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27) – 인터넷의 정의가 바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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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많은 열린 마음의 선지자들에 의해 발전된 인터넷은 사실 그 정의조차도 모호하게 이용되고 있었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TCP/IP 프로토콜을 이용한 네트워크를 모두 인터넷으로 칭하였지만, 기본적으로 ARPANET과의 관계가 있었기에 소유와 운영, 관리 등에 있어 혼선이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 기관들이 이용을 하면서 뭔가 제대로 인터넷을 정의하고, 단순한 국가에서 이용하는 학술적인 연구 네트워크 이상의 가치와 철학을 가지기 시작한 이 네트워크에 대한 운영과 관리를 보다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결국 1995년 인터넷은 새로운 정의를 가지게 된다.

ARPANET과 MILNET의 분리
다시 역사를 뒤돌아보자. 어찌보면 인터넷의 전신인 ARPANET의 미국과 소련의 냉전의 산물이다. 소련의 스푸트니크 인공위성 발사에 자극받은 미국이 만든 ARPA의 설립과 이들이 2차 세계대전 때의 효과적인 대학과 연구소, 그리고 군의 성공적이었던 네트워크의 위용을 전시가 아닌 평시에도 구축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가 바로 ARPANET이다. 그러나, TCP/IP를 만든 연구자들의 개방적인 성향과 수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이 인터넷의 엄청난 효용성을 알게 된 이상, 처음의 의도와 같이 그냥 군사적인 목적의 학술 네트워크로 유지될 수 있을 수가 없었다.
제일 먼저 1983년 ARPANET을 일반인들을 위한 ARPANET과 군사용의 MILNET으로 분리하여, 이 연구의 성과가 민간에서 활용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고, 1986년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NSFNET이 가세하면서 전체적인 인터넷의 근간을 이루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메일과 팀-버너스 리가 발표한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 WWW)이 폭발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뭔가 명확하게 변화된 위상이 인터넷에게 필요하게 되었다.
새로운 인터넷의 정의 

1995년 10월 24일, 미국 연방네트워킹위원회(Federal Networking Council, FNC)는 만장일치로 인터넷(internet)이라는 용어에 대한 정의를 통과시켰다.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인터넷(Internet)”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 글로벌 정보 시스템을 일컫는다.

  1. 인터넷 프로토콜(Internet Protocol, IP) 또는 IP의 확장이나 후속 프로토콜에 기반을 둔 글로벌하게 유일한 주소공간에 의해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2. TCP/IP 프로토콜 또는 이의 확장이나 후속 프로토콜, 그리고 다른 IP와 호환되는 프로토콜을 이용한 통신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3. 위에 언급한 인프라구조나 통신 계층 위의 공공 또는 사적으로 고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사용, 접근이 가능하다.

이로써 인터넷은 그 모습을 드러낸지 20년 만에 중대한 전환기를 맞게 된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컴퓨팅 환경은 중대형 컴퓨터를 시간을 나누어 활용하였기에 그런 환경에 맞추어 학술적인 네트워크를 잘 이용한다는 취지에서 인터넷이 발전하였지만, 80년대 이후 개인용 컴퓨터가 급속히 보급되면서 클라이언트-서버나 P2P(peer-to-peer, 컴퓨터간 동등한 수준의 연결) 네트워크 기술이 발달하고, 새로운 통신 네트워크 기술로 ATM이나 프레임 스위치 서비스 등이 나타나면서 초창기의 인터넷과는 그 용도가 달라지고 있었다.

초창기 인터넷은 주로 파일을 공유하고, 원격지에서 컴퓨터에 로그인을 하며, 막강한 중대형 컴퓨터의 자원을 어떻게 적절하게 공유하고 협업을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90년 대 이후에는 이메일의 활용과, 혜성같이 등장한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 WWW) 등을 이용하는 것이 인터넷의 주된 용도가 되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이 이제는 소수의 연구자들이 이용하던 네트워크가 아니라, 매년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지는 상업적인 산업의 영역에 들어서기 시작했고, 전화와 TV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와는 완전히 다른 컴퓨터 중심의 통신 네트워크 시대를 여는 가장 중요한 인프라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음 회에 계속 …)

글 :  하이컨셉
출처 : http://goo.gl/7OOxq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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