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마켓에 대한 스타트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30억원의 투자를 받은 영향일까? 기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헬로마켓은 투자 말고도 관심을 받을 만한 요소들이 충분하다. 그러는 의미에서 기자는 헬로마켓의 공동창립자인 한상협님을 만나보기로 했다.
헬로마켓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옥션, 지마켓등의 B2C(업체가 개인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 업체가 아닌 소비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중고품을 팔 수 있는 C2C (Consumer to Consumer)플랫폼이다. 사실 온라인 중고 거래는 기자가 중학생일 무렵부터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심지어 기자가 알고 있는 그 중고OO라는 온라인 카페가 아직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헬로마켓을 창업하게 된 계기를 묻고싶었다.
“사실 창업을 할 생각은 없었어요. 저와 공동창업자들은 각자 커리어가 단단해져 가고 있었거든요. 저는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무려!)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있었고, 나머지 두명은 컨설팅과 법률쪽에 종사하고 있었어요.” 한상협님은 미국에 오랫동안 거주하던 중 한국에 우연히 오게 되었는데, 나머지 파운더들이 한국어를 알려주며 자연스레 친해지게 되었고 창업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개인간의 거래에 주목했다. “창업을 준비하던 시기는 뭐랄까요, 경제상황이 아주 불안정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경제 상황의 여파에 휩쓸리지 않을 아이템이요.” 그래서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개인간의 중고거래라고 했다. 수긍이 간다. 경제가 안좋아질 수록 중고 거래의 수는 증가하기 마련이며, 경제 상황이 좋아도 거래는 언제나 있다.
아이템을 선정했으니, 그들은 머리를 모아 6개월동안 시장 분석 및 경영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성협님이 말했다. “제가 한 행동중에 가장 후회하는 일이에요”. 한상협님은 스타트업에게 있어 시장분석 또한 중요하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저가 편한 서비스를 만드려면, 출시하고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끊임없이 반영해야 해요. 헬로마켓도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구요. 저희는 유저가 가장 편한 중고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어요.”
헬로마켓의 가치관은 ‘유저가 가장 편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그 단적인 예로, 헬로마켓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물건을 파는건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봐요. 자신이 아끼던 물건이나 손때가 묻은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거니까요. 단순한 거래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 돈이 걸림돌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멋있다. 사실 개인간 거래는 따뜻한 정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
이뿐만 아니다. 헬로마켓에는 그 흔한 광고가 없다. “헬로마켓은 순수하게 개인과 개인이 거래하는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사이드에 광고가 있으면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들 또한 광고를 하고 싶다는 심리를 가지게 될 것 같아요. 물론 개인간 거래도 돈을 벌기 위함이지만 기업이 매출을 위해 광고를 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지요.” 또한, 다른 판매처에서 볼 수 있는 ‘제목꾸미기’ 기능이 없다. “제목을 네온사인처럼 반짝반짝하게 하면 유저의 시선이 그 곳에만 갈거에요. 그리고 경쟁심리가 생기겠죠. 내가 쓴 글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는 심리요. 그러면 분명 특정 유저가 튀는 현상이 생길겁니다. 저희는 제품의 품질과 신뢰, 그리고 누구나 평등한 거래가 기본이 되는 거래 장터를 만들고 싶어요.”
그렇다면 수익은 어떻게 내는 것일까? 레진코믹스의 기사에 쓴 것처럼, 헬로마켓은 “무료는 편하게, 유료는 더 편하게” 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소액의 돈을 결제하면 물건을 판매할 때 더욱 쉽게 거래할 수 있고, 택배 서비스등을 제공한다. 거래를 함에 있어 시작부터 끝까지 편하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헬로마켓은 다른 장터와 비교했을 때 커뮤니티의 유대감이 크다. 그리고 커뮤니티에 속해있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 헬로마켓의 유저들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현상은 헬로마켓이 의도한 것이 아니다. “커뮤니티를 만든 이유는 유저분들께서 물건만 포스팅하시다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아예 커뮤니티 페이지를 만들기로 했죠.” 커뮤니티는 기대이상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하며 거래에 대한 후기와 간간히 있는 악성 판매자들의 정보 공유 등 내부적 정화도 자체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사실 유저분들 중에 커뮤니티를 안하시는 분이 하시는 분들보다 훨씬 많아요. 그분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에요. 열심히 활동 하지 않아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 예정입니다.”
이와 같이 유저를 위한 서비스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중고라 하면 뭔가 깨끗하지 않고 찝찝하다는 느낌을 받는것 같아요. 사실 외국같은 경우 중고거래가 아주 흔해요. 미국같은 경우 차고에서 개인간 거래도 하는걸요. 저희는 유저가 편하면, 중고거래에 대한 인식이 바뀔거라고 믿어요.”
집지 않고서는 넘어갈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바로 중고거래의 약점인 신용문제나 사기다. “사실 이 문제는 헬로마켓의 가장 큰 과제에요. 그래서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헬로마켓은 크게 2가지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선 유저에게 후기 작성을 포함한 자발적인 힘을 주는 것이다. 안전결제 또한 도입했다. “저희는 최대한 유저에게 간섭받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해요. 개인간 거래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판매자가 되며 느끼는 액티브한 느낌이거든요. 논란이 있을 경우, 뒤에서 조용히, 하지만 적극적으로 처리하는 편이에요. 구입자가 물품을 제시간에 받지 못한다면 직접 판매자에게 연락을 취하고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게 도와드리고 있어요.”
최근 투자받은 금액을 어떤 방식으로 쓸 것인지를 물어보았다. “지금 헬로마켓에서 주로 거래되는 것은 소비재입니다. 하지만 헬로마켓이 단순한 소비재의 거래처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아요. 그 예로, 유저들이 기타 카테고리에 집을 렌트하는 것이나, 재능 교환을 포스팅하기 시작했어요. 수요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렌트 카테고리와 재능 교환, 티켓 등 다양한 마켓을 만들었죠. 투자받은 금액으로 신설된 카테고리를 지원할 생각입니다.” 또한 이번 투자로 일본 진출의 활성화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중고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국가 중 하나에요. 작년에 이미 진출했는데, 그동안 한국 유저들에게 집중했던 것 만큼 일본 시장에도 신경을 쓰고 싶어요.”
헬로마켓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헬로마켓의 오프라인 마켓도 기획중이라고 했다. “유저들이 직접 모여 물건을 파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헬로마켓의 특색을 살리는 방식으로 프리마켓과 연계해 오프라인 장터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실제로 6월 1일과 8일에 프리마켓이 열릴 예정이다. 하나하나 소중한 기억들이 있는 물건들을 직접 팔고 싶고 사고 싶다면, 참여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유럽, 아시아, 미주를 어우르는 ‘자유로운’ 중고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헬로마켓의 목표다. 모든 사람이 프로슈머가 되는 가까운 미래에 헬로마켓이 미칠 영향을 기대해본다.
글 : Jay (mj@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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