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뉴스토마토의 최용식 기자님의 동의를 얻어 편집 후 벤처스퀘어에 발행된 글입니다. 전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
7. 기자와의 관계는?
“가장 궁금한 것, 기자와 어떤 관계를 가져야 돼?”
“역시 쿨한 질문 좋습니다. ㅋㅋ 흔히 기자들은 취재와 관한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을 취재원이라고 해요“
“사실상 만나는 모든 사람이 취재원인 셈이죠. 만약 직업병이 심해지면 가족도 취재원으로 보입니다. ㅠㅠ“
“흠.. 그런데?”
“사실상 기자와 기자를 만나는 자,
둘 다 의도가 있어요“
“기자는 당연히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죠.
기자를 만나는 자는
언론플레이를 하기 위함이죠.
이게 기본적인 관계에요”
“흠.. 결국 업무적 관계라는 거네”
“그렇습니다. 다만 기자는 의도가 거의 단순한데 취재원 의도는 복잡하죠“
“예를 들면?”
“사실 언론플레이만 하더라도 종류가 다양하죠. 자기 홍보부터 여론조정, 경쟁사 비방 등 말이죠“
“또 한편으로는 취재원 역시 기자의 정보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만나기도 하죠“
“마지막으로 유대감도 중요한 요소에요. 사실 기자들이 알고보면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사람들이에요. 즉 낮은 복리후생과 연봉에도 불구하고 가치관에 따라 공익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이 다들 깔려있어요. 여기서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하죠“
“실제 많은 특종이 정의로운 기자와 취재원의 협업으로 나오곤 했죠”
“우리 관계가 그렇자나요. 어느덧 인터뷰로 만났는데 마음이 맞아 흉금을 터놓게 되는.. 다른 기자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주변에서는 기자를 ‘불가근 불가원’이라는데 뭔 뜻이야?“
“왜냐면 기자는 다른 한편으로 독한 사람들이에요. 특종에 늘 목을 메기 때문에 너무 깊은 관계를 유지했다가는 뒤통수 맞을 일이 생길 수 있어요”
“예컨대 민감한 이야기를 믿고 털어놓았는데 그대로 기사화한다거나“
“맞아요. 그래서 많은 기자들이 취재원과의 신뢰관계를 유지하고자 해요. 다만 관계는 틀어질 수 있지만 공익상 혹은 이해관계상 필요하다 싶으면 지르는 거죠“
“최 기자는 안 그럴 거지?”
“뒤통수도 급이 되는 사람에게
치는 거에요. ㅋㅋ”
“고급정보 좀 내놓고
그런 이야기를 하세요 ㅋㅋ“
8. 인터뷰 시 정보오픈은 얼마나?
“또 하나 고민인 게 언론을 만나면 정보를 오픈해야 하는데 이게 자칫 보안에 걸릴 수가 있어. 사실 우리와 유사한 서비스가 몇 개 있거든. 유출될까 걱정스러운 거지“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저는 가능한 오픈하라 말하고 싶어요. 대외비로서 회사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게 아니라면 말이죠“
“많은 회사들이 고민하는 문제에요. 일부는 지나치게 겁을 먹고 폐쇄적인 정책을 유지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따지자면 직원들 점심 먹이면 안되고 퇴근시키면 안되고 SNS 냅두면 안되요.
어차피 나갈 것은 다 나가요. 그게 불가능하다면 우리가 먹고 살 수 가 없죠“
“평소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언론과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노이즈가 발생해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합니다. 당당해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9. 기사수정은 어떻게?
“사실 기사란 게 기자조차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공과 같아요“
“내 뜻대로 기사가 나가지 않을 가능성도 많다는 것이죠”
“왜냐면 취재원이 모르게 발언을 실수할 수도 있고 같은 문장을 두고 해석 및 편집이 다르게 적용될 수도 있어요. 또 기자가 펙트가 아닌 것을 기사화할 수도 있죠“
“그러면 어떻게 해야 돼?”
“해당 기자에게 연락을 해서 오류를 수정해야겠죠. 다만 해석 및 편집의 차이나 발언실수 같은 경우는 무작정 고쳐달라고
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요“
“취재원 뜻대로 기사를 써준다면 공정성과 객관성, 논조, 자기신념을 훼손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사실 모든 인터뷰가 마찬가지에요.
힐링캠프나 라디오스타 같은 예능조차
결국 편집은 편집자가 하는 거니까요“
(신곡 좀 홍보하려고 나왔는데..
