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에서도 ‘엑셀러레이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죠? 엑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소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가 멘토링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전수해서 스타트업의 성공을 돕는 것을 의미합니다.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은 보통 10~12주 정도 진행되며 마지막에 벤처캐피털 관계자가 보는 가운데 데모데이를 통해 후속 투자를 유치하기도 합니다.
엑셀러레이터의 원조는 폴 그레이엄이 만든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인데 2005년 여름에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지금까지 5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투자한 바 있습니다. 와이컴비네이터가 투자한 기업 중에 우리가 알만한 곳은 호텔 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에어비엔비(Airbnb), 클라우드 서비스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드롭박스(Dropbox), 소셜 댓글의 창시자인 디스커스(Disqus), 온라인 문서 공유 서비스인 스크라이브드(Scribd) 등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1년 전인 작년 5월에 폴 그레이엄은 와이컴비네이터가 투자/육성한 511개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 총합이 115억 달러(약 11조5천억원)에 달하며, 이 중 37개의 기업의 경우 매각 또는 가치 평가를 했을 때 한 기업당 평균 4천만달러(약 4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말 어마무시한 성적표입니다.
와이컴비네이터의 대성공에 힘입어 테크 전문 엑셀러레이터가 대거 등장했습니다. 500스타트업, 테크스타 등이 엑셀러레이터 대열에 합류했고, 디즈니, IBM, 오렌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들이 자신들의 사업영역과 관련된 전문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그 동안 와이컴비네이터는 폐쇄적(?)으로 운영해 왔는데,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즉, 미국에 있는 스타트업도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실리콘밸리로 이동을 해야 했는데, 작년부터는 해외 스타트업도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바 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중에는 미미박스가 올해 참여해서 2014년 겨울 시즌 톱 3 스타트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와이컴비네이터는 그 동안 해외 진출에는 약간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는데, 경쟁사라 할 수 있는 테크스타나 500 스타트업 등이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입니다. 500 스타트업의 경우 국내에도 진출하기도 했죠.
와이컴비네이터도 해외 진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와이컴비네이터는 블로그를 통해 하루짜리 네트워킹 이벤트인 스타트업 스쿨(Startup School)을 전 세계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타트업 스쿨은 공짜로 제공되며 와이컴비네이터가 투자한 창업팀과 유명인사 등이 나와서 스타트업 운영에 필요한 실천적인 조언을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를 벗어나서 오는 6월에 뉴욕과 런던을 시작으로 글로벌하게 개최될 전망입니다.
국내에도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 정부 관계자들의 경우 세계 1등 엑셀러레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의 국내 진출을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와이컴비네이터의 하루 짜리 네트워킹 행사가 글로벌 진출을 한다고 하니 정식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의 해외 진출도 머지 않았을까요? 일단 스타트업 스쿨 서울 행사가 먼저일 것 같은데 언제 개최될까요? 국내 엑셀러레이터와의 물밑 접촉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버섯돌이(mushman@venturesquar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