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터뷰는 추상연 스튜디오와 벤처스퀘어, 그리고 스트라입스가 공동 기획한 시리즈입니다. 스타트업계에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의미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취지도 있었지만 이들 리더가 전문 포토그래퍼의 사진을 통해 좀더 센스 있고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로 비쳐지길 원했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스타트업계를 이끌어 가는 리더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이 인터뷰 시리즈에 포함되길 바라는 리더가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팀 editor@venturesquare.net 으로 추천해주시기 바랍니다.
날씨는 화창했다.
그는 늘 그랬듯이 “화장한다고 예뻐지겠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분장이 마무리되고 광화문에 위치한 최근 오픈한 창업 공간 드림엔터에 마주 앉았다. 그는 벤처기업협회 회장이자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이다. 하지만 전혀 위엄이 느껴지진 않는다. 언뜻 보이는 날카로움과 단호함을 감추는 활짝 웃는 미소와 털털하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 입담이 있기 때문이리라.
“사실 난 실패란 걸 해본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운이 좋았지요”
1983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해서 엔진과 시험장비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어렸을 때 천재 소리 좀 듣고 자랐고 서울대 공대를 나왔다. 아쉬울 게 있을 턱이 없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불만이 가득했다. 6년 동안의 대기업 경험은 대기업이 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없게 만드는 곳인지 깨닫게 하는 기간이었다. 연이은 이직 역시 별로 그에게 큰 감흥이 없었다.
1991년 은행에서 3000만원을 꿔서 ‘코리아레디시스템’이란 소프트웨어 업체를 설립한 뒤 2년 뒤 ‘다산기연’이라는 현재의 다산네트웍스의 모체를 설립했다. 당시 전재산이 전세값 2,000만원이었으니 밤에 잠이 올 리 없었다. 그러나 그럭저럭 회사는 굴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위기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1997년 IMF 때 망할 뻔 했지요. 환율 폭등으로 대금을 갚을 길이 없었어요. 이듬 해 12명의 엔지니어 직원들과 1년 동안 미국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그 대금을 갚았어요”
전화위복, 불행중 다행이랄까. 이 과정에서 미국에서 인터넷의 가능성을 보았고 본격적인 인터넷 장비 사업을 구상하게 된다. 이후는 잘 알려진 성공스토리다. 소형 라우터를 개발했고 2000년 코스닥 상장 후 현재 시가 총액 1163억원에 이르는 중견 기업이 된 다산네트웍스의 핵심 사업이 된다.
성공했다. 지금은 장관급 공직도 맡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정말 이 삶이 그가 원하던 그 삶이었을까?
“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성향인데다 승부사 기질을 갖고 있지요. 사업가로서도 그렇고 벤처기업협회 회장으로서도, 청년위원장으로서도 착한 재벌, 멘토, 엔젤 투자자가 되고 싶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 보탬이 되고 있어요. 원하는 일을 하니 당연히 만족하는 거죠.”
‘착한 재벌’이라… 묘한 아이러니가 느껴진다. 자수성가한 사람들 특유의 자신만만함 속에 그가 가진 사회와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무언가를 나눠주어야 한다는 강박증도 엿보인다.
착한 재벌이 되고 싶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원하는 ‘돈 있는 기업이 해주었으면 하는 역할’의 모범사례다. 먼저 사내 창업제도를 통해 ‘파이어넷’과 같은 직원 창업을 도와주고 있고 핸디소프트, 디엠씨, DYTS 등 외부 기업 M&A도 적극적이다. 선도벤처연계지원사업(http://goo.gl/uJqrx7)을 통해 2011년부터 매년 2명 이상의 창업자와 연계해 창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자신감인지 대기업의 소극적인 투자에 대해 일갈한다. “벤처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벤처 M&A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하지만 ‘도로 대기업’에 대한 의존이냐는 의문에는 “공정한 거래 관행이 문제이지 대기업이 소기업을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선을 긋는다.
청년위원회 위원장인 그에게 ‘청년위에서 그동안 뭐 했느냐’며 당돌하게 묻자 그는 당연한듯 “청년 일자리 문제는 경제성장 둔화, 교육 미스매치 등의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겠다는 건 아닐테니 가급적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경청하기 위해 1만 7천km를 달려 현장에서 1만 3천 명, 온라인에서 31만 5천 명의 의견을 들었으며 작년 말 ‘청년 맞춤형 일자리 대책’ 등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더 이상의 설명은 청년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young.go.kr/)에서 많이 소개되고 있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그럼 그의 주위 사람에게도 창업을 권할까? 그 자신과 자식은 안전한 공간에 있으면서 청년들만 절박한 창업으로 내모는 우리나라의 표리부동한 사람들과 남 위원장은 과연 다를까.
“취업과 창업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렵죠. 하지만 자신만의 꿈, 목표를 갖고 인생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며 살도록 자녀들에게 조언하고 있어요. 자신이 원한다면 창업을 적극 도와줄겁니다. 실패하더라도 창업의 경험은 인생의 큰 자산이거든요”
창업의 경험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인생의 큰 자산
하지만 여전히 청년에게 창업하라고 등 떠미는 분위기를 나쁘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는 대뜸 통계를 들이댄다.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우리나라 벤처기업이 416개로 이들이 2012년 기준 14만 6천명의 일자리를 창출했어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요. 그 기간 동안 대기업은 채용을 유지하거나 소폭 늘리는 데 그쳤어요. 단순히 취업난 해소를 위해 청년창업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창업 DNA를 보유한 청년들의 진로 중 하나로 창업을 장려하는 것이죠. 우리가 할 일은 등떠미는 것이 아니라 창업을 결심한 청년들을 돕는 겁니다.”
반관반민(半官半民)의 자리. 상상만 해도 머리 아프다. 그 처럼 추진력 있고 결단성 있는 민간 기업가가 공무원들과 일하는 것이 쉬울 리 없을 것이다. 당연히 어려울까? 남 위원장은 청년위 출범 10개월 여가 지나고 있는 지금은 정부부처 관계자들과 일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는 말로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 에둘러 표현한다. 그의 머릿 속에는 여전히 “청년위는 청년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명확한 조직 목표만 생각하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햇살이 따스했던 그날 나는 62년생 청년을 만났다.
[스트라입스 코디 포커스]남민우위원장님은 청년위원회, 벤처기업협회 등 대외적인 활동이 많으신데, 타이를 거의 안하신다고 하셔서 최대한 활동적이면서도 타이없이도 갖춰입은 것 같은 느낌의 셔츠를 추천해드렸다. 스트라입스의 프리미엄 다크블루런던스트라이프 셔츠는 촘촘한 조직감과 또렷한 스트라이프 패턴이 돋보이는 프리미엄라벨의 제품으로써, 셔츠만으로도 충분히 갖춰입은 것 같고, 프로페셔널 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제품이다. 다소 강한 느낌의 패턴이 청년위원장으로써의 젊은 감각과 프로페셔널 함을 돋보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추천드렸다.
인터뷰 동영상은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글 : 그만(mse@venturesquare.net)
사진 : 추상연(추상연 스튜디오)
영상 : 김신
의상 협찬 : 스트라입스
장소협찬 : 드림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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