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로마제국(비잔틴제국)을 아시나요?
고대 로마제국(서로마)은 게르만족에게 밀려 멸망했으나, 콘스탄티누스 1세는 당시 그리스 식민지였던 비잔티온(현재의 이스탄불)에 제2의 로마제국의 수도를 건설합니다.
‘로마’가 멸망한 이후에도 비잔틴은 로마 황제 혈통에 의해 통치되며, 1000년이나 나라를 계속 유지 했습니다.
한 때는 고대 로마제국의 영토를 대부분 수복하기도 하는 등 광대한 제국을 건설하기도 했죠.
오늘 이야기할 ‘싸이메라’를 보면 저는 이 비잔틴 제국이 떠오릅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비잔티온에 새로운 나라를 건설했듯이,사진찍기 앱에서 포토SNS로 진화를 선택한 싸이메라가 과거 ‘싸이월드’의 영광을 모바일 시대에 되살려 또 다시 SNS 왕국을 세울 수 있을까요?
쉽지는 않겠죠.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기존 SNS에 대한 피로감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싸이메라는 의외로 틈새시장을 파고 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싸이메라’는 SK컴즈가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던 지난 2011년, SK컴즈 내부에서 심어진 작은 희망의 씨앗이었습니다.
그 씨앗이 이제 전 세계 1억 다운로드를 목전에 두고, 모바일 사진 SNS로 전환을 마치고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싸이메라는 기존 SK컴즈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시작된 프로젝트였습니다.
SK컴즈가 기획, 디자인, 마케팅 등이 따로 진행되던 기존의 대기업식 사업형태를 버리고, 스타트업 기업처럼 6명의 소셜카메라 태크스포스(TF)를 구성해 탄생한 서비스가 ‘싸이메라’입니다.
글로벌 모바일 이용자들을 모두 품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다는 야심찬 각오로 팀이 만들어졌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소통할 수 있는 ‘사진’이라는 아이템에 주목한 것입니다.
TF 시절부터 싸이메라팀을 이끌어 오던 강민호 부장은 “당시 서비스의 트랜드는 PC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미러링’이 대세였는데, 모바일에 적합한 비즈니스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싸이메라 탄생 배경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강민호 부장님은 “조사를 해보니 ‘사진찍기’는 전화 다음으로 스마트폰에서 자주 사용되는 활동으로, 궁극적으로 사진 SNS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도 덧붙이셨습니다.
하지만 당시 세계 시장에서는 페이스북이 PC에서 모바일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었고, 인스타그램이라는 강력한 서비스도 자리잡고 있었던 시기.
싸이메라가 이들과 유사한 형식의 타임라인 사진공유 SNS였다면, 지금은 서비스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무척X100’ 컸을 것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차선책이 사진찍기 앱이었습니다.
“선발주자들이 사진을 유통하는 데 장점이 있다면, 우리는 사진을 생산하는 데서부터 시작하자고 발상을 전환했죠”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SNS였지만, 우선 예쁜 사진을 찍는 카메라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고….
이렇게 시작된 싸이메라는 예쁜 얼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앱으로 10~20대 여성들에게 입소문이 퍼지며, 특별한 마케팅의 도움 없이 전 세계로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브라질을 필두로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에서 호평을 얻으며 월간 사용자수도(MAU)도 20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2011년 TF시절부터 꿈꿔오던 SNS로의 전환이었죠.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할 때, 인스타그램의 MAU가 2000만 정도였다고 합니다. 만약 싸이메라가 기존 이용자를 모두 SNS화 하는데 성공한다면, SK컴즈의 기업가치도 재평가 받을 수 있겠죠.
아무튼 지난해 SK컴즈의 최대 이슈는 ‘싸이메라’의 SNS 플랫폼 전환 시기였습니다. 지난해 9월 달에 SNS로 전환한다는 기사를 쓰기도 했는데요. ㅜㅜ 본의 아니게 오보를 낸 점 이 자리를 빌어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싸이메라의 SNS 전환이 늦어졌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입니다.
