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에서는 IT는 엑세서리?
스티브잡스가 스마트폰으로 승승 장구하고 태블릿과 TV를 내놓던 시절, 애플의 다음 스마트기기는 무엇일까? 하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 누군가는 자동차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죠. 최근은 IoT이야기가 나오면서 자동차도 IoT의 Thing중 하나 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은 독립적인 매우 큰 산업으로 해당 산업계에서는 IT기술에 대한 시선은 자동차 네비게이션이나 임베디드된 ECU를 통제하는 전자 기술 정도로만 생각되어지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해당산업에서는 자동차는 엔진에서 기름을 태워 간지나게 달리는 빨간 스포츠카가 플래그 쉽인 셈이죠.
거기에 투입된 IT기술이라고는 좀더 스마트하게 장치를 제어하여 연료를 아끼고, 효율적인 주행을 하는 주행성능을 올리기 위한 기술이나, 멋들어진 계기판과 네비게이션은 그 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그정도의 인식이기에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최고의 우선 순위는 차의 외관과 성능, 실내 인테리어 이지 거기에 접목되어있는 IT기술에는 눈을 돌리지 않습니다. 그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휴대폰산업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나?
그에 반해 요즘의 스마트폰을 보고 사람들은 누구나 스마트폰은 IT기술의 총아이고, SW기업들이 그 판에서 큰 돈을 벌고, 사용자의 접점에는 소프트웨어 들이 모두 위치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가장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들은 문자나 통화 같은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이 아니라 카카오톡이나 네이버같은 소프트웨어 서비스 회사가 제공하는 어떤 기능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이제 스마트폰을 사는 이유는 그러한 소프트웨어를 잘 쓰기 위해 구매를 하는 것인 상황에 까지 왔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도 스마트폰을 두고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 기기라는데 반문하지 않을 것입니다. (통신사에서 인터넷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니냐? 라고 반문 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으나 브라우져는 통신사에서 제작한 것이 아니며, 실제로 인터넷기술은 ip는 근간이며,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것이 아닌 각 웹사이트 회사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입니다. 인터넷은 그 자체로 통신기술 위에 소프트웨어가 구동하는 서비스입니다.)
휴대폰 산업에서 일어난 일이 자동차에서도 일어난다면?
저는 자동차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자동차는 주행성능을 보고 안전성이나 승차감을 보고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게 될거라고 예측합니다. 자동차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이게 무슨 소리냐? 라고 말씀하실지 모르겠으나, 몇가지 기술 흐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미국 네바다 주에서는 사람이 타지 않은 자동차가 돌아다닙니다. 구글에서 만든 자동차죠. 기술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원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집안에서 돌아다니는 무선 청소 로봇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스스로 주변을 판단하고 스스로 주행을 하는 것이죠. 우리는 이 자동차를 무인 자동차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관점에서 이 기술을 불러보고 싶습니다. 무인자동차가 아니라, 무운전자 자동차입니다.
무인 자동차의 진짜 의미는 운전이 사라진 시대의 도래
무운전자 자동차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다시 IT얘기로 잠깐 돌아오죠. PC를 좀 다룬다는 분들은 윈도우즈 설치를 해보셨을 겁니다. 이것을 설치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만을 기준으로 컴퓨터를 아주 잘한다와 그냥 컴퓨터를 쓰네 정도로 나뉘어집니다. 그러나 더 오래전, DOS시절에는 사용자가 메모리관리 까지 직접해야해서 컴퓨터를 다룬다는 것은 어려운 기술들을 많이 알아야 하는 시대였었죠.
사실 자동차에도 비슷한 일이 이미 일어났었습니다. 자동변속기가 등장하면서 여성들도 손쉽게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죠. 그것은 딱 윈도우즈 시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오늘날 모바일기기나 노트북들은 OS설치를 사용자가 하지 않고 깔려서 나오며, 복구메뉴만 누르면 알아서 착착착 해줍니다. 이제는 OS가 무슨 기술이 쓰였는지는 사용자는 아무 관심 없으며 OS는 그저 브랜드 정도로만 느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OS의 설치라는 행위가 사라진 것은 매우 많은 것을 변화시켰습니다. 훨씬 어린 아이들과 훨씬 나이드신 분들도 다른 기술 고민 없이 쉽게 멋진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무운전자 자동차 시대에는 같은일이 벌어집니다. 더 이상 사람들은 운전을 할 필요가 없으며, 운전을 배울 필요도 없습니다. 운전이 사라지는 시대가 옵니다.
