대까지 올라섰고 기업의 매출은 2010년 5,900억원에서 2013년 12월 기준 1조원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도 350억원대에서 800억원대로 두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글로벌 거대기업 이케아의 진출에 맞서 한샘이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이케아가 한국시장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 상황이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달리는 기차가 한번에 멈추지 못하는 것처럼 당분간 한샘의 질주는 계속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케아 신사동 팝업스토어 매장 (출처 : article.joins.com)
이케아 신사동 팝업스토어 매장 (출처 : article.joins.com)

한샘의 폭발적인 성장은 한국의 부동산 시장과 맞물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3년간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급격하게 매매중심에서 전세/월세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부동산 거품이 이제 꺼질 것이다라는 많은 예측과 불경기속에 매매거래는 사실상 정책적인 세제 혜택이 나올때만 반짝하는 수준이고 바닥을 기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전세/월세 중심으로 바뀌다 보니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집으로의 이사 계획을 세우기보다 살고 있는 집을 리뉴얼하는데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집을 시장에 공급하는 건설업계 역시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처럼 내집 마련 열풍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집은 짓고 팔아야 했기에 그 어느때보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인테리어의 수준을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부엌 가구도 다양한 형태로 준비하고 창틀에서부터 바닥재, 몰딩까지 더 많은 부분들은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 두가지 시장에서 가장 적절하게 시장에 대응한 곳이 바로 한샘입니다. 개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의 변화와 기업 시장의 변화를 잘 이용한 것이죠. 한샘의 급격한 성장은 시장 변화에 잘 적응을 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한샘 플래그샵 전경 (출처 : interior.hanssem.com)
한샘 플래그샵 전경 (출처 : interior.hanssem.com)

한샘은 이런 시장 대응과 함께 이케아를 적절히 벤치마킹하여 소비자들이 이케아를 본격적으로 만났을 때 차별점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시장 공략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여러 곳에 생기고 있는 플래그 샵들은 이케아가 넓은 공간을 이용하여 집의 한 공간, 공간을 옮겨 놓은 것처럼 꾸미는 전략을 한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방식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터넷 중심의 중저가 브랜드, 소품 브랜드를 강하게 드라이브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한샘의 샘키즈 시리즈 등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두개씩 가지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 몰이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한샘이 앞으로도 주가, 매출, 영업이익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단정지어 말하는 것이냐고 묻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걸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한샘이 시장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큰 기업임에도 생각보다 유연하게 대처를 잘 하고 있고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기에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이케아는 분명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겁니다. 개인적으로도 이케아의 상품을 구매 대행을 통해 사서 사용할 정도로 괜찮은 제품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대체제도 많다는 것이 이케아의 (어쩌면) 한국 진출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기도 합니다.

이케아와 한샘은 앞으로 1~2년간 뜨거운 전쟁을 시작하게 됩니다. 파이를 나눠먹는 싸움일지 혹은 파이를 더 키우는 윈윈의 게임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소비자들은 이제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케아 수입대행, 배송대행 등의 폭리를 피할 수 있는 찬스!) 소비자들이 어느 기업의 손을 더 높이 들어줄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글 : NoPD
출처 : http://goo.gl/U6T2C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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