왠 연애돌 드립 ㅠㅠ)
“가능한 예의를 갖춰 수정을 요청하고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은
넘어가는 관용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자가 마케터는 아니자나요.
어느 정도 언론인을
존중하는 태도는 필요합니다“
“흠”
“개인적인 경험으로 펙트문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4 페이지에 이르는 수정요청문을 받아본 적이 있어요. 혈액이 역류하는 줄 알았죠. ㅠㅠ“
10. 기자간담회는 하는 게 맞을까?
“보통 언론기사 보면
기자간담회를 하는 경우도 있자나.
어때? 하는 게 좋을까?“
“음.. 비용이랑 효과를 따져야죠.
상황마다 다 다른데요.
만약 점심시간에 잡고
근사한 곳에서 한다면
최소 수백만원 깨집니다“
“대신 장점은 여러 매체에서 원하는 기사가 한번에 나갈 수도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는 비추에요. 어느 정도 회사가 매출을 냈으면 모를까“
“대표이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PT 잘 하면 되고, 질의응답 잘 받으면 되고, 테이블 돌아다니면서 명함 건내며 기자들과 인사하는 정도?“
11. 돈 달라는 경우가 있을까?
“하나 걱정스러운 게 있는데 기사화를 하려면 돈이 들어?“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가능한 솔직하게 이야기할게요. 보도자료를 기사화하는 데 만약 에이전시를 활용한다면 돈이 드는 경우도 있어요”
“1건당 얼마씩 해서.. 이들도 작업을 쳐야 하니까 그렇고 언론사에서도 돈 받고 기사를 처리하기도 해요“
“하지만 지금까지 말한 대로 한다면 원칙적인 취재협조일 뿐이니 돈이 들지 않아요“
“사업하는 내 친구는 인터뷰를 했더니
돈을 달라고 해서 당황스러웠대”
“흠.. 협찬기사라는 개념이 있어요. 취재지원비를 명목으로 돈을 받고, 광고주가 원하는 기사를 써주는 것이죠.
“언론사의 가장 큰 수익모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기업, 중견기업은 언론과의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광고효과와 별개로 주기적으로 집행하곤 하죠“
“매체력에 따라 다르죠. 건당 수십에서 수천에 이릅니다“
“솔직하다. 근데 대박 비싸네 ㅋㅋ”
“사정이 어려운 언론사는 출입처에 반협박조로 협찬기사를 요구하기도 하는데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게 그러진 않아요”
“근데 요즘 워낙 불경기다 보니 그런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정중하게 거절해야죠. 언론도 대충 누울 자리를 보고 눕기 때문에 돈 없는 스타트업에게 집착하진 않아요“
12. 메이저 언론과 마이너 언론
“근데 언론이 많자나. 메이저도 있고, 마이너도 있는데 어디를 챙겨야 돼? 얼핏 보면 메이저인 것 같은데..“
“음.. 저도 작은 매체에 있지만 아무래도 메이저에 기사가 나는 게 좋죠. 가능하면 조중동, 매경, 한경, 전자신문 등등 사람들이 많이들 보고 공신력이 있으니까요.
확실히 Massive한 효과가 있죠“
“다만 큰 언론사는 기자수가 많고, 사회적 이슈를 주로 다뤄야 하다보니 스타트업에게 돌아갈 지면이 많지 않아요“
“반면 인터넷매체는 기사화 여부에서 훨씬 자유롭죠. 그리고 전통신문과 방송 영향력이 나날이 줄어드는 가운데 매체력보다는 기자 브랜드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왔는데요“
“장단점을 파악해가면서 응대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가능한 두루두루 만나는 게 좋다는 것이에요. 특정 매체에 지나친 애정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아요.
기자들은 엄청난 경쟁상황에 있어 자칫 소외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13. 나쁜 기자 응대법
“근데 이쁜 구석이 없지만 최 기자 정도만 되도 만날 만한데.. 이상한 기자도 많대매“
“예. 어디가나 또라이는 있기 마련인데요. 흔히 업계에서는 ‘구악질하는 기자’라 하죠. ㅎㅎ 선물이나 접대를 바라거나 성격이 괴팍한..뭔가 맘에 안들면 기사로 감정을 배출하는”
“대신 적으로 돌리는 것은 비추에요. 반드시 보복을 할 것이기 때문에..그냥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Fade out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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