운전을 위해 존재하던 자동차는 그 시대에서는 어떻게 변화할까?
그러나 이동은 해야 하므로 자동차는 여전히 존재할겁니다. 그런 변화된 상황에서 사람들은 주행성능을 중요하게 여길까요? 갤럭시 S3이후 스마트폰은 상향 평준화되어 CPU성능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습니다. 사실 자동차도 이미 그런 상황에 있긴 합니다. 시속 250km로 달리는 자동차가 필요한 사람은 이미 없으니까요. 중요한것은 어쩔수 없이 운전은 해야 하는데, 그 어쩔 수 없는 운전을 조금 더 편하게 해주는 것이 자동차의 모든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운전자가 사라져버리는 자동차는 당연히 자동차 업계는 멘붕 상태가 되겠죠. 그 시대에는 자동차운전은 레이서들만 하는 그런 특수한 기술이 될 것입니다.
어디 놀러가게되면 2,3시간 정도를 운전하면서 옆에서 아내가 귤을 까주는 것이 저의 생활이었지만, 무운전자 자동차에 앉은 저희는 같이 영화를 보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나쁜경우에는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자동차의 컨셉은 운전이 아니라, 그냥 움직이는 공간으로 바뀌는것이죠. 이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물론 자동차들끼리 통신을 해서 효율적인 구간을 찾아 효율적으로 달리는 것도 별도로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자동차가 무인화된다면 오히려 훨씬 안전한 사회가 됩니다. 거의 모든 교통사고는 어느 누군가의 과실에서 일어나거든요. 잘못된 기술이나 소프트웨어의 사소한 버그로 인하여 물론 더 대형 참사가 일어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훨씬 더 고도로 복잡한 시스템에 대한 설계의 경험도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것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하고 있으며(물론 한국 이야기는 아닙니다. ㅡoㅡ 젠장) 우리는 점점 더 안전한 소프트웨어 구현에 몰두할 것입니다.
그리고 운전하는 노동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냥 편안한 공간, 재밌는 공간을 원하도록 바뀐다는 의미입니다. 더군다나 전기 자동차의 기술은 복잡한 내연기관들을 싸그리 없애버림으로서 넓은 공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조용하고(물론 지금의 배터리 가득 전기차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동안 안전장치에 몰두해오던 자동차는 안전의 확신이 생김에 따라 과도했던 안전장치들은 줄어들며 다시 공간의 확보로 이어질겁니다. 자. 그러면 이제 그러한 움직이는 방에 앉아있는 사용자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제공할지에 대하여서는 결국은 다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나 스마트 서비스들로 바톤이 넘어갈겁니다.
자동차용 앱세서리가 등장하고, 자동차 실내 인테리어 업체들이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안전하고 빠른 주행은 기본 기능이 되었지만, 더 이상 주행에 신경 안써도 되는 자동차, 어디서 많이 들어본 시나리오 아닌가요? 안정적인 통화는 기본 기능이 되었지만 더 이상 통화에 신경 안써도 되는 휴대폰. 바로 그것 이야기입니다. 스티브잡스가 살아 있었다면, 그는 그 기계를 더 이상 자동차라고 불리기를 거부 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카가 아닌 iMovingHall 로 불렀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지금은 구글과 테슬라가 준비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스마트자동차. 그것이 의미하는 바입니다. 자 그 미래에 현재 내연기관과 운전자 위주로 되어있는 세상,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먼 미래같지만, 향후 10년이내에 프로토타입이, 20년이내에 도래할 세상입니다.
글 : 숲속얘기[양병석]
원문 : http://fstory97.blog.me/220008737135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