우선 회사가 구조조정을 겪으며 싸이메라팀도 지난해 40명에서 올해 20명으로 줄어 들었습니다. 당연히 회사가 뒤숭숭하니 개발자들도 일할 맛이 안났겠죠.
또 사진찍는 앱으로 ‘싸이메라’를 쓰던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포토SNS로 옮겨가게 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한 고심의 기간이 길어진 탓이죠.
멀쩡하게 사진 잘 찍던 앱이 이상한 기능이 덕지덕지 붙게 되면, 사용자들이 떠나는 것을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 때문에 SK컴즈는 수익성 악화에도 그 흔한 모바일 광고 조차 쉽게 실지 못했죠.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는 없잖아요?
또한 개발 초기부터 이어오던 ‘어떤 SNS’를 만들 것인가?라는 고민이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단순히 타임라인 SNS를 만들어 봤자..SNS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먹혀들 가능성이 적었죠.
고심끝에 결론은…
“사진가지고 가지고 놀게 해주자”
“어차피 우리 카메라는 얼굴사진 찍고 편집하는 재미로 썼잖아”
싸이메라 시즌2 홍보동영상(출처=유튜브)
강민호 부장은 “초기부터 다져온 우리만의 강점을 녹이고, 기존 SNS 타임라인과는 차별화된 소셜기능이 무엇일까 깊이 고민했다”며 “함께 사진을 찍고 즐기며 소통하는 펀(FUN)한 요소를 SNS가 추가된 싸이메라 2.0의 컨셉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런 고심 끝에 지난 7일 출시된 싸이메라 2.0은 기존의 강력한 사진찍기 기능과 편집 UX(사용자환경)는 그대로 두고, 친구들과 사진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싸이메라 2.0의 핵심인 ‘앨범’을 추가했습니다.
친한 친구끼리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사진을 편집하며 놀 수 있는 일종의 커뮤니티형 SNS라고 할 수 있죠. 굳이 설명을 드리며…밴드 같은 페쇄형 SNS인데..사진을 가지고 놀게 해준다? 이런 개념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뭔가 좀 난해하죠? 이 글을 쓰는 저도 ‘저걸 굳이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싸이메라의 주 타겟층인 10대, 20대 여성들은 다른 생각이라는 것이 SK컴즈 측 설명입니다.
기존에 그들은 싸이메라로 찍고 편집한 사진을 기존의 다른 SNS로 공유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개인의 사생활 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 사진, 친구들과 찍은 사진은 소수의 지인들과 공유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어 굳이 다른 폐쇄형 SNS를 찾을 것이 아니라, 싸이메라 자체에서 공유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접근했습니다.
거기다가 다른 SNS에서 찾아보기 힘들 고품질의 편집 기능까지 가미돼 있으니 금상첨화죠.
그럼 이런 싸이메라가 진짜 사진 SNS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요?
지금으로써는 실패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 아마 냉정한 판단일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보다는 브라질 등 전 세계 이용자들이 새로운 놀이문화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오는 6월 애플 iOS 버전이 출시된 이후에는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마케팅을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포토SNS ‘싸이메라 2.0’ 알리기에 나설 계획입니다.
또 SK컴즈는 매 분기별로 이 앨범에서 사진을 꾸밀 수 있는 주요 기능들을 속속 추가해, 사진편집의 재미를 꾸준히 유지할 방침입니다.
강민호 부장은 “올해 내로 전 세계에서 성장 거점이 될 수 있는 주요 국가를 두 곳 이상 확보할 것입니다”며 “연말까지 단순히 카메라로 싸이메라를 쓰는 사용자 말고 SNS로 사용하는 월간 사용자 3000만명을 달성해 스냅챗 이상의 명성을 가지는 SNS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싸이메라의 선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글 : 최준호
출처 : http://goo.gl/P9iQ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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